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국제표준화 선도
이 주 야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자국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국제 표준을 통한 제품의 시장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개도국들의 신규시장을 주축으로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신재생에너지산업은 2012년 2,440억달러에서 2020년 3,49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산업은 미국, 독일, 중국, 스페인, 인도, 이탈리아 등의 국가가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 10개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전략으로 풍력, 태양광 분야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에탄올 세계 1위의 강국인 미국은 전 분야에 걸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태양광발전 확대정책과 풍력발전기 제조업체 육성으로 태양광과 풍력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태양전지분야 원천기술 보유국인 일본에는 샤프, 교세라, 산요 등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은 2011년 기준 약 9.85조원 규모의 세계시장에서 3.5%의 미미한 시장규모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기업 매출액의 98%를 점유하는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3대 분야의 성장과 함께, 태양광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작업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11대 신재생에너지 분야별 2020년 중장기 표준화 로드맵 발표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 국제표준(IEC) 제안이 확대되고, 국내에서만 통용되던 신재생에너지 설비인증 제도가 국제적으로 상호인정이 가능한 제도로 개선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국제표준 선점을 통한 시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 11월 14일 서울 베스트웨스턴 구로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에너지관리공단 등 유관기관과 업계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표준화 전략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산업표준(KS)의 국제화 도모, KS와 기술기준간의 연계성 확보, 표준과 R&D 선순환 체계 구축, 신재생에너지 국제표준 제안 확대(10종), IEC 기반의 국제공인시험기관(CBTL) 지정 확대 등 핵심 추진 과제가 제시되고, 세부적으로는 태양광, 수소, 연료전지, 태양열, 풍력, 바이오연료, 지열, 폐기물에너지, 석탄이용, 해양에너지, 소수력 등 11대 분야별로 향후 2020년까지의 중장기 표준화 로드맵이 발표됐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자국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국제표준 선점을 통한 자국 제품의 시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ISO, IEC 등 국제표준화기구 대응 활동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표준’에 대한 후발 주자로서 아직까지는 세계 시장에서의 표준 경쟁력은 미약하다.
신재생에너지 표준제도 선진화
이날 발표된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신재생에너지 표준제도 선진화와 표준활동 강화, 그리고 수요자 중심의 인증서비스 제공 등으로 요약된다.
첫 번째 주요 내용인 신재생에너지 표준제도 선진화는 신재생에너지 산업표준(KS)의 국제화를 도모하기 위해 2015년까지 국제표준(IEC/ISO) 55종을 KS로 신규 도입·제정할 예정이다.
산업표준과 각 부처별 기술기준이 각각 따로 운영돼 발생되는 업계의 중복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올해 말 기술표준원에 설치되는 ‘기술규제개혁작업단’을 활용해, 경부, 산림청 등 각 부처별 기술기준은 KS 제·개정과 연계될 수 있도록 개선된다.
신재생에너지 R&D와 표준화 연계성 강화를 위해 2013년부터 신규로 진행되는 R&D 과제는 과제 기획, 중간 평가, 종료 등 전 주기에 걸쳐 표준화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R&D 기획 단계에서는 ‘표준화 동향조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예산의 일정비율(10%, 2~ 3억원)은 표준화 과제로 할당하고, 전담기관이 R&D 진행단계별 과제 평가시 표준화 진행상황을 평가항목에 반영하고, 과제종료 이후에는 국가표준이나 국제표준으로 제안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국제표준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미구성된 바이오연료, 폐기물에너지, 태양열, 석탄이용, 지열 분야에 대한 전문위원회(5개)는 새로 신설한다.
표준활동
강화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전략의 두 번째 이슈는 표준활동 강화다. 신재생에너지 11대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술력 수준, 시급성 및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2020 전략기술 표준개발 과제’ 20개를 선정하고, 선정된 표준개발 과제에 대해서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0억원의 R&D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제표준 선점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태양광발전 전력변환기의 안전성 요구사항’, ‘부유식 풍력발전기 설계요건’, ‘마이크로 연료전지 전력시스템에 대한 전력 및 데이터 상호호환성’, ‘해양에너지설비 계류시스템 평가기술’, ‘해양온도차 발전시스템에 대한 설계평가지침’ 등 5종의 국제표준은 2014년까지 제정을 완료하고, ‘태양광발전용 커튼월의 신뢰성 평가기술’, ‘태양광 모듈의 HSE (Health, Safety & Environment) 평가방법 표준화’, ‘BIPV 창호를 위한 염료감응 태양전지모듈 표준화’, ‘300Nm3/h급 천연가스 개질 수소 스테이션 표준화’, ‘이동형 연료전지의 양방향 전력전송특성 평가방법’ 등 5종의 표준은 2014년 말까지 신규로 제안할 예정이다.
국제표준화기구에서의 대외 표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6월 부산에서 IEC TC82(태양광) 총회를 개최하고, 2015년에는 연료전지와 풍력 분야 TC 유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수요자 중심의 인증서비스 제공
신재생에너지 표준을 통한 산업화 초석을 다지기 위한 세 번째 요소는 수요자 중심의 인증서비스 제공이다. 현재 국내 제도로만 통용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인증을 IEC 기반 국제상호인정(인증)체계와 연계해 수출 업체를 위한 국제인증제도로 개선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발급되는 태양광 제품 인증서가 해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태양전지소자, 전력변환장치 등 10개 품목에 대해 기존 성능검사기관(KTL, KTC, 에기연)을 대상으로 국제공인시험기관(CBTL) 지정을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2017년 인증시행을 목표로 IEC가 준비중인 신재생에너지 단일 적합성평가체계인 ‘IECRE’ 인증 체계에 대한 대응 활동을 강화해 풍력발전기, 해양에너지 등 신규 분야 국제상호인증도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김정환 지식산업표준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과 함께 국제표준 선점을 통한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분야 국제표준 제안을 확대할 수 있도록 표준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국제표준화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정환 국장은 “신재생에너지 표준화 작업은 국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으로는 관련 기업과 전문가들의 실행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위기는 기회이며, 위기극복을 위한 도약 차원의 기술표준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OLAR TODAY 이 주 야 기자 (juyalee@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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