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CA협의체 공동의장에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도 사내 독립법인(CIC)을 설립한 지 2년 만에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기로 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는 최근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분간 치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유지해 장기적인 사업 방향성 설정에는 계속 관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1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임 사실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미 정신아 대표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따라서 앞으로 경영상의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카카오는 13일 사내 타운홀 미팅을 연 자리에서 다음을 분사한다고 밝혔다. 분사 후 별도 법인 ‘다음’의 수장은 현재 관련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양주일 콘텐츠 CIC 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카오는 다음 소속 직원들에게는 신설 법인 이전 또는 카카오 본사 잔류 가운데 선택할 권리를 주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분사 시점이나 인사 관련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는 2023년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분리했다. 지난해에는 다음 CIC를 콘텐츠 CIC로 변경한데 이어 올해 1월 다음 애플리케이션(앱)을 9년 만에 로고 교체와 함께 전면 개편했다.
하지만 반등을 위한 몸부림에도 결과는 미미했다. 웹로그 분석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2월 다음의 점유율은 2.76%로, 마이크로소프트(MS) 빙에도 밀려 3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카카오 측은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오픈AI와 전략적 협업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신아 대표는 당시 “올해 카카오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카카오톡과 AI라는 핵심에 집중한 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