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텔서 트럼프 취임식 본 홍준표...혈세 낭비 논란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1.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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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벌 떨면서 군중집회 참석할 필요 있냐" 항변
'호텔서 볼 거면 한국에서 봐도 되지 않나' 세금 낭비 지적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홍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장을 받고 미국을 방문, 행사장 대신 호텔 방에서 취임식을 지켜봤다는 글을 올렸다가 '호텔에서 취임식을 보는 거라면 한국에서 편안히 봐도 되지 않느냐'는 비판과 혈세 낭비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홍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홍 시장은 “나는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 초청을 받아 8년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며 한국 정치인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수많은 미국 군중과 함께 추위 속에서 벌벌 떨면서 수 시간 줄지어 기다렸다가 검색받고 군중집회에 참석할 필요까지 있나”며 “그건 쪽팔리지 않나”고 한국의 위신문제를 생각해서라도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체육관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그 시간에 차라리 트럼프 측근 인사들과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하는 게 맞다”며 몇몇 인사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주일 전 급히 초청받아 오는 바람에 면담 약속을 잡지 못해 각종 인사청문회로 바쁜 상원 의원들은 만나기 힘들었다”며 미국 정가 거물은 만나지 못했지만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번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4번째) 등이 젠 키건스 하원 의원(공화당)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나경원 의원 S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왼쪽에서 두번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4번째) 등이 젠 키건스 하원 의원(공화당)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나경원 의원 SNS

앞서 홍 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취임식장 행사에 2만 명이 초대됐지만 가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봤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홍 시장은 "그래도 내가 차기 대선 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 위원회 초청을 받고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며 부연했다.

그는 "X 팔리지 않나?"라며 "차라리 그 시간에 트럼프 측근 비공개 인사들과 만나 한국 상황을 설명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앞서 이날 "취임식 아레나 행사에는 2만명이 초대됐는데, 가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봤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취임식 만찬 행사에도 왔는데 이 추운 날에도 끝없이 이어진 줄을 보고 참석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미국인들은 참 열성적이다. 하기야 세계 각지 수십억명 중 초대된 소수의 인원이라서 그런지, 모두 자부심을 가진 것으로 보여 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 즐겁기만 하다"고 했다.

이에 대구참여연대가 "홍준표 시장님, 미국 출장 왜 갔습니까? 조기 대선이 열리면 트럼프와 맞짱 뜰 사람은 자신뿐이라던 홍 시장이 추워서 호텔에서 몸이나 녹이고 있는가. 많은 시민이 홍 시장이 왜 미국에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있다"며 홍 시장을 비판하고 나서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8년 전에는 야당 대표로서 두 달간 준비해서 일정 조정해서 왔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전에 급히 초청받아 일정 조정 없이 오는 바람에 이곳 공식 인사들은 와서 보니 각종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며 "비공식 인사들조차 두세 분 빼고는 대통령 취임 행사로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며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우리 예상과는 달리 정치인들 모임이 아니라, 그저 국민적 축제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뉴욕한인회장을 지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선 호텔 또는 체육관에서 취임식을 TV로 보는 건 관례로 분위기만 살펴도 큰 도움이 된다”며 홍 시장을 탓할 일은 전혀 아니라고 그를 옹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정치의 구태의연한 정치적 관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에 대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을 국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대구시정 그 바쁜 시간을 쪼개 미국에 갔는지, 어떤 목적의식이 있었는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 홍준표 시장같은 자칭 대선후보가 미국 정치 현장 방문에 의미를 두는 정도의 정무능력에 국민들이 실망한 것이다. 비판이 쏟아지니 '미국 현지 분위기는 확실히 파악하고 간다'는 사후 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이 옹색하다. 구태의연한 정치관행에 젖은 정치 초년병의 여행후기로 비쳐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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