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수의 공급업체에서 다수의 생산 장비를 납품받아 장비를 운영하는 생산자의 경우 통일된 제어 아키텍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통 제어 아키텍처를 통해 통일화된 엔지니어링 원칙으로 장비 원가를 줄이고 쉬운 장비 작동과 유지보수, 낮은 유지보수 비용, 장비 개발기간 단축, 시장 변화에 따른 신속한 장비 변경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생산 장비는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고, 또한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기술이 적용되며, 이에 따라 다양한 문서가 필요하다. 식음료 공정을 예로 들면 프로세스 관리 기술, 컨베이어 엔지니어링, 보틀링 장비, 냉각 장비, 포장기기, 저장관리 장비, 품질관리 등과 관련된 장비와 시스템이 필요하고, 각 부문별로 기구 설계, 전장 설계, 프로세스 기술, PLC/PCS 제어 시스템, E-I&C 기술, 유공압 제어 기술, 비주얼라이제이션 등의 기술이 중요도에 따라 적용된다. 더불어 각 부문별로 도면, 사용 매뉴얼, P&ID 개요도, 제작 매뉴얼, 플랜트 개요, 스케메틱 등 엔지니어링에 필요한 문서가 있다.
식음료 공정과 같이 변경이 자주 일어나고 복잡한 경우에는 장비 구매, 유지보수, 장비 개선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장비 구축과 유지보수, 장비 재활용, 보수인력의 교육과 배치 등 여러 분야에 원가절감 압력이 거세지만, 효과를 내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공통 제어 아키텍처는 통일화된 엔지니어링 원칙으로 장비 원가를 줄이고 쉬운 장비 작동과 유지보수, 낮은 유지보수 비용, 장비개발 기간 단축, 시장 변화에 따른 신속한 장비 변경을 목적으로 1990년대에 태동해 현재 기술적인 성숙기를 맞이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 PLC 기술, OS 통합, 설계 시스템, IT 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이런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 완성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지역이나 국가에 공장을 가지고 있거나, 모델 변경이 잦고 여러 모델을 제작하기 때문에 다수의 공급업체에서 다수의 생산 장비를 납품 받아 장비를 운영하는 생산자의 경우 통일된 제어 아키텍처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현실적으로 전장 도면이 실제 장비와 다르고, 엔지니어링 원칙이 장비 공급업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유지보수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보수 정보를 전산화하지 못해 능률과 효율을 떨어트리는데, 이것을 개선할 시작점이 아키텍처 통합이다.
현재 제조기업은 명칭을 달리하지만, 부분적으로 공통 제어 아키텍처의 요소를 이미 수행하고 있다. 단지 그러한 요소요소의 효율 향상 방안을 통합해 관리하지 않고 있을 뿐인데, 이제는 이를 통합하자는 것이다.
공통 제어 아키텍처
공통 제어 플랫폼
공통 제어 플랫폼은 장비의 배선, 기본 제작 공정, PLC 프로그램, HMI 프로그램, 부품배치 기준, 측정기준, 패널 등에 대한 기본적인 표준과 엔지니어링 기본 규칙을 정의한다. 또한 이들 부품의 조합으로 단위 기능으로 묶어 이것을 하나의 모듈로 정의해 표준화한다.
공통 공장 네트워킹 및 인프라
전체 생산라인의 장비 간 통신이나 전기 배선, 알람, 측정, 센서, 보안 등에 대한 정의로, 최근 무선 센서 네트워킹을 사용하면 배선이 필요하지 않아 설치 비용이 줄며 민첩하고 쉽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산 장비 및 작업 셀, 컨베이어 시스템, 모터 및 드라이브에서도 정보를 무선으로 수집한다. 이렇게 기계 상태 모니터링 및 자산관리 시스템에서 수집한 정보를 유지보수 및 생산관리 시스템에서 활용한다.
표준화된 전장 설계
설계 방식을 표준화하고 자동화하며, 형상관리에 적합한 전장 도면설계 전용시스템을 구축한다.
IEC나 KS로 설계도면의 표준을 정하고 생산 및 유지보수에 필요한 리포팅을 정한다. 도면에 사용될 심볼 등에 필요한 DB를 제작 및 배포하고 공급업체에서 필요한 신규 부품을 등록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프레스 장비, 이송 장비, 포장 장비 등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모듈은 미리 설계 자동화해 프로그램을 공급업체에 배포하고 교육한다. 납품받은 도면을 검증하고 승인하며 리비전 관리를 한다. 또한 현장에서 장비의 수정을 도면에 반영해 형상관리를 하며, 보수정보를 전산화한다.
