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는 오르고, 운임은 줄고"...2030년까지 선단 두배 늘려야하는 HMM의 고민....묘수는?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10.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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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23조5000억원 투입해 선대 확충 계획...상반기 말 자산의 1.5배 규모
최근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고공행진...주요 선사 선박 수 늘리며 수요 크게 늘어
반면 HMM실적과 정비례 관계인 SCFI는 컨테이너 선박 공급과잉으로 지속하락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HMM이 2030년 까지 컨테이너선의 선복량(선박내 화물 적치 공간)을 현재의 두배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투입 예정 금액은 23조5000억원으로 상반기 말 HMM 자산의 1.5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문제는 컨테이너 선가가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HMM 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이 선복량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과 직결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선가는 오르고 운임은 줄어드니 HMM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HMM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선대 확충을 위한 셈법은 다소 복잡해졌지만, 갑작스런 자금 압박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기용선계약을 적절히 활용해 목표로 한 선단 규모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치기도 했다.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 지수는 189.96으로 전달 대비 0.76포인트(p) 올랐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기준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후 선박 가격을 비교하는 지표다. 숫자가 클수록 선박 가격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조선업계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호황기였던 2007년 5월 신조선가 191에 거의 근접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컨테이너선박(2만2000~2만4000TEU 기준)의 신조선가 지수다. 9월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지수는 273.5로 지난해 9월(230)과 비교해 1년 만에 43.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LNG 신조선가 지수는 265에서 261.5로 감소했고, 유조선은 128에서 129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글로벌 선사들의 앞다퉈 선복량을 늘리며 컨테이너선박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컨테이너선사들의 실적과 직결되는 SCFI는 지난 7월 5일 3733.8로 연중 고점을 찍은 후 지난달 27일 기준 2135.08로, 3개월 만에 1598.8p 빠졌다. 아직 통상적으로 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000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하락세가 빠른 것은 우려가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HMM의 선복량 확대 계획도 셈법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HMM은 2030년 까지 컨테이너선 선대를 155만 TEU 규모(130척)로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한편 벌크선도 1256만 DWT 규모(110척)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HMM이 밝힌 선대 확충을 위한 예정 투자금액은 약 23조5000억원에 이른다. 상반기 말 기준 HMM의 자산 규모 15조5881억원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HMM은 신조선가는 오르고, 운임은 내려가는 것에 선대 확충을 위한 고민은 커졌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선대 확충을 위해 렌탈과 리스를 적절히 활용해 자금 압박을 분산한다는 전략이다.

선사들이 보유한 선박은 크게 사선(社船)과 용선(傭船)으로 구분된다. 말 그대로 각각 회사가 보유한 선박과, 선주로부터 빌려쓰는 선박이라는 뜻이다.

HMM관계자는 “사선의 경우 자동차 리스라고보면 된다"면서 "대부분의 선사들이 일시불로 선박을 구매하지 않고 통상적으로 조선소에 네 번에 걸쳐 비용을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용선은 말그대로 렌탈로 장기용선계약을 맺고 빌려쓰는 것인데 용선의 경우도 각 선사들이 보유한 선대에 속한다”며 “투자금액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간에 나눠 지불하는 구조이므로 당장 비용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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