“차세대 ESS로 유럽 공략 박차”…LG‧삼성, 인터배터리 유럽서 기술력 뽐낸다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5.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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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LFP 초장수 제품 글로벌 첫 선
삼성SDI, 무정전전원장치용 ‘U8A1’ 출격
SK온, 전시 참가 대신 전고체 성과 발표
지난해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모습./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K-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해 차세대 ESS(에너지저장장치) 기술력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반면 SK온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지난 3월 한국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만 참가하고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는 불참을 선언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발표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에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독일 뮌헨의 메세 뮌헨에서 7~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한다.

유럽은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에서 중국(65.9%)에 이어 17.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유럽 ESS 시장은 2024년 19.1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83GWh로 연평균 22.3%의 성장이 예상돼 배터리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유럽산 리튬인산철(LFP)셀이 적용된 ESS 신제품을 글로벌 최초로 공개한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유럽산 리튬인산철(LFP)셀이 적용된 ESS 신제품을 글로벌 최초로 공개한다.

이 제품은 3개의 모듈을 하나의 팩으로 결합한 스택형 구조로,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팩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돼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또 각 모듈 하단에는 열관리를 위해 냉각수가 흐르는 냉각판을 장착해 배터리의 효율과 안전성도 끌어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제품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최신 ESS 전용 LFP 셀 JF2S을 적용한다.

JF2S 셀은 JF1에 비해 약 2.7배 향상된 에너지 용량과 약 1만5000회를 충·방전 할 수 있는 초장수명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JF2S가 상용화되면 ESS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주택용 ESS 제품 JF1R도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다.

 

삼성SDI는 '더 스마터 E 어워드'에서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어워드 위너'로 선정됐다. 삼성SDI 관계자들이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자사 부스에서 어워드 위너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삼성SDI 

◆ 삼성SDI “UPS 설치로 AI데이터센터 면적 33% 감축 가능”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배터리 신제품과 세계 최대 용량 ESS용 배터리 등을 실물 크기로 전시한다.

삼성SDI가 독자 개발한 UPS용 배터리 신제품 ‘U8A1’는 글로벌 업계 최고 수준의 고출력 기술이 적용됐고 정전이 발생하면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U8A1이 탑재된 UPS를 설치할 경우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설치 면적을 약 33%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기술력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차·ESS에 최적화된 자사의 각형 셀은 높은 에너지 밀도와 ‘No TP(열 전파 차단)’ 기술을 통해 안정성과 성능 모두를 갖췄다고 밝혔다.

전시회에서는 46파이 원통형 셀과 전고체 배터리(ASB) 샘플도 함께 공개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ESG 측면에서도 ‘넷 제로 게이트’를 통해 배터리 여권, 원재료 재활용, 탄소발자국 인증 등 지속가능성 성과를 알린다. 삼성SDI는 이차전지 업계 최초로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SK온과 연세대학교의 ‘젤 고분자 전해질 경화 시간과 배터리 수명 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가 담긴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의 논문./이미지=SK온
SK온과 연세대학교의 ‘젤 고분자 전해질 경화 시간과 배터리 수명 간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가 담긴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의 논문./이미지=SK온

◆ SK온, 전시 참가 대신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 발표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번 전시회 참가가 단순 제품 전시를 넘어 유럽 현지 생산 기반, 기술 규제 대응, 친환경 가치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시회가 K-배터리 기업들의 유럽 진출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유럽은 세계 전기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품은 전략적 지역”이라며 “인터배터리 유럽 2025를 통해 한국과 유럽의 배터리 산업 간 전략적 협력과 기술 교류가 더욱 심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K-배터리 빅3 중 한 곳인 SK온은 매년 3월쯤 한국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전시에만 집중하고 있고 인터배터리 유럽에는 수년째 불참해 왔다고 설명했다.

SK온 관계자는 “인터배터리 유럽에는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수년째 불참 중”이라며 “R&D(연구개발) 성과는 몇 개월만에 뚝딱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닌 관계로 SK온은 대체로 연초에 있는 CES와 한국의 인터배터리 행사에 포커스를 맞춰 기술을 준비하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 참가하는 대신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발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SK온은 지난 6일 김동원 한양대 교수팀과 함께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의 수명을 높인 연구 성과가 에너지·화학 분야 국제적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 4월호에 실렸다고 소개했다.

또 연세대 박종혁 교수팀과의 공동연구에서는 젤 고분자 전해질의 열 경화 시간이 배터리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며, 배터리의 장기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SK온은 현재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가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각각 2028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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