장비 재사용 및 재활용 정책
여러 기능을 한 개의 장비로 집적하는 방식은 공간 효율이나 맞춤형 측면에서는 환영받을 만하지만, 장비 교체 및 수정, 그리고 장비 재사용 및 재활용에서는 취약점을 가진다. 장비들이 마치 퍼즐처럼 서로 긴밀하게 얽혀 돌아가는 Tight Coupled 시스템은 한 개의 퍼즐을 들어낼 때에 다른 것과의 연관성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장비를 모듈로 정의하고 장비 간 통신을 통합해 기능을 별도로 세분화한 Loosen Coupled 시스템으로 설계한다면, 장비 교체나 수정시 마치 수도꼭지를 목적에 따라 교체하듯이 관련 장비만 교체하면 된다. 또한 제작된 공통 모듈은 공장 이전이나 다른 생산라인에서도 재사용 및 재활용될 수 있다.
공통 자동화 부품 및 장비
같은 종류의 부품이라도 목적과 납품업체에 따라 다른 제품이 사용된다. 그러다 보니 신규 부품에 대한 교육이 번거롭고 보수를 위한 재고 종류가 늘어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100개 종류의 재고 부품이 50개 종류의 재고 부품에 비해 단순히 2배의 비용과 노력만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자가 부품 공급사와 직접 장기간 특정 부품을 표준부품으로 선정하는 계약을 하면 장비 공급업체의 원가관리를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으며, 더불어 보수 재고를 적게 운영하고 교육이 수월해진다. 처음에는 주요 부품에 대해서 시작해서 차츰 전체적으로 확대하면서도 대형 부품 제작사를 선택해 공급업체를 줄일 수 있다.
공통 제어 아키텍처의 이점
공통 제어 아키텍처가 주는 이득은 어떤 장비 공급업체라도 생산자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에 따라 동일한 결과물로 납품하기 때문에 장비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고 투명하게 납품 원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유지보수 인력을 쉽게 양성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으며, 장비의 재활용 및 재사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근본적인 변화는 그동안 장비 공급업체의 엔지니어링에 전적으로 좌우되던 방식에서 생산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엔지니어링 주도권을 넘겨받는다는 점이다. 즉, 장비 개발자는 생산기술에 관한 엔지니어링을 관리하고 생산자는 장비 운영기술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LCD 공정장비인 Edge Grinder를 개발하는 장비 공급업체가 있고, LCD를 생산하는 회사가 있다면 고정도의 CNC 제어로 높은 정밀성을 보장하는 다축 제어 기술과Glass의 품질에 따른 다양한 연마석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 및 자동 연마 보정 기술 등은 장비 개발사의 고유 기술이고, 전후 공정 간 인터페이스나 HMI, 통합 부품, 통합 모듈, 네트워크 프로토콜 등에 관한 기술은 LCD를 생산하는 기업의 고유 엔지니어링이다. 즉, 장비 공급업체는 자신의 고유한 장비 제작기술에 제작기업의 고유한 장비 운영기술을 고려해서 납품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통 제어 아키텍처 이행
공통 제어 아키텍처를 구현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선행 과제는 전장 설계 전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전용시스템은 네트워킹 및 인프라 구축, 자동화 부품 및 장비 선정, 공통 제어 플랫폼 등을 실제로 문서로 표현하고 저장하며 전산화해 기업의 고유한 엔지니어링 규칙과 규정을 실천 및 검증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기초적인 작업으로 소규모 모듈 단위의 공통 제어 아키텍처를 구축한다.
예를 들면, 컨베이어 시스템이나 용접로봇 셀 및 기타 생산 시스템에 필요한 인클로저 패널이 있다고 하자. 이 패널에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PLC, 컨트롤러, 안전 릴레이 및 기타 전기부품이 들어간다. 하지만 장비의 용도 및 공급업체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엔지니어링 구조를 가진 패널이 설치된다. 우선 크기와 색이 제각각일뿐 아니라, 엔지니어링이 통합되지 않아서 패널 내부가 복잡해 제작 및 관리가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유지보수가 어렵고 재고부품 보유량도 많아지게 된다.
