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막아내기 위해 결사저항 할 것"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20일 성명서를 통해 “MBK·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의 대타협 제안에도 불구하고 더 심해진 회사 흡집내기와 비방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약탈자와 투기업자와 다름 없다”고 날 선 비판에 나섰다.
노조는 이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MBK·영풍의 적대적 M&A가 성공하는 미래를 결코 원치 않는다”면서 “영풍 석포제련소 근로자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중대재해로 대표이사 2인이 나란히 구속된 부끄러운 경영진과 대주주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고려아연 노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히 MBK·영풍에 대해 악질적인 선전과 왜곡, 허위와 비방으로 고려아연 노동자 모두에게 생채기를 내는 거짓 선동을 당장 멈출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MBK·영풍은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과 노동자들의 명예를 더는 실추시키지 말고, 협의의 장으로 나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주주의 일원으로 진지한 대화에 나서”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야욕을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적대적M&A를 막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 저항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분명하게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고려아연 노동조합 성명서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고려아연 노동조합입니다.
지난해 9월 MBK·영풍의 기습적인 공개매수로 시작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가 무려 5개월간 이어지며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내놓은 대타협 제안에 MBK파트너스가 화답하고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열리기를 염원했으나, 되돌아온 것은 더 심해진 흠집내기와 비방 뿐이었습니다.
MBK·영풍 측이 대타협 제안을 거부한 뒤 보여준 행보는 야만 그 자체였습니다. 원주민을 쫒아내고 땅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는 협박과 소송을 남발하는 ‘약탈자’와 ‘투기업자’에 다름없었습니다.
끊임없이 고려아연을 비방하고 공격하면서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회장 개인의 회사로 매도하거나, 사금고 운운하는 등 온갖 거친 언사로 고려아연 임직원 전체의 명예와 우리 일터의 자긍심을 깎아내리기에 급급했습니다. 노동자들의 불안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경영권만 확보하면 그만이라는 ‘문앞의 야만인들’ 그 자체였습니다.
고려아연에 대해 MBK가 근거 없는 낭설, 허위 주장을 늘어놓으며 흠집내기에 주력하는 동안 온산제련소에서 구슬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은 날마다 근심과 걱정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가족들 역시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MBK와 영풍이 적대적 M&A의 야욕을 버리지 않을 경우, 일자리 해고 등의 고용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노동자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많은 노조원들이 지난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상경 투쟁까지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들이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을 폄하하는 행태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SMC 제련소 현장에서 회사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또한 적대적M&A 시도로 SMC의 사업이 축소되고 일자리와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과 호주 경제에 이바지하는 세계 6위 규모의 제련소가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은 국적은 다를지 언정 우리 온산제련소에 일하는 노동자들의 심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실패한 기업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를 막아내는 것이 우리 노동자들을 위하는 옳은 길이라고 생각하며 싸워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들은 고려아연을 개인의 회사인양 취급하지만,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은 지금 현장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노동자, 나아가 50년간 땀과 열정을 바쳐온 수만명의 일터이자 우리 모두의 회사입니다.
고려아연은 우리 노동자와 경영진이 때로는 웃고, 때로는 갈등을 빚으면서도 회사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며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도약시켰고, 대한민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춧돌이자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추로서 거듭났습니다. 이는 110만 울산시민의 지지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따뜻한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요즘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MBK와 영풍에 묻고 싶습니다.
근거 없는 비방과 발목잡기로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분쟁을 지속시켜 우리 노동자들을 쓰러트리고 기어이 회사를 파탄 낼 작정입니까? 여론 호도로 고려아연을 음해하는 동안 불철주야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온산제련소 노동자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습니까?
경제 불황으로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MBK·영풍은 자신들의 사적 이익만 챙기려 궁리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MBK·영풍의 적대적 M&A가 성공하는 미래를 결코 원치 않습니다. 영풍 석포제련소 근로자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중대재해로 대표이사 2인이 나란히 구속된 부끄러운 경영진과 대주주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고려아연 노동자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고려아연 노동자들과 경영진이 ‘100분기 연속 흑자’라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동안 영풍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600억원을 기록하며 실패한 기업임이 입증됐는데도, 고려아연의 재무를 개선하고, 더 나은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감언이설을 그 어떤 고려아연 노동자가 믿을 수 있겠습니까?
MBK 역시 그동안 인수한 기업의 노조와 숱한 갈등을 빚었고 경영 성과가 부진한 곳도 부지기수입니다. 홈플러스와 딜라이브, 네파, BHC 등 그 실태가 어떤 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노동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그 같은 일이 고려아연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고려아연의 모든 노동자들은 적대적 M&A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향은 명백합니다. 고려아연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그 누구보다도, 그 어떤 기업보다도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비철금속 세계 1위에 올랐듯,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우리가 힘을 합쳐 우리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미래입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MBK와 영풍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악질적인 선전과 왜곡, 허위와 비방으로 고려아연 노동자 모두에게 생채기를 내는 거짓 선동을 당장 멈추십시오.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과 노동자들의 명예를 더는 실추시키지 말고, 협의의 장으로 나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주주의 일원으로 진지한 대화에 나서십시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야욕을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적대적M&A를 막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 저항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분명하게 천명합니다.
2025년 2월 20일
고려아연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