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판매 넘어 SI 사업으로 영업력 확대해야”
김 미 선 기자
‘2014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를 통해, 태양광 중심축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완전히 이동함에 따라 일본 및 중국 등의 아시아시장이 전 세계 태양광 트렌드를 이끄는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이에스피브이 최우식 이사는 “전 세계 태양광 설치규모가 25~28GW 수준이었을 때는 유럽이 전체 물량 중 60~70%를 차지하며 태양광시장을 주도했지만, 경제 위기 및 정부 지원책 변화 등으로 인해 유럽 내 태양광 수요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면서, “그 반면, FIT 제도가 부활한 일본과 더불어 자국 내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진행 중인 중국의 경우 전 세계 태양광 설치 물량 중 50%가 이들 두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최근 태양광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지난해 태양광 핫플레이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지되면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새로운 전력원이 필요해졌으며,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FIT 제도를 부활시키며 태양광 설치 용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시장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바 있는 캐나디안솔라 손태규 대표는 “지난해 일본시장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대규모 태양광 수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FIT 제도가 부활하면서 어느 정도 일본시장이 활성화될 것은 예상했지만, 그 결과가 당초 예상치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 내 태양광 설치 물량이 3~4GW 정도 수준일 것으로 판단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본 내 설치된 물량만 해도 7GW에 달했다”면서, “일본 내 시장분석기관들은 올해 일본 태양광시장 규모가 2013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으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설치 물량이 올해 말까지 8~9GW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 정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져, 2015년도 일본 태양광시장도 7~8GW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약 12GW의 태양광 설치 규모를 기록한 중국 역시 향후 관심이 집중되는 태양광 주도국이다. 제이에스피브이 최우식 이사는 “불황을 거치며 일부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중국의 경우 태양광산업에 대규모 기업지원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중국 태양광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유럽 및 미국 등에서의 반덤핑 관세 부과 이슈가 존재한다. 반덤핑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기업들의 대외 수출에 제동이 걸리자 중국 정부는 수출보다는 자국 내에서 생산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 때문에 향후 중국 태양광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최 이사는 “중국이 계획 중인 자국 내 시장 물량만 해도 10GW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를 통해 수요 개선이 이뤄지면서 중국은 결국 자국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소비하는 시장으로 변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셀&모듈 트렌드 1
셀 효율 상승에 따른 주력 모듈 변화
전 세계 태양광 셀&모듈 업계의 트렌드를 ‘고출력’, ‘고효율’, ‘저비용’ 이 세 가지 단어로 정리하는 데에는 관련 업계 관계자들도 공감하지만, 이를 실현하기란 이론과 현실상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에도 공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셀 효율이 한층 높아지면서 그 여파가 모듈업계에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쏠라리버 김영환 과장은 “셀 효율이 높아지다 보니 그동안 주력 모듈 모델이었던 250W를 생산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내년부터는 300W 모듈이 보편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쏠라리버는 최근 300W급 단결정 모듈을 출시해 시장에 선보였으며, 시장 반응 확인 후 300W급 다결정 모듈을 주력 모델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제이에스피브이도 300W급 고출력 모듈 출시에 대해 고민 중이다. 최우식 이사는 “300W급과 같이, 고효율 셀로 고효율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일부 라인도 고려 중”이라면서, “하지만 향후 이 같은 고출력 제품 수요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일지는 일단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모듈 트렌드 2
한층 강화된 신뢰성 테스트로 모듈 제조업체 부담 가중
올해로 접어들며 조금은 달라진 태양광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분야는 셀&모듈 업계다. 수요가 늘어나자 대부분의 모듈 제조업체들이 설비 증설 및 교체, 1교대에서 2교대로의 생산체제 변화 등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셀&모듈 업계의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 모듈 제조업체의 현실이다.
월드홀딩스 김 석 팀장은 “최근 태양광발전시스템 단가가 급락하면서 모듈 단가도 내려감에 따라, 일부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들은 단가를 맞추는 데만 급급해 품질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 부작용이 최근 모듈 제조업계에 부메랑으로 다시 돌아와 업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단가는 맞췄어도 품질이 떨어지자 엔드유저들이 외면하게 됐으며, 이는 곧 매출량 급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모듈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잃게 된 엔드유저들은 모듈 제조업체들에 한층 강화된 신뢰성 테스트를 요구하고 나서, 현재 관련 제조업체들은 한계마진까지 내려간 단가를 맞추랴, 모듈 테스트를 강화하랴 이중 부담에 시달린다는 설명이다.
김 석 팀장은 “현재 태양광 경기가 다소 회복해 외부적으로는 수요가 늘어나 태양광 모듈 제조업계의 상황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처럼 품질 회복을 위한 신뢰성 테스트는 더욱 강화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국외에서는 이런 추세가 거의 보편화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테스트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석 팀장은 “최근 Anti PID 기능이 없는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듯이 고객이 요구하는 한층 강화된 신뢰성 테스트 기준을 만족시키지 않는 모듈 제조업체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음으로써 자연스럽게 2년 안에는 시장 정리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모듈 트렌드 3
제품 판매보다는 SI 및 개발사업도 병행해야
셀&모듈 등 제품 중심의 제조업을 진행하고 있는 태양광 업체들 대부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조 판매업 외에도 설치 시공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전통적으로 태양광 모듈 제조에 주력하던 쏠라리버의 경우에도 이미 2012년 말부터 설치 시공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캐나디안솔라의 경우에는 국내시장에서 모듈 판매만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시장에서는 단순 모듈 판매를 넘어 SI 및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캐나디안솔라 손태규 대표는 “올해 일본 태양광시장 규모가 8~9GW에 이를 전망으로, 내년에도 7GW 정도의 거대 시장이 예고되고 있다”면서, “모듈 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이 높지 않으므로, 현재 일본시장에서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완공 후에는 매각하는 개발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사업 모델은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이에스피브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이에스피브이 최우식 이사는 “모듈 단가가 지금보다 올라가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공급과 수요가 맞춰진다 하더라도 이제는 제조업체의 이익보다는 EPC 등 발전소 건설 쪽으로 사업 전망이 바뀌고 있고, 모듈 제조와 SI 사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제조업체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으므로 제이에스피브이도 내년부터는 SI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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