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이자수익 ‘사상 최대’ 누리면서도 영업점 축소 가속화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2.10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점 축소 따라 실버세대 등 금융 접근성 우려 갈수록 커져
신한은행 57곳 영업점 폐쇄해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집계
우리은행 52곳, NH농협은행 36곳, KB국민은행 25곳 줄여
하나은행만 유일하게 5개 영업점을 오히려 늘려 '눈길' 모아
국내 은행들이 최대 이익을 갱신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어 고령층 등 취약층의 금융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최대 이익을 갱신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어 고령층 등 취약층의 금융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금융기관 영업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자이익을 기록하면서도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어 금융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은행측이 영업점 축소를 추진하면서 비대면 금융 확산과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디지털 금융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저하될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 3월 28개 지점 폐쇄…5대 은행 165개 줄어든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28개 영업점을 폐쇄하고 인근 점포와 통합할 계획이다. 폐쇄되는 점포는 서울 10곳, 경기 7곳, 인천·대전·울산·부산·경북 등 전국에 걸쳐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고객 편의성을 고려해 반경 1km 이내 다른 영업점과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접근성 저하 지적을 의식한 듯 "점심시간에도 운영하는 ‘집중 운영 점포’를 41개로 늘리기로 했다"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지점도 82개로 확대해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업점 축소는 KB국민은행만의 사례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3927개였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영업점 수는 9일 현재 3790개로 이미 137개 줄었다. 여기에 추가적인 영업점 폐쇄 및 통폐합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3월 말까지 사라지는 은행 영업점은 총 165개에 이를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57곳을 줄이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고, 우리은행 52곳, NH농협은행 36곳, KB국민은행 25곳이 줄어든다. 하나은행만 5곳이 증가했다.

사상 최대 이자이익에도…은행권 "비용 절감 위해 지점 축소“

은행들은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 증가에 따른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영업점을 줄이고 있지만 이를 놓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총 16조42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더욱 커 41조8760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3.1%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1월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고령자·장애인·비도심 거주자 등의 금융거래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조, 주 4.5일제·영업시간 단축 요구로 대기 줄 더 길어질 수도

은행 영업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까지 주장하고 있어 고객 불편이 더욱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노조는 지난 6일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올해 주요 사업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해 8월에도 ▲주 36시간 4.5일제 ▲영업 개시 시간 오전 9시30분으로 변경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은행 영업점 축소와 근무시간 단축 요구가 맞물리면서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