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글로벌 전기차 '진검승부' 현장 서울모빌리티쇼…수소차‧굴착기까지 등장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4.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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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킨텍스서 본격 개막
현대차 '디 올 뉴 넥쏘' 전면에…수소 비전 실체 입증
씬스틸러 BYD, '아토3' 이어 중형 EV '씰' 판매 예고
국내외 브랜드 대거 불참…'반쪽짜리' 모터쇼 지적도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2년 만에 개막한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은 관람객, 취재진, 업계 관계자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들의 신기술 향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사진=서영길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헌정사에 다시 한 번 기록된 대통령 파면 선고 국면도 ‘신차’를 보기 위한 대중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2년 만에 개막한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은 관람객, 취재진, 업계 관계자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들의 신기술 각축전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번 2025 서울모빌리티쇼는 출범 30주년을 맞은 만큼 역대 최대 규모로 손색이 없었다. 참가국은 12개국으로 2023년 행사 때와 같지만 참여 기업 및 기관은 451개사로 전 전시회(163개사)보다 무려 177%나 폭증했다.

특히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확연하게 바뀌고 있음이 느껴질 정도로 전시장 내 공개된 차량 대부분이 전기차였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자사 주력 전기차 모델을 총출동시켜 전시장을 압도했고, 수입 완성차기업들은 럭셔리카·콘셉트카를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러브콜을 날렸다.

올해는 모빌리티와 사업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을 듯 하던 롯데, HD현대 등도 처음으로 참여해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기술 등 모빌리티 관련 사업 등을 뽐냈다.

모빌리티쇼 개막일인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있던 날이었던 만큼, 전시장내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화면을 응시하는 관람객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11시 22분쯤 대통령 ‘파면’이 선고되자 전시장내에선 ‘와’하는 탄성과 일부 박수소리까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자동차 업계 맏형답게 타 기업의 부스를 압도할 만한 규모와 스케일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현대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수소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아는 최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PBV(목적기반차량) 실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올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중국 전기차 1위 제조사 비야디(BYD)는 전기 세단과 SUV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다양한 차종을 출품했다.

다만 국내 업체로는 현대차그룹만이 단독으로 참여했고 전 전시회에 모습을 보였던 KG모빌리티는 빠졌다. 또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도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해외 업체로는 테슬라를 비롯해 볼보,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참여하지 않아 관람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현대차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디 올 뉴 넥쏘’를 특별한 무대 연출과 함께 부스 정중앙에 배치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사진=서영길 기자

◆ 국내車업계 맏형 현대차그룹, 나홀로 참여…압도적 기술‧스케일 선봬

현대차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디 올 뉴 넥쏘’를 특별한 무대 연출과 함께 부스 정중앙에 배치시켜 이목을 끌어모았다.

현대차는 디 올 뉴 넥쏘를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수소 중심 미래차 전략을 강조했다. 디 올 뉴 넥쏘는 상품성과 디자인을 대폭 개선해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외에 더 뉴 아이오닉 6, 아이오닉 6 N 라인 등 친환경 전기차 라인업을 포함해 총 10종 18대를 전시했다.

더 뉴 아이오닉 6와 N 라인 모델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디자인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디자인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사진=서영길 기자

기아는 PBV 생태계를 대표할 모델인 PV5 실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또 브랜드 첫 정통 픽업 '더 기아 타스만'의 위켄더(WKNDR) 콘셉트 모델도 처음으로 소개됐다.

강인한 이미지의 ‘픽업트럭’이 전시장 메인을 차지한 가운데, 중년의 남성 관람객들이 타스만을 둘러싸고 이리저리 살피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기아는 EV3, EV4, EV9 GT 등 자사의 전용 전기차 모델도 함께 전시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기아 PBV(목적기반차량) PV5 실차 모습./사진=서영길 기자
기아의 브랜드 첫 정통 픽업 '더 기아 타스만' 주변에 중년 남성들이 모여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제네시스는 콘셉트카 4대와 양산차 5대를 선보였다.

엑스 그란 쿠페와 엑스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GMR-001 하이퍼카는 국내 최초로 디자인을 선보였다.

GV60 마그마 콘셉트를 비롯해 GV60, GV70 전동화 모델의 부분변경차, GV80 쿠페 블랙, G90까지 다양한 양산차도 함께 전시됐다.

