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 고려 안하는 이유로는 해외시장 확대 및 국내 고임금, 노동시장 경직성 등 꼽혀
[인더스트리뉴스 방제일 기자] 제조 선진국의 리쇼어링(Reshoring) 현상이 최근 10년 사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미국기업 GE는 중국과 멕시코의 세탁기·냉장고 생산라인을 켄터키 주로 되돌아왔다. 일본기업 캐논은 오이타현에 스마트 공장을 세워 자국 내 카메라 생산비율을 43%에서 60%로 늘렸다. 독일의 아디다스 또한 중국과 베트남의 운동화 생산기지 확충 대신 바이에른 주에 스피드팩토리를 구축했다.
이처럼 제조 기업들의 리쇼어링 현상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지난 2010∼2016년 미국으로 돌아온 기업은 1,600개에 달한다. 최근 3년 사이 유럽연합(EU) 복귀 기업은 160개, 2015년 한 해 동안 일본으로 리쇼어링한 기업은 724개에 달한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리쇼어링 현상은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제조 기업 중 해외사업장을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150개사)를 한 결과 96%에 해당하는 대다수 기업들은 국내 유턴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턴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비중은 1.3%로 2개사에 불과했으며 향후 국내사정이 개선되거나 현지사정이 악화될 경우 국내 유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2.7%로 4개사이다.
국내유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해외시장 확대(77.1%)가 첫 번째 이유로 꼽혔으며 국내 고임금 부담(16.7%),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4.2%)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해외진출 기업들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대응과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해외 생산거점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해외 생산거점에 대한 추가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의 투자규모 유지(67.4%) 및 투자 규모 확대(24.3%), 경영환경이 더 나은 제3지역으로 진출(5.6%), 투자규모 축소(2.1%)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재의 해외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 수준을 축소하기보다는 유지 및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유턴기업 확대를 위한 필요 과제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9.4%) 및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완화(27.8%), 비용지원 추가 확대(14.7%), 법인세 감면기간 확대(14.2%), 수도권 유턴기업에도 인센티브 허용(7.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국내기업 유턴 촉진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화․규제완화 등 국내 경영환경 개선이 세제 등 직접적인 지원제도의 확충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리쇼어링은 주력 제조업의 침체에 따른 투자 및 고용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의 비싼 인건비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기업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