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KDI·국회예산처 등 잇단 하향 전망 … 생산성·인구 구조 개선 시급해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 구조의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정부, 학계, 국책기관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2.0%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OECD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에 진입한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성장률로 한 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이 지표의 하락은 생산성 저하, 인구 고령화, 노동력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를 의미하며 실제 경제성장률보다 더 큰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은도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을 2.0%로 제시하며 하향세를 인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 행사에서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잠재성장률이 3%였지만 이제는 2%도 안 된다”며 “국민들은 여전히 3%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3월 잠재성장률을 OECD와 같은 1.9%로 조정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장기 전망에서 2025~2030년 사이 잠재성장률을 1.5%, 2040년경에는 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한은은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3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선진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며 “생산성 향상과 생산가능인구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2010년 이후 우리나라가 역성장 국면에 빠질 확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생산연령 인구 감소 대응, 소비 여력 약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도권 과밀 해소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하락 속도를 고려할 때 1%대 잠재성장률조차 머지않아 0%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잠재성장률 3% 회복을 목표로 삼겠다”며 저출생 극복과 산업구조 혁신, 디지털·AI 기반 신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