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사분기 다소 고전 이후, 2사분기부터 수요증가 및 시장 안정화로 반등세
이 상 열(alex@infothe.com)
월간 SOLAR TODAY 편집인
글로벌 태양광산업계에 모처럼 희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아닌 지난해 4사분기 태양광모듈 출하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Solar Integrated Market 동향 분석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제조공장이 최악의 가동률을 보인 지난해 3사분기를 정점으로 4사분기에 접어들면서 PV 모듈의 출하량은 11GW에 달해 전 분기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글로벌 태양광산업의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산업의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는 올해 2사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2년 4사분기의 수요증가로 인해 올해 1사분기는 약세 전망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은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의 행보를 보였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용량이 7.8GW에 달한 2사분기에는 반짝 성장세를 보였다가, 3사분기에는 7.5GW로 줄어들어 유통업체와 EPC, PV 공급업체들은 PV 모듈의 가격하락과 출하량 감소, 생산량 감소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어려움은 3사분기 글로벌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기업의 설비 가동률이 간접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모듈 생산설비의 가동률은 49%, 셀 생산설비의 가동률은 56%, 웨이퍼 생산설비의 가동률은 55%, 폴리실리콘 생산설비의 가동률은 63%에 각각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모듈시장 규모 또한 60억달러로 이 수치는 2009년 2사분기 이후 최저치에 달했다. 그렇다면, 4사분기의 모듈 출하액이 증가한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해 4사분기를 주도한 시장은 중국과 일본으로, 이들 시장은 유럽의 수요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정도로 시장이 확대됐다. 지난해 4사분기 동안 글로벌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용량은 10.1GW로 추산되는 가운데, 중국의 모듈 공급기업체들이 수요 증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었고, 출하량도 기대 이상을 나타냈다. 4사분기 동안 글로벌 PV 모듈의 출하량은 11GW로 추정되는데, 이 수치는 모듈 관련 업계에서 볼 때에 사상 최대의 수치에 달한다.
모듈의 가격 또한 2012년 9월 말 기준, 결정질은 평균 가격이 와트당 0.70달러에서 4사분기 말에는 와트당 0.65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 같은 가력하락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난해 말 4사분기의 모듈 판매액은 85억달러 수준에 달해, 3사분기에 비해 기업의 투자성장률은 42%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올해 1사분기에는 태양광시장의 계절 특성상 다소 약화된 시장 규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기간 동안 글로벌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량은 6.7GW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업스트림의 출하량과 매출액은 일시적으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모듈의 가격 또한 1사분기는 전년도 4사분기에 비해 4~5%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모듈 매출액 또한 지난해 3사분기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따라서 올 연초에는 많은 모듈 공급업체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거나 아예 태양광시장에서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2013년 글로벌 태양광산업은 일대 전환기 될 듯
올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은 그야말로 중대한 전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사분기가 지나고 2사분기부터는 다행히 글로벌 태양광산업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매출액 증가와 가격 안정화가 실현되는 등 올 한해 전 세계에 신규로 설치되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설치용량은 35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약 10% 정도 성장한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태양광시장의 양적 성장률은 전년 대비 다소 낮아지겠지만, 폴리실리콘에서부터 모듈 공급체인까지 출하량과 매출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국 및 프랑스와 같이 몇몇 태양광산업을 선도하는 국가에서 태양광산업에 대한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대체적으로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표 1은 결정질과 박막 태양광 모듈의 올해 출하량을 예측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태양전지와 모듈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급속한 가격하락과 운영 코스트 절감을 위해 최근에는 기업 간 합병 및 통합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는 업스트림(Ups tream) 태양광 공급 체인 기업체의 수가 약 7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발표되고 있다(표 2).
폴리실리콘 제조에서부터 모듈 조립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직접 제조하는 기업체수가 2010년에는 750개사에 달하던 것이 2011년에는 650개사, 2012년에는 500여개 기업으로 매년 줄어들기는 했지만, 올해와 같은 70% 감소 예측은 그만큼 공급과잉이 글로벌 태양광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역설해주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구조조정과 기업간 M&A는 공급과잉 상태에 직면한 글로벌 태양광산업에서는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M&A 동향을 살펴보면, 상당수의 업스트림 PV 공급기업체는 타사에 합병되기보다는 사업진출을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상당수의 공급기업들은 실제로 제품 생산을 멈췄거나 결코 생산을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같은 기업 간 합병 및 구조조정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PV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솔라 셀 제조기업 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제품공급 기업들이며, 그 다음으로는 결정질 실리콘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및 셀을 공급하는 Tier-2와 Tier-3 공급기업들도 불안정한 시장상황에 직면해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소형 박막 태양전지 공급기업들 또한 저조한 판매실적과 제한된 시장규모로 인해 다소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품목별 기업의 생존전략 수립만이 경쟁우위 점유
대다수의 수직 통합화 기업들은 통합설비 운영의 고비용과 재정적인 불안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수직 통합화를 파괴할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 수직 통합화를 파괴할 기업으로는 중국 기업들이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되면 때에 따라서는 통합화를 지속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수직 통합화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어 수직 통합화의 붕괴가 급속히 추진될 전망이다. 올해도 가격하락은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Tier-2 기업들은 글로벌 마켓에서 치열한 경쟁을 맞아 정글의 법칙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스트림 공급과 관련한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등과 같이 현지 조달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Tier-2와 Tier-3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이므로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가 결국은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따라서 Tier-2 모듈 제조기업들의 올해 생존 전략은 다가오는 신규시장에서 다운스트림(Downstream) 기업들과 강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Tier-2 제조기업들은 신규시장에서 초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Tier-1 기업에 비해 좀더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아웃소싱할 수 있는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수립이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필요하다. 왜냐하면, 수익창출과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확실한 비지니스가 요구되는 위탁 제조기업들로서는 Tier-2 모듈 제조기업들이 사업의 성공을 가늠할 만큼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Tier-2 모듈 제조기업 또한 중소규모의 엔지니어링과 EPC 건설 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는 고성장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둬야만 한다. 이들 기업은 초기에는 Top-Tier 제조기업과의 합병에 다소 소극적이지만, 설치면적이 커지고 가격이 주요 핵심 요소가 되면, 저코스트의 생산기업과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동향은 인도와 같은 시장에서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으며, 칠레와 같이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도 중요한 비즈니스 전략이 되고 있다.
올해 박막 태양광 모듈이 결정질 태양광 모듈에 비해 가격이 더 이상 경쟁요소가 되지 못한다면, 박막 모듈 제조기업들 또한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모듈 Tier-2 공급기업들과 유사한 생존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박막 태양광 모듈의 가격이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모듈과 같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박막 태양전지는 시장 규모가 작은 틈새시장에서만 선택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이래저래 새해 벽두부터 불어 닥친 태양광관련 기업의 구조조정과 기업간 합병이 올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2013년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여건이 좋아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극복했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전망보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더 많고, 기업들 또한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충분히 학습 효과를 거쳤기 때문에 올 한해 글로벌 태양광산업의 전망은 안정적인 기반에서 성장을 추구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태양광관련 기업들도 1년이라는 장거리 마라톤에서 한 기업도 낙오없이 완주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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