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손보, 지난해에도 농작물재해 손해율 상승으로 호황에도 실적 부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막대한 인명 재산 피해를 남긴 영남 산불로 인해 관련 피해 보험금 청구 건수가 5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3000여건 이상이 농작물재해 보험 청구라 관련 보험을 국내에서 전담하고 있는 NH농협손해보험이 대규모 보험금 지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최근 금융감독원과 손해·생명보험협회에서 제출받은 영남 산불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손해보험업계에 4895건, 생명보험업계에 1건의 보험금이 접수됐다.
손해액 조사·확정은 통상 1~3개월 소요 되는 관계로 현재까지 보험금이 지급된 건수는 31건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화재 1135건 △재물 343건 △농작물재해 3138건 △가축재해 24건 △상해 14건 △사망 4건 △자동차 238건 등이다.
대규모 피해로 손보사들도 손해율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돼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NH농협손해보험의 경우 농작물재해 3138건과 가축재해 22건의 피해를 보상해야하는 처지여서 수익성 하락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작물재해 3138건에 대한 지급 보험금의 규모는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가축재해 22건 가운데 21건은 보험금이 아직 산정되지 않았고, 1건은 총 467만8140원의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손보업계 호황에도 불구하고 주요 실적 지표들이 전년 대비 작물 피해 증가와 축사 고액 사고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NH농협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1036억원으로 전년 1133억원 대비 8.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684억원으로 전년 2156억원 대비 21.9% 줄었다.
특히 보험손익은 829억원으로 전년 1173억원으로 29.52% 감소했다.
실적 악화로 보험사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경과조치 후 기준)도 201.59%로, 전년 316.81%에서 115.22%포인트(p)나 내려앉았다.

영남 산불로 인한 대규모 농작물재해 보험금 청구로 NH농협손보의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도 농작물재해 관련 손해율 상승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
손해율은 일정 기간의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수치다. 보험료가 적게 들어오거나 지급보험금이 많아지면 손해율이 높아진다.
NH농협손보의 전체 손해율은 2022년 83.4%, 2023년 86.4, 2024년 89.3%로 매해 3%p씩 상승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특히 농작물재해 보험이 포함된 특종보험 손해율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60.3%, 67.3%로, 6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83.5%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NH농협손보는 지난해 호우, 병충해로 인한 농작물 재해보험 사고발생건수 증가가 손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손보로서는 영남 산불 관련 전체 보험 접수의 5분의 3이 자사로 집중되면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는 피해액 산출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농작물재해 관련 보험 건수가 3000여건 이상 접수됐지만, 아직 사고 조사나 피해액 산정이 완료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손해율 등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손실 규모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나서 대응방안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