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의 HBM 접근 제한 검토… SK하이닉스·삼성전자 영향받을까
  • 한현실 기자
  • 승인 2024.08.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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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삼성 등 중국 기업에 HBM 공급 제한 조치

[인더스트리뉴스 한현실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인공지능(AI) 메모리 칩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AI 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되며, 이르면 이같은 방안이 8월 말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조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은 바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그리고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새 조치에는 HBM2와 HBM3를 비롯한 최첨단 AI 메모리 칩과 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장비가 포함된다. HBM은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메모리 기술로, AI 가속기를 구동하는 데 필요하다. 

다만, 마이크론은 이미 중국에 HBM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미국이 한국 기업들을 제한하기 위해 어떤 권한을 사용할지는 불분명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한 가지 가능성으로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을 제시했는데, 이는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사용한 해외 제품에 대해 통제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두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의 미국 칩 설계 소프트웨어 및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이 규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블룸버그에 “미국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기술 생태계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진화하는 위협 환경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수출 통제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120개 이상의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와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네덜란드, 한국 등 주요 동맹국은 제외될 전망이다. 반도체 관련 조치가 주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President Joe Biden’s administration has already asked Seoul to rein in exports of chip technology to China…'라고 전하며 미국 정부가 이미 한국에 중국으로의 칩 기술 수출을 제한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새 규제는 중국 기업에 대한 HBM 칩의 직접 판매를 제한하지만, AI 가속기와 함께 묶음으로 제공되는 고급 메모리칩의 판매 허용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20 칩에 HBM3를 공급하고 있다.

미 정부는 또한 첨단 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DRAM)의 기준을 낮추고, 중국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 목록을 작성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의 주요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의 화웨이 테크놀로지스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의 제품에 대한 대안으로 자체 어센드(Ascend) AI 칩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의 제재에 대응한 중국의 기술 자립 노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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