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가볍고 유연한 ‘탄소나노튜브 섬유’ 개발… 일반 섬유 대비 에너지 저장량 33배
  • 조창현 기자
  • 승인 2024.04.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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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번 구부려도 성능 유지… KIST 정현수 박사 “소재 응용 위한 연구 지속하겠다”

[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애플 비전프로와 함께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인 삼성 갤럭시링 같은 최신 웨어러블 기기들은 건강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 한정된 기능을 제공했던 기존 제품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공간상 업무수행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KIST가 가볍고 유연한 특성을 가진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개발했다. [자료=KIST]

다만 작고 가벼워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 특성상 배터리 용량은 제한될 수밖에 없기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기는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다. 이에 웨어러블 기기가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완벽히 구현하려면 보다 가벼우면서도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비정형 에너지 저장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은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 박사, 김남동 박사와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이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섬유형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섬유는 강하고 가벼우면서도 유연성이 크다는 특성이 있어 웨어러블 기기 폼팩터가 갖는 자유도를 높이고, 다양한 형태 및 사용 용도에 맞춰 제작할 수도 있다.

변형·분리 등 일반 섬유 가진 한계 극복

현재 웨어러블 디바이스 관련 기초소재로 기대되고 있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유연하고 가벼우며 기계‧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기존 연구들에서는 주로 집천체로만 이용되고 표면에 활성물질을 코팅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해 왔다. 비표면적이 작고 전기화학 활성이 부족한 등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KIST는 대부분 연구들에서 적용된 접근법은 추가 물질이나 공정이 발생하기에 비용이 상승하는 등 비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장기간 사용하거나 물리적 변형이 발생하면 활성물질이 섬유로부터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KIST 연구팀은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활성물질 없이도 높은 에너지 저장능력을 가진 섬유형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파우더 형태인 탄소나노튜브를 산처리해 개질하고 섬유화함으로써 전기화학 활성과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모두 갖춘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개발했다.

KIST에 따르면 개질된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일반 탄소나노튜브 섬유 대비 에너지 저장능력이 33배 증가하고 기계적 강도는 3.3배, 전기전도도는 1.3배 이상 늘어났다. 또 순수한 탄소나노튜브 섬유만을 사용해 에너지 저장 전극 소재를 개발했기에 습식방사 기술을 이용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KIST 정현수 박사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우리가 보유한 원천기술과 선진국이 가진 관련 기술간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경쟁력 있는 분야”라며, “비정형 에너지 저장 핵심 소재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KIST가 새롭게 개발한 섬유는 5,000번 구부려도 기존 대비 성능을 95% 수준으로 유지한다. [자료=KIST]

“섬유형 배터리 응용 위한 연구 수행 중”

아울러 연구팀이 새로운 섬유가 갖는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섬유형 슈퍼 커패시터로 제작해 테스트했다. 테스트 결과 매듭을 지었을 때는 매듭을 짓지 않은 섬유 대비 100%에 가까운 성능을 냈다. 또 구부림 테스트를 5,000번 거친 이후에도 기존 대비 성능을 95% 수준으로 유지했다. KIST는 일반 섬유와 새로운 섬유를 직조해 디지털시계 손목 줄로 제작했을 때 구부림과 접기, 세척 등을 진행한 이후에도 잘 작동했다고 전했다.

KIST 김승민 박사는 “최근 이차전지 관련 도전재로 활용되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탄소나노튜브가 보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KIST 김남동 박사는 “슈퍼 커패시터에서 더 나아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섬유형 배터리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현재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련 연구는 KIST 주요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주도 지역선도연구센터사업,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 추진 소재부품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수행됐다. 관련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에너지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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