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GC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이두설파제-베타)’의 임상 3상 결과가 SCIE급 국제학술지인 ‘제네틱스 인 메디신(Genetics in Medicine)’에 게재됐다고 28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실시된 이번 임상 3상 시험은 기존 치료제를 사용한 경험이 없는 헌터증후군 신규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헌터라제를 1년간 정맥 투여했을 때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상을 통해 헌터라제가 헌터증후군 환자의 운동 능력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고, 소변 내 GAG의 농도와 간, 비장 크기를 현저히 줄이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1차 평가지표인 6분 보행 검사에서 헌터라제를 투약한 환자들은 치료 전보다 평균 62.2m를 더 많이 걸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위약을 투여 받은 그룹의 7.3m보다 8배 이상 높은 수치다. 6분 보행 검사는 환자가 6분 동안 평지에서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하는 검사로, 환자의 기초적인 운동 능력, 심폐 기능, 근육 상태, 전신 건강 등을 한꺼번에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2차 평가지표인 소변 내 GAG 농도와 GAG의 한 종류인 헤파린황산염(HS), 더마탄황산염(DS)의 농도에서도 GAG 농도는 71% 감소했으며, HS와 DS는 각각 89%, 88% 줄어든 결과를 확인했다. 간과 비장의 크기도 각각 27%, 26% 줄어들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상 사례의 대부분은 경증 또는 중등증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는 없었으며, 특히 면역학적 중화항체가 세 차례 이상 연속적으로 검출된 환자의 비율은 19%로 기존 치료제의 62.5% 대비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헌터라제가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를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헌터증후군은 체내에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을 분해하는 효소인 이두로네이트-2-설파타제(IDS)가 없거나 부족해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X염색체에 의해 유전되는데 보통 남아 10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GAG가 몸 속에 쌓이면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간과 비장이 확대되는 등 다양한 전신증상을 일으킨다. 중증 환자의 경우 성인이 되기 전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GC녹십자의 헌터라제와 다케다제약의 ‘엘라프라제’(국내 판권 사노피)가 있다.
이번 논문의 제1 저자인 손영배 아주대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 3상 시험”이라며 “대사 개선뿐 아니라 주요 장기 체적 정상화와 운동 능력 회복 측면에서도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정재욱 GC녹십자 R&D 부문장은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한 헌터라제가 헌터증후군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