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이 만드는 AI 생태계, 국내 기업 대응 현주소는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9.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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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시리(Siri)와 대화를 나누고, 어시스턴트(Assistant)에게 알람을 맞추거나 문자 메시지 전송을 명령하는 시대이다. 거부감 없는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딥러닝으로 학습하는 AI,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가치 커진다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모바일 OS의 양대 산맥인 애플과 구글이 새로운 혁신동력으로 AI를 주목하고 나섰다. 지난 10여년의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어온 이들 두 기업은 흥미롭게도 폐쇄성과 개방형 생태계를 운영하며 성장해왔고, 이제 이 두 기업의 경쟁은 AI를 활용한 자동차, 가전 등 스마트홈 등과 같은 다양한 산업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의 AI 생태계가 최근 고도화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화되고 있다. [사진=pixabay]
구글과 애플의 AI 생태계가 최근 고도화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화되고 있다. [사진=pixabay]

반면, 최근 두 기업의 행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지는 시점이 됐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AI 등 혁신 기술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솔루션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승훈 연구원은 “최근 치러진 두 기업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발표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비전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구글은 자사의 모든 역량의 중심을 인공지능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애플은 시리에 새로운 기술을 탑재하기 보다는 기존 시리에 진보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사용자 측면의 사용성 강화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선된 시리는 사용자의 일상 생활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한다면서 일례로 매일 아침 커피를 주문하는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학습해 사용자를 대신해 커피를 주문해주거나, 퇴근 길에 차량에 탑승 후 내비게이션을 실행하고 음악을 틀고, 도착 예정 시간을 가족에게 알리며, 집안의 가전(온도, 조명 등)을 제어하는 등과 같은 일련의 작업들을 사용자가 정의한 단일 명령어 ‘Going Home’ 한 번에 실행할 수 있게 한다.

구글은 마치 사람처럼 언어를 구사하며 인간과 대화하는 혁신적으로 진화된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듀플렉스는 미용실과 식당에 전화를 걸어 사용자를 대신해 예약을 진행하고, 문장 단위에서 억양까지 매우 정교한 수준으로 언어를 구사해 전화를 받은 식당의 종업원이 인공지능인지를 눈치 채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는 이렇게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듀프렉스 기술의 핵심은 바로 딥러닝(Deep Learning)에 있고,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의 본격적인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조성진 대표는 지난 8월 독일에서 '인공지능은 모든 생활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조성진 대표는 지난 8월 독일에서 '인공지능은 모든 생활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LG전자]

이 연구원은 “실제 미국 내 소상공인들의 약 60%가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매달 약 10억 통에 이르는 전화를 일일이 사람이 처리하고 있는데, 듀플렉스가 사람을 대신해 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히고, “게다가 듀플렉스는 이러한 예약 서비스뿐만 아닌 콜센터, 리테일, 교육 등 폭넓은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기술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을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국내 기업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각국의 AI연구센터를 거점으로 인재 영입과 R&D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5곳의 AI연구소가 설립됐다. LG전자 역시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면서 AI 생태계를 강조했다. 지난 8월 조성진 대표는 유럽 국제 가전박람회(IFA2018)에서 ‘인공지능으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진다’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펼친 바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빅데이터의 결합, 5G를 통한 연결성 향상 등으로 인공지능은 우리의 모든 생활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시킬 것”이라면서, “인공지능 제품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필요한 제품을 미리 주문해 퇴근길에 찾아올 수 있도록 차량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AI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애플과 구글 등 두 공룡기업에 단독 대응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이들 주요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혁신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를 도모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구글, 애플의 기술과 생태계에 단독으로 대응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구글, 애플이 새롭게 만들고 있는 생태계에 초기부터 빠르게 참여해 생태계 내 주요한 입지를 선점함과 동시에 자율주행과 같은 새로운 혁신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과 사업화를 통한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탐색해 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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