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폴리실리콘 대신할 기술 개발 박차
  • 정형우 기자
  • 승인 2020.02.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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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생산비용 대비 3배~8배 가량 저렴한 페로브스카이트 주목 받아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지난 12일 OCI가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해 큰 이슈가 됐다.

상용화된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연이은 가격 하락과 더불어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 태양전지 제조사들이 휘청거리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PSC)’가 또 다시 주목 받으며, 기술 개발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PSC)’가 또 다시 주목 받으며, 기술 개발 현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dreamstime]

국내 연구진,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의 길을 열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주목 받기 시작한 이유는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생산단가가 비싸 대량 보급에 한계가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0℃ 이상의 고온 생산공정이 필요한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400℃ 이하의 공정을 통해 생산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는 생산비용이 낮고 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광전변환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와 유사하다. 생산비용은 실리콘에 비해 3배~8배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페로브스카이트는 전력 생산 레이어를 포함한 두께가 크리스털 실리콘 태양 전지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구조적 장점 덕분에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가벼운 성질로 인해 투명 전도성 전극을 사용해 외벽이나 창문 같은 위치에 배치할 수 있어 제로에너지 건물의 확산을 이끌 가능성도 높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 모듈(5×5, 25㎠)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가 태양전지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건 2009년 일본의 미야자카(Miyazaka) 교수팀에 의해서다. 이후 2012년 성균관대학교 박남규 교수진이 액체 상태의 페로브스카이트를 고체 형태로 바꿔 10%에 가까운 효율을 선보이며 상용화의 가능성을 열었다.

한편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이 크리스털 실리콘 태양 전지보다 좁은 영역에서 25.2%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하기는 했으나 기존 기술로는 넓은 영역에 소재를 균일하게 코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 결과 에너지 전환 효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즉, 좁은 면적에선 상용화 수준의 효율을 확보했으나 실질적인 상용화를 위해선 대면적 효율이 좋아야 한다.

국내외 여러 연구진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대면적에 고효율 및 안정성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기술개발 계속돼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신개념 박막 기술 DHA(Double-layered Halide Architecture: 이중층 할로겐화물)를 개발했다.

기존의 페로브스카이트 할로겐화물 박막 표면에 신규 할로겐화물층을 형성할 수 있는 신개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막의 수분 안정성을 향상시켰으며, 동시에 박막 상부에 형성하는 정공수송층을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용성 전도성 고분자 P3HT를 활용해 그 물성을 극대화한 결과 고효율, 고안정성, 대면적화를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일 규격의 제품 중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가진 파나소닉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 [사진=파나소닉]

한국전력도 페로브스카이트 개발에 한창이다. 한전은 지난해 10월 광전환효율 20.4%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에 성공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쉽게 설치가 가능해 향후 휴대용 전자기기에도 부착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해 효율 향상에 더욱 매진해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2월 판교에 차세대 태양광 전기 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센터를 설립해 원천기술 이외에도 새로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진행 중이다.

해외 사례로는 최근 파나소닉(Panasonic Corporation)이 신재생 에너지 및 산업기술 개발 기구(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 NEDO)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실시된 연구를 통해 유리 기질을 활용한 경량화 기술과 잉크젯 인쇄 기술을 바탕으로 한 광역 코팅 기술을 개발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에너지 모듈(개구 면적 802cm2: 길이 30cm x 너비 30cm x 두께 2mm)로 16.09%라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NEDO와 파나소닉은 계속해서 페로브스카이트 레이어 소재를 향상시켜 크리스털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높은 효율을 달성하고 이 기술을 새로운 시장에서 실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구축함과 더불어 생산 비용을 와트당 15엔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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