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국내 주요 방산기업 풍산, LIG넥스원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로부터 '투자 배제' 된 불명예 기업 1~2위에 올랐다.
22일 네덜란드 은행감시 시민단체 뱅크트랙과 공정금융인터내셔널이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투자배제 현황을 제공하는 ‘금융 배제 추적(Financial exclusion tracker)'에 따르면 풍산과 LIG넥스원에 대해 '투자 배제' 결정을 한 글로벌 금융사 등 투자기관의 수는 각각 80개, 72개로 전세계 기업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금융 배제 추적'은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투자를 배제하는 사유를 △환경 △기후 △무기 △담배 △국가 △정책 △인권 △사업 관행 △공개되지 않은 동기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나의 기업도 중복 사유로 투자배제 될 수 있다.
풍산과 LIG넥스원은 '무기' 사유로 배제된 건수에서도 각각 74건, 70건으로 글로벌 방산 기업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풍산·LIG넥스원에 이어 3위 라센 앤 토브로(67건), 4위 록히드마틴(65건), 5위 안후이 군사 산업 유한회사(64건) 순이었다.
예를 들어 영국 보험사 아비바(AVIVA)는 지난해 2월 풍산을 무기 사유로 투자배제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구체적 사유는 대인지뢰(Anit-personnel mines)가 지목됐다.
LIG넥스원은 집속탄(Cluster munition)은 생산을 이유로 프랑스의 주요 금융그룹 BPCE 등으로부터 투자 배제됐다. 역시 집속탄을 생산하는 풍산도 다수의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배제됐다.
집속탄은 민간인 피해 가능성이 높아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된다. 한국은 분단국가란 이유로 가입하지 않았지만 국제연합(UN)은 2010년 집속탄 개발과 사용을 금지하는 집속탄금지협약(CCM)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호정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무기와 담배 등이 기업의 주요 생산 품목에 해당할 경우에는 투자 배제 대상에서 제외되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 생산으로 금융기관들로 부터 투자 배제 당하는 것은 방산기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간 이 같은 배제가 사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 배제 추적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93개 금융투자자들은 전세계 5534개 기업에 대한 투자배제 결정을 내린 상태다. 배제건수는 6만6708건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