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지난해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더욱 상향조정한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제도 정비에 돌입했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재생에너지지침의 2차 개정안(Renewable Energy Directive 2, RED-Ⅱ)의 세부 내용을 수정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9월 17일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당시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55%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기로 의결하고, EU 의회와 세부내용을 조정 중에 있다.

에너지효율 및 재생에너지 비중, 35%로 상향 조정
지난 2월 19일, EU의 에너지위원장(Energy Commissioner)은 재생가능, 혹은 저탄소 연료 및 가스에 대한 인증제도가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RED-Ⅱ 개정 과정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030 기후목표 달성 과정에서 항공, 선박 등 전력화가 어려운 부문의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현재 발효 중인 1차 재생에너지 지침(RED-Ⅰ)은 2021년 6월 30일 효력을 상실하며, 이후부터는 지난 2017년 도출된 RED-Ⅱ가 효력을 가진다. RED-Ⅱ에서는 RED-Ⅰ대비 상향 조정된 2030년 에너지효율목표와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가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제도 정비로 인해 RED-Ⅱ에서 에너지효율 및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는 각각 기존 27%에서 35%로 상향 조정됐다. 수송부문의 에너지소비 중 12%는 재생에너지로 충족 및 2021년 이후 1세대 바이오연료에서의 팜유 퇴출도 RED-Ⅱ의 주요 내용에 속한다. 팜유는 생산과정에서 CO2가 배출되고, 농지 마련을 위한 벌목 등으로 삼림파괴가 발생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Fit-for-55’, 온실가스 감축 위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내용 포함
EU의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조정 계획에 따라 유럽에서는 기존 관련 제도 및 정책을 해당 목표에 맞게 수정하는 ‘fit-for-55’ 패키지가 추진되고 있다. ‘fit-for-55’ 패키지는 유럽 그린딜 이니셔티브 중 2030 감축목표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Fit-for-55’에 포함되는 제도 및 정책의 제·개정은 2021년 연내 추진될 예정이며, 이번에 계획된 RED-Ⅱ 개정에서부터 EU-ETS 개정, 에너지효율 목표 상향, 에너지 세제지침 개정에 이르기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EU-ETS의 개정과 관련해서는 항공・선박수송 및 건물부문의 EU-ETS 포함과 EU-ETS와 항공부문 관련한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가 194개 회원국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항공부문 배출규제안인 탄소상쇄 및 저감계획(Carbon Offsetting and Reduction Scheme for International Aviation, CORSIA) 적용 등이 예정돼 있다.
에너지효율 목표에 있어서도 RED-Ⅱ 개정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2030 목표에 부합해 에너지효율 목표를 상향조정한다. 기존 에너지효율지침에서 제시한 2030년 에너지효율 목표는 1990년 대비 32.5% 향상(영국 포함)으로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에너지세제지침(Energy Taxation Directive)을 개정해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세제지침에는 항공유와 선박유가 주요 개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에너지지침에서 항공유와 선박유는 면세 대상이었다. 이외에도 ‘fit-for-55’ 패키지 추진을 통해 유럽 내 신규 승용차 및 소형 상용차에 대해 보다 강력한 CO2 배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14조 유로 투입되는 ‘EU 적응전략’ 채택
한편, EU집행위는 지난 2월 24일 기후변화에 적응(adaptation)하는 동시에 경기부양을 도모한다는 내용의 ‘EU 적응전략(EU Adaptation Strategy)’도 채택했다. 유럽 그린딜 이니셔티브 중 하나인 이번 전략은 총 14조 유로가 투입될 계획이며, 세부 내용은 회원국간 논의를 거쳐 올 6월 확정될 예정이다.
‘EU 적응전략’은 2013년 최초로 마련된 EU 기후변화 적응 플랫폼인 Climate-ADAPT에 대한 2018년 평가 내용을 토대로 개발됐다. Climate-ADAPT는 유럽의 기후적응 플랫폼이며, 동 플랫폼을 통해 △유럽의 기후변화 예상 △유럽 내 개별 지역과 산업 부문 취약성 △EU 회원국 별 적응 전략 및 조치 △적응 사례 연구 △적응 계획 지원 등에 대한 데이터 및 정보가 공유된다.
‘EU 적응전략’에는 △스마트 적응(smart adaptation) △보다 신속한 적응(faster adaptation) △보다 체계적인 적응(more systemic adaptation) △국제대응 강화(stepping up international action for climate resilience) 등 총 4가지의 주요 주제 아래 14개의 세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