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유기 태양전지, ‘상온’에서 쉽게 만든다
[인더스트리뉴스 최홍식 기자]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 교수팀은 열처리 없이 상온에서 제작 가능한 휘어지는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 태양전지는 ‘그래핀 전극’과 ‘산화아연나노입자’를 활용하는 방법을 이용함으로써 상온공정에 성공했다. 박 교수팀의 이번 연구개발 성과는 향후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중요한 기술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NIST 박혜성 교수팀이 개발한 그래핀 전극기반 유기태양전지는 펜을 둘러쌀 정도로 잘 휘어진다. [사진=UNIST]](/news/photo/201804/22817_13455_2217.jpg)
그래핀 전극 및 산화아연 나노입자 사용
유기태양전지(Organic PhotoVoltaics, OPV)는 생산 비용이 낮고, 가볍고 유연한 소자를 구현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한 차세대 태양전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효율과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큰 제약이 있었다. 최근 12% 이상의 광전변화요율을 보이는 고효율의 유기태양전지가 개발됐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되고 있으나 주로 전극에 딱딱한 소재를 사용하는 경향이 많아 휘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극에 유연한 물질을 써야 한다. 박혜성 교수팀은 우수한 광학적·전기적·물리적 특성을 보이며 유연하고 잘 휘어지는 그래핀을 전극 물질로 사용했다. 그래핀 전극 위에서 전하를 이동시키는 전하수송층 물질로는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선택해 코팅했다.
그 결과 그래핀 전극기반 유기 태양전지로는 최고 효율 수준인 8.2%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그래핀 전극, 산화아연 나노입자, 광활성층, 금속 전극 구조의 유기태양전지를 제작해 그래핀 전극 사용 시 광전변환효율을 측정 비교하고 휘어지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기판에 적용해 굽힘 시험을 통해 그래핀 전극 기반 태양전지의 유연성이 훨씬 뛰어남을 증명했다. 또, 그래핀의 뛰어난 물리적 특성 때문에 100번 이상 굽힘 시험을 해도 80% 이상 초기 효율이 유지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 위에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과정에서 열처리를 배제해 전체 공정을 매우 단순하게 개선했다. 기존의 유기 태양전지 제작공정에서는 전극 위에 전하수송층을 올린 뒤 반드시 고온 열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핀 전극 기반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 교수(오른쪽)와 정승온 연구원(왼쪽) [사진=UNIST]](/news/photo/201804/22817_13456_2328.jpg)
웨어러블 전자기기 활용 등 유기태양전지 상용화 가능성 높여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유기태양전지 전극으로 사용하는 기술과 나노입자 소재를 열처리 없이 사용하는 기술의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한 소자의 유연성 확보와 나노입자 도입을 통한 상온 공정 개발로 고효율의 휘어지는 유기 태양전지 제작은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가볍고 제작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 활용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정승온 연구원은 “그래핀은 물을 튕겨내는 성질이 있는데다 다른 용매도 잘 받아들이지 않아서 표면에 다른 물질을 코팅하기 까다롭다”며, “산화아연 나노입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래핀과 결합 여부를 파악한 덕분에 상온 공정이 가능한 그래핀 전극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UNIST 박혜성 교수는 “유연하고 효율 높은 유기 태양전지를 열처리 없이 제작할 수 있어 사용화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프린팅 공정과 더불어 상온 공정까지 적용하면 유기 태양전지도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밝혔다.
![그래핀 전극에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전하수송층으로 활용한 유기 태양전지의 구조 [그림=UNIST]](/news/photo/201804/22817_13457_241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