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염색약 ‘세븐에이트’와 지사제 ‘정로환’으로 유명한 동성제약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가 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자 외삼촌인 이양구 회장이 신주 상장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맞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성제약은 이 회장과 브랜드리팩터링이 이달 1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신주 상장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 회장 측이 상장금지를 요청한 주식은 지난달 23일 발행한 보통주 51만8537주로, 지난달 16일 동성제약 이사회가 SD에너지를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한 물량이다. 동성제약은 신규사업 운영비 조달 명목으로 20억원 규모의 유증을 진행했다.
이 회장 측이 이렇게 나온 배경에는 나 대표와의 지분 경쟁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이 회장 측 지분은 △브랜드리팩터링 14.12% △장남 이용훈씨 1.26% △차남 이용준씨 0.12% △배우자 김주현씨 0.12% 등 모두 15.62%다.
이에 맞서는 나 대표 측 지분율은 본인 4.09%를 포함해 △모친 이경희씨 1.55% △딥랩코리아 7.13% 등 총 12.77%다. 지분 2% 가량인 신주가 발행돼 나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회사 최대주주이자 오너 2세인 이 회장이 지난달 21일 보유 지분 14.12% 전량을 마케팅업체인 브랜드리팩터링에 120억원을 받고 팔면서부터 시작됐다. 나 대표와의 사전 협의 없이 68년 역사를 가진 회사의 주인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이다.
이에 나 대표 측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절차 개시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모든 채무가 동결될 뿐 아니라 가처분, 강제집행, 임시주총 소집도 중단된다.
동성제약의 실적은 좋지 않다. 2019년부터 최근 6년 가운데 2023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지난해 884억원으로 역성장했고 지난해 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