 

제네시스 엑스 그란 컨버터블 콘셉트 모델./사진=서영길 기자

 

GV60 마그마 콘셉트 모델./사진=서영길 기자

◆ ‘씬스틸러’ BYD 첫 출격…프리미엄‧하이브리드 모델 망라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의 ‘씬스틸러’는 단연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였다.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라선 BYD는 그 명성만큼 한국 관람객들의 시선도 강탈했다. BYD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바탕으로 이번 모빌리티쇼를 통해 한국 소비자와 본격 접점 확대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서울모빌리티쇼에 첫 참가한 BYD는 브랜드별 전략 모델 8종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실용성을 앞세운 소형 전기 SUV 아토 3, 퍼포먼스를 강조한 중형 세단 씰, 세련된 디자인의 중형 SUV 씨라이언 7을 들고 나왔다.

BYD는 전기 세단과 SUV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다양한 차종을 출품해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자랑했다.

 

BYD 중형 SUV 씨라이언 7./사진=서영길 기자

아울러 국내 수입차 시장의 왕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올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맞붙었다.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는 이번 전시에서 각각 13대, 15대씩 자사 주력 차량을 전시했다. BMW는 고성능 순수전기 모델을, 벤츠는 퍼포먼스 럭셔리 및 최고급 맞춤 제작 차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벤츠는 한정판 모델도 선보였다. 지난 1월 출시한 메르세데스-AMG E-클래스에 독특한 내·외관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국내 10대 한정 판매 예정인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에디션 1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와 협업해 제작한 ‘G-클래스 패스트 투 퓨처’도 대중에 공개됐다.

 

BMW THE M5./사진=서영길 기자
벤츠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와 협업해 제작한 ‘G-클래스 패스트 투 퓨처’./사진=서영길 기자

포르쉐코리아는 자사 대표 스포츠카인 '911 카레라 4 GTS'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이 모델은 1963년 처음 선보인 911 시리즈 중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또 포르쉐는 브랜드 첫 전기 SUV인 마칸 일렉트릭을 포함해 총 13종의 라인업도 선보였다.

 

포르쉐 GTS./사진=서영길 기자

다만 올해 서울모빌리티쇼에는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가 참여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KGM, 르노코리아, 한국GM과 수입차 브랜드인 볼보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렉서스·토요타), 폭스바겐그룹코리아(아우디·폭스바겐), 스텔란티스코리아(지프·푸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포드·링컨)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기성 서울모빌리티쇼 전시사업실장은 KGM과 테슬라가 불참한 이유에 대해 “테슬라의 경우 본사의 대륙별 자동차 전시 행사에 참여 지침 영향이 컸고, KGM은 2023년 행사에 비해 올해는 신차 이슈가 없다는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운전석이 없는 시속 40㎞ 자율주행 차량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했다./사진=서영길 기자

◆ “우리도 모빌리티 사업 한다”…존재감 부각시킨 롯데‧HD현대

이처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불참은 뼈아프지만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단순 자동차 전시를 넘어,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산업 전시로 거듭났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전시에는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 물류, UAM(도심항공교통) 등 다양한 산업군이 처음으로 참여하며 진정한 ‘모빌리티쇼’로 변모했다.

대표적인 업체가 롯데와 HD현대다. 두 기업 모두 이번이 첫 참가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참여해 친환경 에너지, 자율주행 등 그룹 모빌리티 사업을 종합적으로 소개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생산을 포함한 에너지 생산 구상,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전기차와 배터리에 들어갈 다양한 소재를 선보였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는 운전석이 없는 시속 40㎞ 자율주행 차량을 공개하며 롯데가 모빌리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해 물류분야에서 이뤄지는 사업 아이템을 함께 공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과 배송로봇, 배터리에 탑재되는 다양한 소재를 준비하고 있는 현황 등을 망라해 전시관을 꾸렸다”며 “현재 영위하는 사업뿐 아니라 중장기적 발전구상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부스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HD현대건설기계에서 선보인 굴착기./사진=서영길 기자

HD현대는 서울모빌리쇼 첫 참가 업체임에도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서울모빌리티쇼 최초로 건설장비(굴착기)를 전시해 관람객들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HD현대는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모빌리티로서의 굴착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4D 라이드 체험, 디지털 그래피티 등 체험 기회도 부스내에 마련했다.

자동차 부품사로는 현대모비스가 부스를 꾸려 관람객들을 맞았다.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시스템이 장착된 현대모비스 '모비온' 시연이 시선을 강탈했고, 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와 공동 개발 중인 ‘홀로그래픽 HUD’는 구름 관중을 불러모았다.

홀로그래픽 HUD는 차량 앞 유리창에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음악, 동영상 등 콘텐츠를 띄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편 2025 서울모빌리티쇼는 4일부터 13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첨단 모빌리티 최신 기술을 살펴볼 수 있을뿐 아니라 신차 시승과 자율주행차량 탑승, VR(가상현실) 체험 등의 부대 행사도 마련돼 있다.

현대모비스가 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와 공동 개발 중인 ‘홀로그래픽 HUD’ 시연 모습./사진=서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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