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란 對 헌정수호' 프레임…김문수, 반명 결집·골든크로스 모색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6·3 조기대선이 24일을 기점으로 정확히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10일 동안 대선 판을 좌우할 2가지 변수가 있다면 보수의 대결집과 후보 단일화 여부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보수 진영의 결집이 가속화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보수층이 '진보 집권 저지'를 위해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현재로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여전히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추격하는 양상이다.
2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20∼22일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6%포인트(p) 하락해 45%를, 김문수·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7%p와 2%p 상승해 36%와 10%를 기록했다. 김문수·이준석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과 오차범위 내다.
하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가 막판 김 후보의 대역전극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김 후보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극적 단일화라는 마지막 초강력 에너지가 없으면 이재명 후보가 여전히 유리한 국면이다.
이준석 후보는 일단 1차 단일화 데드라인인 24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1차 데드라인으로 거론된 '투표용지 인쇄 전(25일 시작) 단일화'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하지만 투표용지 인쇄 이후에도 단일화의 문이 닫히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28일) 전과 사전투표일(29∼30일) 등을 변곡점으로 김-이 양측이 극적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개혁신당측은 여전히 "퇴로는 없다. 이준석 후보는 끝까지 남아있어야지만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보수 진영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경우 사실상 대선판이 3자 구도가 아닌 양자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선거 운동 전략을 짜고 있다. 이재명 후보도 23일 봉하마을 방문 후 권양숙 여사 사저 오찬 백브리핑에서 "이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측은 "김-이 후보 단일화가 극적으로 타결돼 선거 막판 거대한 바람이 불 경우 이재명 후보가 투표일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당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래서 이 후보도 김-이 후보 단일화를 미리 예상하는 발언을 내놓아 민주당과 진보진영 전체를 긴장감 있게 만들고 있다.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도 이재명 후복의 특장점 행정능력과 헌정 질서 회복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축을 넘어설 수 없도록 단단히 바람을 틀어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성원들에게 '절박한 태도'를 강조하는 동시에 상대 진영에 공세 수위를 높이며 '내란 세력'과 '헌정 수호 세력'의 대결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일화 여부에 따라 중도층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한층 적극적인 중도 확장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민주당은 기존 지지층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투표 캠페인도 이어간다. 최근 이재명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이어가며 진보 진영 지지층의 결집이 상대적으로 흐트러졌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은 '반명(반이재명) 표심'을 결집하고 이와 동시에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막판 역전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준석 후보가 "내란 세력과 함께 할 일 없다"며 여전히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적어도 29일 사전투표 전에는 단일화를 성사해 양자 구도를 완성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목표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근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지지율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다. 보수 지지층이 서서히 결집하는 가운데 중도층에서 추가로 지지를 확보할 경우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남은 열흘간 이재명 후보를 '방탄 프레임'으로 난타하면서 민주당의 입법 독주 우려를 부각하는 등 '반명 정서'를 자극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준석 후보가 거듭 단일화 거부 의지를 천명하면서 대선이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일단 지지율 추이를 주시하며 여론조사 시행이 금지되는 28일까지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열흘 가운데 일주일은 여론조사가 공표되지 않는 '깜깜이' 상태에서 선거운동이 이어지는 만큼 각 당은 논란이 될 만한 공약이나 발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도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됐으며,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접촉률은 40.5%, 응답률은 17.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