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관 평의 기류 알 수 있는 헌법연구관 동향 통해 탄핵 결과 가늠해볼 수도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52일만에 석방되면서 정가의 초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시기로 쏠리고 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기존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는 판이하게 '정치적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언제 헌재가 선고를 내릴지도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일단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최종 변론부터 선고까지 2주를 넘기지 않았던 점에 비춰 오는 14일 선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전례와 이번 사건은 선거운동 관련 발언, 국정농단, 비상계엄 등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일괄적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 석방 전까지만 해도 이번주 14일설이 유력하게 나왔으나 윤 대통령이 풀려나면서 상황은 한치 앞을 모르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층과 국민의힘이 탄핵 심판 과정에서 나온 '절차적 하자'를 문제삼아 '대반격'에 나서면서 헌재도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재판관 평의가 길어지며 선고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주부터 이달 말까지 1∼2주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평의 마무리를 거쳐 18일께나 21일 등 다음주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찬반 의견이 극심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헌재가 충분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론을 도출할 경우 3월 말 선고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한 후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고 사건을 검토중이다.
재판관들은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에서 작성한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쟁점별로 토론하며 논의를 심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법조계에서는 헌법연구관들의 역할과 동향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연구관은 헌법재판관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헌법재판소에 접수되는 사건들에 대해서 연구하고 헌법재판관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판사, 검사, 현직 판사나 현직 검사들로 구성돼 있다. 또는 변호사 자격이나 대학의 법학 조교수 정도의 자격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구성원의 연령대가 그리 노년층이 아니고 주로 현직에서 일하는 법조인들이기 때문에 헌법 해석과 연구에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74명의 헌법연구관 중 20여명이 법리 검토를 위해 투입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윤 대통령 경우에는 더 많은 연구관들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법조계의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헌법연구관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략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탄핵 심판 과정에서 헌법연구관들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헌법연구관들은 박사급 이상의 유능한 법조인으로서 헌법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보고서도 헌재 재판관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헌법연구관들은 헌재 선고에서 되도록이면 만장일치의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헌법연구관들이 평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그 결과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재판관들의 평의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재판관들의 '기류'를 가장 가까이에서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헌법연구관을 역임하면서 박근혜 탄핵심판TF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전망에 대해 "재판관들이 평의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특히 이런 중요한 사건은 정말로 보안이 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알기 힘들다. 다만 추가 연구 지시나 보완 지시를 들어보면 '재판관님들이 이런 걸 궁금해하거나 논의하는구나' 정도의 짐작은 가능하다. 그래도 '분위기가 몇 대 몇이다' 이런 정도까지는 전혀 모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석방을 계기로 탄핵 심판 선고 결과에 대한 여론의 예상도 그 '진폭'이 매우 커지고 있다. 그에 반해 헌법연구관과 헌법재판관들은 여론의 급격한 변화와 상관없이 '묵묵히' 헌법의 해석과 적용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