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신흥 PV 국가들의 정책변화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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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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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태양광’에도 봄은 오는가!


이 주 야 기자


최근 유럽 시장의 빈자리를 채우며 신흥 PV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의 공통분모는 세 나라 모두 정부가 나서 강력한 태양광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통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미국의 대선, 중국의 지도부 교체, 일본의 총선 등을 통한 지도체제의 변화로 인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부정책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2월 대통령선거를 통해 보다 전향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소요되는 총 예산은 4조4,225억원으로 지난 참여정부에 비해서 다소 증액되기는 했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실제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0.06%에 불과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원자력을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키면서 태양광이 원자력이나 풍력 등과의 경중 비교에서 후투자 산업으로 밀린 탓이 크다.


더구나 재원 마련의 한계로 FIT를 통한 성장에 발목을 잡힌 태양광 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전기료가 가장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자에게 불리한 RPS를 시행해 태양광 기업들의 씨를 말리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10년 기준 OECD 평균의 62%에 불과하다. 이는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일본은 2.6배, 영국 2.1배, 프랑스 1.8배, 미국 1.1배 등 더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지니고 있다.


지난 12월 19일 대선을 통해 당선된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2월 16일 진행된 3차 토론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연구개발하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력에 있어서 30~40% 정도를 차지하는 원자력에너지를 어떤 대책도 없이 신재생에너지로 전부 바꾸자는 것은 현실성 없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아직까지 국내 에너지 수요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 산업의 입지를 고려해 탈(脫)원전에 있어서는 신중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박근혜 당선자가 에너지 분야 공약으로 에너지 공급 안정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에너지 세제 개편을 내걸었던 만큼 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기업 등 산업체가 받은 저렴한 전기요금의 혜택을 정상화해 에너지 민주화를 실현하는 한편, 산업용 전기 수요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연간 약 7조원 이상의 전기요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데, 추가로 확보된 세금의 사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산업 육성에도 일부 투입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2기 오바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탄력 받나

유럽 재정위기로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지난 11월 8일 미국에선 2기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재집권에 국내 태양광 업계가 반색을 표하는 데는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환경보호 산업 등이 유망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회복세와 오바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정책으로 미국 시장에서 건설·설비 분야와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바마 정부가 2020년까지 원유 수입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태양광, 풍력, 바이오연료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바마 정권의 유지로 기존의 신재생에너지 진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원동력을 얻었다고 판단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집권 기간 동안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기조를 2기 정권에서도 세액을 공제하는 등의 인센티브 지원정책을 통해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풍력·태양광발전 및 설비, 친환경 자동차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역점을 두고 있는 2기 오바마 정부의 수혜가 국내 기업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태양광 산업에서 미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미국의 태양광 시장은 정부의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 전문 리서치 업체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의 태양광 시장은 1.8GW 규모에서 2012년 2.8GW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는 재정위기로 전 세계 60%를 차지하던 유럽 태양광 시장이 얼어붙고, 독일·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이 유럽 태양광 산업을 견인하던 ‘발전차익지원제도’를 하나 둘 손보기 시작한 것과 대비된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인 GTM은 향후 3년간 전 세계 180개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이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태양광 패널 생산비가 비싼 미국, 유럽, 캐나다 업체들이 전체 예상 파산 기업의 약 50%인 88개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국 내 태양광 제조 산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중국 업체들이 여전히 전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했다. GTM은 가격 경쟁력에서 현저히 뒤지는 미국이 태양광 제조 산업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2013년 말에는 셀과 패널 제조업체들이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태양광 패널의 낮아진 가격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태양광 설치 및 태양광 활용 프로젝트 솔루션 사업 등 태양광발전 관련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반면, 현재 태양광 모듈 생산은 최악의 시기라고 분석함에 따라 제조업 비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미국 내 태양광 생산은 점차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KOTRA 워싱턴무역관에서는 “미국 내 태양광 패널 제조가 하락하고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 판정이 나면서 대체 공급선으로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미국은 2011년 약 31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수입하면서 중국산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10월 10일 반덤핑, 상계관세 조치를 내림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로 중국산 수입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산을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로 한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독일, 일본, 이탈리아로부터의 수입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한국산 수입은 증가하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기대된다.


FIT 정책 부활로 화려하게 컴백한 일본 태양광 시장의 버블현상(?)

