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채권 전략 1위' 확인…고금리 채권 갈아타기 전략 주효
별도 기준 투자손익 2023년 적자 기록, 지난해 1조원대 흑자 전환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업계는본업인 보험수익의 감소를 투자 수익으로 메꾸면서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특히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보험수익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이익이 두배 이상 급증하면서 8년만에 순이익 2조원의 금자탑을 달성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삼성생명의 채권 운용 전략은 특히 돋보였다. 삼성생명은 고금리 시기 진입에 맞춰 2023년 일시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저금리 채권을 팔고 고금리 채권을 사들이며 중장기적으로 기대 수익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 2022~2023년 적자를 기록한 삼성생명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투자수익은 지난해 1조원 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보험수익은 5366억원으로 전년(1조4482억원) 대비 62.95%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투자수익은 1조9631억원으로 전년(9501억원) 대비 106.62% 급증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2조1070억원(지배주주귀속순이익 기준)으로 2016년 이후 8년만에 연간 순이익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종속기업을 제외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투자수익 증가는 더 놀랍다. 별도 기준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4637억원, –237억원으로 적자 상태였으나 지난해 별도 기준 투자수익 1조9억원으로 1년만에 1조원대 흑자로 돌아섰다.
극적인 흑자반전은 선제적으로 고금리 시기 진입에 맞춰 저금리 채권을 고금리 채권으로 갈아타면서 보유이원(Yield on Investment)을 높인 결과다.
보유이원은 보험사가 투자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보험계약으로 발생한 부채의 이자율 차이로, 보험사의 기대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고금리 시기에는 저금리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는데, 이에 삼성생명은 당장의 일시적 손실을 입더라도 선제적으로 저금리 채권을 팔고 고금리 채권을 사들였다.
2023년까지 삼성생명의 별도 기준 투자 손익이 적자였던 이유도 저금리 채권을 고금리 채권으로 교체매매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매각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사들인 고수익 채권의 효과가 지난해 진가를 발휘하면서 전년 237억원 대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던 삼성생명은 지난해 1조원 흑자를 돌파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23년 당시) 매각 손실을 봤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의 교체를 통해 보유이원 개선을 꾀한 결과 지난해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