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희 기자
윤 석 규 아이케이주식회사 대표이사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돌입한 RPS 제도를 더욱 뜨겁게 달군 것이 바로 공급인증서(REC) 가중치였다. 전·답·과수원 등 5개 지목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소의 경우 가중치 0.7을 인정하는 한편, 건축물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해서는 1.5의 가중치를 인정한다는 것. 똑같은 1MW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더라도 어디에 짓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내다팔 수 있는 전력량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자연히 시공업자들의 시선은 건축물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소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통 땅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 설비를 건축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타공에 의한 누수 문제다. 태양광 모듈을 옥상, 또는 벽면에 고정하기 위해 시공하는 과정에서 구멍을 뚫게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둘째 풍압에 의한 모듈 손실 문제다. 특히 옥상에 설치하는 루프-탑(Roof-top)의 경우 모듈이나 트랙커 등 설비의 무게가 건축물에 무리한 부담을 줄 수 있다. 태양광발전 설비는 20년 이상 무리 없이 발전해야 하지만, 이 경우 건축물이 노후화 되면서 자칫 대형 참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솔라루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모습.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지붕패널은 그동안 고질적으로 제기되었던 루프-탑 태양광발전 시공의 문제들을 해결했다.
루프-탑 시공 위한 신개념 ‘솔라루프’
루프-탑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하면서 추가로 단열, 미관까지 구현한 획기적인 제품이 국내 기업을 통해 개발됐다. 아이케이가 개발한 솔라루프(Solar Roof) 지붕 패널이다. 솔라루프는 세계 최초 태양광 일체형 지붕패널로, 트랙커와 같은 철 구조물 위에 모듈을 장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확실하게 벗어났다. 지붕 패널 자체에 태양광 모듈을 얹어 일체화 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이다.
솔라루프는 지난 10여년간 건축물 외장재를 개발해오던 아이케이의 기술력을 적용해 내구성과 방수성, 시공성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별도의 타공이 필요 없어 누수 문제를 해결했으며, 지붕 일체형으로 모듈을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거센 바람에도 안전하다. 별도의 철 구조물이 필요 없어 하중 문제도 덜었다.
무엇보다 설치비용 면에서도 획기적인 절감을 실현했다. 설치 과정이 단순해지고, 구조물 사용이 없어지면서 기존 루프-탑 설치비용의 80% 이상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을 통해 아이케이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특허 9건을 획득했다. 2011년에는 국제특허에도 등록되었다. 현재 솔라루프는 장성에 위치한 공장건물, 제주대학교 등에 설치가 진행 중에 있다. 솔라루프에 적용된 기술력은 지붕 뿐 아니라 벽면 설치 또한 가능해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시공에도 아이디어와 기술력 필요해
윤석규 아이케이 대표이사는 제품 개발의 계기를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시공은 대부분 전기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별다른 기술 개발 없이 기존에 있는 제품을 취합하는 식이 전부였다”면서,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시공에도 뭔가 전문성이 가미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장비의 발전 또한 시급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태양광 업계는 모듈이나 인버터 등의 각각 제품의 효율과 성능 향상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구조물의 경우 추적식 트랙커의 개발이 있었지만, 이는 얼마나 더 정확하게 태양을 추적하느냐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더욱이 RPS 시행과 관련해 최고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루프-탑 태양광발전소 설치·시공에 이렇듯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윤석규 대표는 태양광발전 설치 시공 분야에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비닐하우스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구조물을 출시할 예정이다. 윤석규 대표는 “FTA 체결과 함께 현실적인 문제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게 될 농민들을 보면서, 농업 발전을 위해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임 의식이 들기 시작했다”면서 제품 개발을 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윤석규 대표의 말처럼 우리 농업은 개발이 더딘 분야중 하나다. 비닐하우스만 보더라도 농업 초기 형태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특히 폭설과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요즘,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입는 피해사례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이 되면 온도 유지를 위해 1천만원 대의 난방비를 감수해야한다. 윤석규 대표는 “농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난방비를 태양광발전으로 지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더불어 튼튼한 구조물 위에 지어진 비닐하우스를 우리 농가에 보급한다면 농업발전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올해 태양광 사업 절정기 맞이할 것
건축물을 활용한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시공에 주력하고 있는 아이케이는 건자재 산업의 과학화를 창업 이념으로 2002년 설립했다. 스틸 소재의 건축 내외장재 전문 기업으로서 2005년엔 한국 최초 난연보드인 ‘프리보드’를 개발해 난연재 시장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철골구조물 건설에 쓰이는 B형강을 개발해 철골구조물 경량화에 성공하는가 하면, ‘I-roof’ ‘I-panel’ 등 신개념 내외장재를 개발해 건축물의 미적인 요소 증대와 시공 개선을 이뤄왔다. 이렇게 보유하게 된 특허만 해도 150여개가 될 정도. 이것은 윤석규 대표의 ‘남이 안하는 것을 하겠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R&D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케이의 태양광 사업은 2009년부터 준비되어 왔다. 창업 이념에서도 그랬듯, 태양광발전 설비의 설치·시공에 있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과학화를 추구한 아이케이는 ‘지붕 원형을 손상시키지 않는 무타공 공법 최초 개발’, ‘세계 최초 모듈 일체형 지붕 패널 개발’ 등의 다양한 업적을 달성해 왔다.
이처럼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 10여년에 걸친 건축자재의 특성과 성능 개선에 대한 기술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케이는 지붕과 벽면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때 어떠한 부재를 써서 어떻게 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종 성형기를 설계·제작한 경험으로 어떠한 형상의 스틸 부재도 양산이 가능하다.
매년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탄탄한 재정을 자랑하는 아이케이의 현재 태양광 사업 규모는 전체 매출액의 10% 정도이다. 윤석규 대표는 올해 태양광 매출액 규모를 아이케이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미국 등지에 제품 소개와 수출 또한 계획하고 있으며, 햇살가득홈, 그린홈100만호사업 등 국내 정책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그만큼 올 한해 아이케이의 태양광 사업은 절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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