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있는 전력시장 문을 열고 마이크로그리드 확산에 나서야 할 때
  • 최홍식 기자
  • 승인 2018.11.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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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산이 이뤄지면서 전력 시장 개방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로 나아가 에너지자립이 세계적 추세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내 전력 시장 시스템 개편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를 확산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 전 세계적인 마이크로그리드 확대 양상 이끌어내

[인더스트리뉴스 최홍식 기자] 재생에너지 사용이 확대되면서 분산형 시스템 역시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풍력발전 설비야 일반인이 접근해 설치하기 어렵지만 태양광발전 설비의 경우 접근성이 좋아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 단위로 설치가 쉽게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분산형 시스템이며, 에너지 자립, 마이크로그리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로 나아가 에너지자립이 세계적 추세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내 전력 시장 시스템 개편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dreamstime]
마이크로그리드로 나아가 에너지자립이 세계적 추세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내 전력 시장 시스템 개편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dreamstime]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 판매 구조상 한국전력이 독점적으로 전력 공급을 전담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에서는 태양광을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을 직접 사용하거나 이웃에 팔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이뤄지면서 에너지 프로슈머나 전력시장 개방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있어 해결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 상황이다. 해결책으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재생에너지 보급을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진행해온 해외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너지공단의 에너지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는 증가하고 있는 전력 수요에 시기적절하고 비용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가격하락이 이뤄지고 기술 발전에 속도가 붙으면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소수력 등 독립형 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한 전력화 인구가 증가 추세인 것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올해 조사한 자료를 통해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기술의 발전과 가격인하는 전 세계 1억3,000명이 독립형 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했으며, 이 가운데 900만명이 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를 통해 전력계통에 연계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의 독립적 분산전원을 중심으로 전력을 자급자족하는 전력망을 의미한다. ESS와 연계해 독립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저장해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며, 잉여 전력을 매매하거나 기존 전력시스템과 연계가 가능하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기존 전력계통과의 연계 여부에 따라 계통연계형과 독립형으로 분류된다.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가격하락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태양광 마이크로그리드 신규설비 용량은 지난 2008년 11MW에서 지난해 308MW로 급격히 증가헀다. 2016년 한해에만 태양광 마이크로그리드에 연계된 인구는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수력을 이용한 마이크로그리드가 주로 보급됐으나, 2007년 이후에는 태양광 마이크로그리드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수요가 높고 활발하게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계통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농촌이나 도서지, 원격지가 많은 개발도상국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정부 주도로 마이크로그리드 보급이 증가하고 수혜자도 가장 많았음이 확인됐다. 2008년부터 2016년 사이 마이크로그리드에 연계된 인구는 기존대비 3배가 증가한 8,800만명이었다. 아프리카의 경우 2008년 20만명에 불과했던 마이크로그리드 연계 인구가 2016년 1,300만명으로 6배가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이 경쟁력을 갖추는 상황과 더불어 국가적 노력이 병행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6년부터 2030년 사이 신규 계통연계의 60%가 재생에너지 발전에 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약 40%가 마이크로그리드를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수요가 높고 활발하게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계통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농촌이나 도서지, 원격지가 많은 개발도상국이다. [사진=dreamstime]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수요가 높고 활발하게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계통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농촌이나 도서지, 원격지가 많은 개발도상국이다. [사진=dreamstime]

해외 사례를 통해 살펴본 마이크로그리드 보급 확산 유의사항

에너지공단에서는 마이크로그리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분석 보고 했다. 우선 국가 주도 전략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에너지 전담기관의 존재와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에너지계획이나 농촌전력보급계획 등 국가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금융이나 세제지원 등의 지원정책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금체계의 개편도 언급했다. 전력망 대비 전기료가 비싸기에 보조금이 필수적이며, 주민수용성과 민간공급자의 원가보전을 위해 잘 짜여진 요금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전력망과의 연계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 지속가능한 국가전력망 구축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라이센싱과 비용보전, 보조금 제도 등 민간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금융지원과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기술표준 및 품질인증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마이크로그리드를 설치하는 데 있어 정책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민간 투자의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음을 주의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기존 전력 정책과 제도로는 가격구조와 규모 및 소비자 기반 경제구조에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장기간의 투자 회수기간, 낮은 수익률 및 제한된 자금회수 방안 등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재생에너지와 ICT, ESS가 시스템으로 연계된 마이크로그리드가 에너지신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신 기술을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프로젝트 경험을 축적해 해외 프로젝트 진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마이크로그리드 보급 확산을 위해 정부 및 민간 공동의 노력 또한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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