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20조 요구’ 美-우크라 광물협정 타결 임박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2.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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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번주 서명”… 젤렌스키, 과한 요구에 반발 속 “아마 해야 할 것”
우크라 원한 안보 보장 없어… 美 “양국 경제협력으로 보장 암시” 주장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AP통신, 연합뉴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AP통신,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적 지원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요구해온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의 광물 협정의 타결이 임박했다고 미국 측 고위 관리들이 일제히 밝혔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미국)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이번 주에 (계약이) 서명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초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고 첨언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래가 서명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음 주에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이 제시한 협정문의 초안에는 전쟁 원조에 대한 보답으로 5000억 달러의 광물을 제공해달라는 내용은 있었지만,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안보 보장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명을 거부하면서 “미국은 그에 가까운 금액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dictator)’라고 부르며 맹비난했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을 계속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입수해 보도한 협정문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광물, 가스, 원유 등 천연자원에서 얻은 수입의 절반과 항만과 다른 기반 시설에서 창출하는 수입을 미국에 넘기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은 미국이 100% 지분을 갖게 되는 기금에 투입되며, 우크라이나는 기금액이 5000억달러(약 720조원)에 달할 때까지 계속 돈을 넣어야 한다. 이는 전쟁 전인 2021년 우크라이나의 경제 생산량(economic output)의 두 배에 달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또한 이는 독일 킬 연구소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추산한 금액인 약 1200억달러의 4배가 넘는 금액이라고 NYT는 전했다.

초안은 협정 체결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지원액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기금에 넣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협정은 1달러 원조를 받을 때마다 우크라이나가 2달러를 돌려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조건이 ‘너희가 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면서 “우리가 (협정 체결을) 강요받고 그것 없이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마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협정은 기금이 거둬들인 수입의 일부를 우크라이나의 재건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경제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명시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나타나 있지 않다고 NYT는 설명했다.

베센트 재무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에 실린 기고문에서 “이번 경제 파트너십은 미국 국민, 우크라이나 국민,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이나의 미래 주권과 성공의 중요성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보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러한 잠재적 공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의 존재만으로도 미래의 러시아 침략을 억지할 수 있다는 백악관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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