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 이하 기계연)이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PQD, Perovskite Quantum Dot)으로 대기환경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과 안정성을 확보한 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발표했다.
기계연 나노응용역학연구실 심형철 선임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의 이중 박막에서 일어나는 양이온 교환현상을 이용해 대기환경에서 최대 1,000시간까지 안정적으로 16%의 효율을 유지하는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태양전지의 광 흡수체는 반도체 성질이 뛰어날수록 자외선부터 가시광선, 적외선까지 흡수 가능한 태양광 대역이 다르다. 따라서 태양광을 더 폭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광 흡수체를 만들기 위해 각기 다른 물성의 반도체 물질을 여러 층 쌓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왔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는 양자점은 10나노미터 이하의 매우 작은 반도체성 결정 입자로, 소재의 조성이나 성분을 바꾸지 않고 크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반도체 물성을 조절할 수 있어 다층으로 흡수체를 만드는 데 매우 유리하다.
제조 공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전구체를 뿌린 후 200도 이상의 고온 열처리 과정을 거쳐 결정화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미세한 결정 상태인 양자점은 용매에 분산해 액체로 만들어 기판에 뿌리거나 바르기만 하면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각기 다른 양이온(세슘납요오드화물과 포름아미디니움)으로 조성된 이중 박막 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양자점 태양전지는 양이온의 표면을 둘러싼 리간드가 떨어져 나가고 교환하는 과정에서 결함이 생긴다. 연구팀은 포름아미디니움 이온이 이동하면서 그 결함을 스스로 복구하도록 설계해 안정성을 높였다. 이 때문에 이중 박막 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는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단일 박막 구조의 광 흡수체보다 더 오랜 시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태양전지의 흡수체를 기존 열 공정 없이 용액 공정만으로 만들 수 있어 제조단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실리콘보다 가볍고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성을 활용해 태양전지를 설치하기 어려운 험지의 전력보급은 물론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흡수체를 보강해 기존 시스템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양이온 치환으로 결함이 최소화 된 양자점을 활용해 별도의 코팅이나 봉지화 기술 없이 태양전지의 대기 안정성을 최대화시킬 수 있다.
기계연 심형철 책임연구원은 “단순한 제작 공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의 높은 효율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태양전지의 경제성을 더욱 높이고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달성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계연 주요사업 ‘나노기반 옴니텍스 제조 기술 개발’과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공동기술개발 사업 ‘양자구조체 기반 고효율 초저가 태양전지 기술개발’ 및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유해물질 신속감지 및 차단이 가능한 소프트 스마트 수트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성과는 ACS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12권 51호에 ‘Highly Efficient and Air-Stable Heterostructured Perovskite Quantum Dot Solar Cells Using a Solid-State Cation-Exchange Reaction(고상 양이온 교환 반응을 활용한 고효율·고안정성 헤테로 구조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