일본은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재생에너지 고정가격 매입제도로 인해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42엔의 가격으로 전력회사가 의무 매입하게 됐다. 42엔이라는 가격은 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인 금액으로 많은 사업자들이 태양광발전소 건설(메가솔라 프로젝트)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일본태양광발전협회에 따르면, 2012년 4~9월 일본 태양전지 출하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76.8%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재생가능 에너지의 전량 고정가격 매입제도가 기폭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도상 매입 대상이 되는 발전사업용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4배 증가한 10만kW, 주택용도 52.7% 증가한 82만kW에 달한다. 발전사업용은 출력 1,000k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메가솔라) 건설 러시가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10~999kW의 중·소형 발전소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일본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맞물려 한국 기업들의 일본 진출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LG전자는 미쓰이화학, 물산 등이 2014년 10월 운용 개시 예정인 메가솔라에 태양전지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유라스에너지HD가 건설하는 메가솔라에 납품하기로 했다. 또한 한화가 태양광 패널을 공급하는 마루베니 자회사의 메가솔라에는 8만1,500kW가 공급되는데, 사용되는 패널만 해도 총 37만장에 달한다.


특히 한국남동발전과 STX솔라가 지난해 일본에 발생한 쓰나미로 크게 피해를 입은 센다이시에 국내 기자재 및 기술로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 건설 및 운영에 나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침체된 세계 태양광 시장과 대조적으로 일본 태양광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으로 특히 지난해 원전사고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2013년 상반기 중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 83만평 부지에 45MW급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가 국내 기술로 건설될 예정이다.


한편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의 전량고정가격 매입제도가 시작된 7월 이후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설비인정을 받은 메가솔라의 합계출력이 10만kW에 달해 버블현상까지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율은 일본 업체가 높지만 대형 안건에서 한국 제품의 채용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KOTRA 나고야무역관에서는 “일본 시장에서의 태양전지·패널 납품 확대는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국내 관련 업체의 지속적인 진출 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과 달리 현지 대응체제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AS망 확충, 현지 협력업체 발굴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OTRA 오사카무역관에서도 “최근 재생에너지 보조금 삭감, 재정위기 등으로 유럽의 수요는 줄어들지만 일본의 경우 당분간 태양광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현재 가격적인 면에서 강세를 보이는 중국 기업이 우위를 보이지만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충분히 일본 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국발 호재로 설레는 태양광 시장, 본격적인 상승세는 불투명

최근 중국 정부가 태양광 시장 부양 의지를 밝히면서 관련 업계는 경기침체로 유럽 시장이 줄어든 부분을 중국 시장의 성장이 어느 정도 커버해줄 것으로 기대하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 12월 12일 중국 태양광 시장에 올해 70억위안 규모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5.2G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은 오는 2015년까지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태양광발전소 설치 목표를 기존의 21GW에서 40GW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10GW 규모의 신규 수요가 창출되는 것으로, 세계 태양광 시장의 그동안 연간 수요가 30~33GW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태양광 시장의 수급 밸런스를 바꿀 수 있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양광 생산능력 과잉문제 해소와 미국, 유럽의 대중국 보호무역주의가 크게 강화되면서 전 세계 태양광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서는 절벽 끝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자구책을 낼 수밖에 없어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신흥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한편,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면서 해외로 생산라인을 분산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 발전소 투자를 통해 반덤핑 제소를 피해나갈 뿐만 아니라 중국내 생산과잉 능력을 해소할 수 있다며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편 2011년 중국의 태양광발전 누계 설비용량은 295만kW로 세계 6위를 차지했는데, 2011년 한해에만 설치된 신규 설치용량은 200.8만kW로, 2010년에 비해 260%나 증가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참고로 2008~2011년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131%에 이르렀다. 업계 정보에 의하면 2012년 신설 설비용량을 600만k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2년 9월 중국 정부는 ‘태양에너지 발전 제12차 5개년 계획’을 공표해 2015년에 중국 태양광발전 설비 누계용량을 2,100만kW로 하고 연간 발전량을 250억kWh로 하는 목표를 세웠으며, 2020년에는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을 5,000만kW로 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나아가 자국 기업들의 구제를 위해 2015년 태양광발전 도입 규모를 10GW에서 15GW로 인상하는 등 상향을 거듭하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21GW에서 40GW 수준으로 상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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