패널 부문은 보통 3~4개의 표준 크기를 선정하고 생산라인에서 활용되는 용도에 따라 공통 제어 패널로 통합한다. 크기와 복잡성을 줄이고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통합한다. 이로써 공통 패널 설계에 들어가는 설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설계가 패턴화되므로 즉각적으로 패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량제작을 통해 패널당 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HMI를 들 수 있다. 전 공장에 사용되는 HMI의 인터페이스, 처리 절차, 언어, OS, 메뉴 등의 플랫폼을 통합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관리의 복잡성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장애 발생시 문제 해결 방법을 대폭 간소화하며, 생산 정보를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에 전달하고, 보수인력이 쉽게 교육받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로써 향후 휴대용 HMI를 이용한 장비 점검 및 보수 등과 같은 미래 지향적인 기술을 쉽게 접목할 수 있는 개방형 아키텍처에 대응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제어 설계 프로세스 및 제어 아키텍처의 표준화가 어느 정도 구축되면 공통 부품 조달의 기초적인 작업이 완료됐다고 볼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자동화 부품을 단일화 및 통합화해 대량구매 파워를 강화시켜 우수한 부품 공급사를 선정하고 장비 개발 가격을 낮춘다. 향후 안전성 및 호환성이 보장되면 항목별로 더 작은 부품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공통 부품의 조달에 대한 기본적인 틀이 완성되는데, 부품 가격을 낮추고 자동화 패키지 개념으로 공급업체에 경쟁 입찰을 함으로써 구매가격을 투명하게 하고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한다. 예를 들어, PLC를 공통 부품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우선 자사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요구 상황을 종합해 대상 부품 공급업체를 선정한다. 다년간 계약을 통해 턴키로 낮은 가격에 계약하고, 이때 전용 제품코드를 별도로 부여받는다. 그리고 생산장비 발주시 이 코드를 사양으로 정한다. 마지막 단계로 공통 아키텍처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이후에 공통 장비의 재사용 및 재활용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
공통 제어 아키텍처의 적용 사례
1998년에 GM은 공통 제어 아키텍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 표명했으며, CCRW팀을 만들어 이 임무를 맡겼다. 전 세계적으로 3개의 본부가 있는데 북미에는 미국, 유럽에는 독일, 아시아에는 한국에 있다.
이 팀은 초기에는 공통 전기 패널 설계, 모듈식 제어 논리 및 공통 HMI 패널 개발로 시작해 현재는 GM의 제조 프로세스를 검사하고 표준화된 하드웨어 설계 템플릿 개발, 공장 네트워크 아키텍처 개발, 표준부품 선택 및 구매 공동화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잠재적인 장비 공급업체의 개발 및 선발, 교육 등을 통해 신규 업체라도 GM 생산설비의 엔지니어링 인프라를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품질은 유지하면서 진입 문턱을 낮춰 장비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공급업체의 도면 및 부품 검증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손쉽게 도면의 품질도 유지하고 있다.
공통 부품 개발을 위해 생산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부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검증해 신뢰성과 품질을 향상시켰으며, 동시에 3년에서 5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체결해 대량구매를 통해 부품 비용도 절감했다. 이 팀은 다양한 자동화 부품의 검증과 부품 구매 및 유지보수 부문 개선을 목표로, 패널 및 제어 부품 및 예비 부품에 대해 공통 제어 아키텍처를 통해 60%의 절감 효과를 이뤘다.
지금은 완전히 전산화됐지만, 10여 년 전에는 영원히 전산화되지 않을 것 같았던 분야가 도시 상하수도 정보였다. 그 당시에는 지역 상하수도 보수업체에서 모든 정보를 손금 보듯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규정을 만들고 절차를 만들며 꾸준히 교육하는 과정을 통해 이제는 완전히 전산화됐다. 하수도관이 어디에 묻혀있는지는 엔지니어링도, 노하우도 아닌 것처럼 자동화 장비 운영에 따른 히스토리 자체는 기업의 엔지니어링도, 노하우도 아니다.
제조기업의 경우 MES나 ERP의 도입으로 생산 정보가 전산화됨으로써 예전보다 정보 확인을 손쉽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됐으며, 제품 개발도 CAD, PLM 등으로 무장함으로써 한결 빨라졌다. CRM이나 SCM 시스템으로 영업과 구매도 더 투명해지고 빨라졌을 뿐 아니라, 생산장비 개발도 예전에 비해 더 집적화되고 시스템화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생산장비 운영과 관련된 엔지니어링은 이런 발 빠른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종이 도면에 장비 이력을 남기거나 아예 엔지니어의 기억에 저장하는 관행이 통하고 있는 까닭이다.
장비만 돌아간다면 문제가 발생되지 않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지속적인 품질과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이뤄지던 생산장비 운영에 대한 개선 방안을 통합하고 전산화하는 목표를 공통 제어 아키텍처에서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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