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여도 끄떡없고 가위로 잘라도 끄떡없는 리튬이온배터리
  • 최홍식 기자
  • 승인 2018.02.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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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새로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 됐다. 새로 개발된 기술의 리튬이온배터리는 불 속에서도 폭발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구부리거나 가위로 잘라도 끄떡없이 성능을 유지한 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프린팅 공정으로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으며, 고압전지로도 구현할 수 있어 전기자동차나 사물인터넷 등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UNIST 이상여 교수팀, 유연성, 안정성 잡은 전고체전지 개발

[Industry News 최홍식 기자]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 교수팀은 불 속에서도 터지지 않는 ‘안정성’과 마음대로 휘어지는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한 신개념 ‘플렉시블(Flexible) 전고체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 전지 재료를 잉크 형태로 만들어 프린팅하는 기술을 도입해 원하는 사물 디자인에 맞춘 배터리를 쉽고 편리하게 제작할 수 있다.

불을 붙여도 터지지 않고 정상 작동하는 플렉시블 전고체 리튬이온전지의 모습. [사진=UNIST)
불을 붙여도 터지지 않고 정상 작동하는 플렉시블 전고체 리튬이온전지의 모습. [사진=UNIST)

리튬이온전지는 크게 음극, 전해질, 양극으로 나뉜다. 현재 액채 전해질을 이용하는 리튬이온전지가 널리 쓰이는데 폭발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해질까지 모두 고체를 사용하는 ‘전고체전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무기전해질(고체)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시됐는데, 이 경우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상영 교수팀은 전고체전지의 전해질로 유연성이 우수하면서 불에 잘 붙지 않는 고체 상태의 ‘유기전해질’을 도입했다. 전해질의 상태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면서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무기전해질 대신 유기전해질을 사용하면서 유연성까지 얻었다. 연구진은 또 전지의 음극, 전해질, 양극 재료의 유변학(Rheology) 성질을 조절해 잉크 형태로 만들었으며, 이 재료들을 단계적으로 프린팅하는 공정을 수행함으로써, 고온·고압 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단위 전지가 직렬로 연결된 바이폴라(Bipolar) 구조의 리튬이온전지를 구현했다. 이 전지의 충전전압은 7.2V의 고전압을 나타낸다.

이 교수팀이 신규 개발한 새로운 리튬이온전지는 프린팅 공정을 활용하기 때문에 장난감 자동차의 지붕 같은 곡면에도 전고체전지를 쉽게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장난감 자동차 위에 LED 램프를 켜고 전지에 불을 붙이는 화재 모사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번에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불이 붙이 않으며, 이와 동시에 LED 램프가 계속 켜짐으로써 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반면,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불을 붙이는 순간 발화 됐다.

또한, 전지의 일부를 가위로 잘라낸 뒤에도 LED 램프가 켜진 상태를 유지해 우수한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러한 안정성 향상 외에 개발된 전지는 100회 이상 반복적으로 굽힌 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유연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향상을 보였다.

플렉시블 전고체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한 이상영 교수(오른쪽)와 김세희 연구원(왼쪽) [사진=UNIST]

이상영 교수는 “현재 이차전지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폭발에서 안전한 전고체전지 개발이다. 이번 연구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며, “가위로 자르는 것은 물론 불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구현함과 동시에 우수한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전지 제조 측면에서도 프린팅 공정을 이용하기에 쉽게 전지를 만들 수 있다”며, “이 기술은 고전압 전기 개발에도 이용될 수 있기에 소형전기차는 물론 전기자동차의 전원으로도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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