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태양광산업에서 유지보수(O&M)의 중요성은 해를 거듭할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태양광발전소는 ‘시공’만으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설비로 최상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꾸준하고 올바른 O&M 없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기란 불가능하다. 운영 과정에서의 올바르고 꾸준한 O&M은 수익성과 신뢰성, 나아가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러한 유지보수(O&M)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O&M 시장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아쉬운 목소리가 많았다.
본지는 6월 10일부터 6월 20일까지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025 태양광발전소 O&M 시장전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O&M 운영 방식, 고장 유형,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항목별로 조사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 O&M 시장의 현실을 조명했다.

고장 유형 : ‘인버터 고장 및 통신 오류(47.5%)’ ‘모듈 오염 및 출력 저하(31.3%)’
현재 국내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업자들은 O&M을 ‘자체 인력으로 수행’하거나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또는 두 가지 방식을 적절히 혼합해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시장조사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 중 38.4%가 자체 인력과 외부 업체 위탁 방식을 혼합해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가장 높은 운영방식으로 선택됐다. 전문성을 갖춘 외부 업체에 의존하면서도 현장의 즉각적인 대응력 확보를 위해 자사 인력도 일정 부분 투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태양광발전소 O&M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이들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여전히 O&M의 중요성을 가벼이 생각하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응답자 중 6%는 O&M을 ‘계획 중이거나 운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O&M 유형으로는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인버터’를 선택했다. 47.5%가 ‘인버터 고장 및 통신 오류’라고 응답했으며, 31.3%는 ‘모듈 오염 및 출력 저하’를 꼽았다.
이외에도 ‘잡초 제거 및 경작지 정리(7%)’, ‘CCTV/통신 장비 점검(6.2%)’, ‘구조물/기초부 부식 및 설치 불량(3.4%)’, ‘접속함/배선 불량(3%)’, ‘접속함/배선 불량(1.6%)’의 O&M 사례가 나타났다.
이러한 고장 발생 시 복구에 걸리는 시간은 어떻게 될까? 36.4%가 ‘2~6시간’에 복구된다고 응답했다. ‘24시간’ 소요된다고 응답한 업계 관계자는 24.2%, ‘24시간 이상’ 걸린다는 응답은 21.2%였다. 기타 의견에는 ‘기상상황 및 현장 대응 인력 구성에 따라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1개월 이상’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모니터링 자동화 등 O&M 편의성 개선 요구 많아… ‘표준화’ 및 ‘품질 인증’ 필요
이번 시장조사에 참여한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태양광 O&M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단순 기술력 향상 이외에도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저히 낮은 O&M 서비스 단가로 전문인력 유지가 부족한 현실, 발전소 시공 및 설비 제조기업의 책임 회피, 정기점검 표준화 등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 차원의 표준 계약서 도입 △노후 발전소 지원 정책 강화 △O&M 전문인력 양성 등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태양광발전 O&M 과정에서 가장 개선돼야 하는 점은?>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34.3%가 ‘O&M 전문인력 양성 및 자격체계 구축’을 선택했다. 뒤를 이어 19.2%가 ‘O&M 자동화 및 AI 기반 예지보전 시스템 보급’을, 18%는 ‘기업별 O&M 품질 편차 개선 위한 품질 인증제 도입’을, 16.4%는 ‘O&M 데이터 통합 및 표준화 플랫폼 구축’을 선택했다.
또한, 8.1%는 ‘O&M 장비 도입 시 세재 혜택 등 비용 부담 절감’, 4%는 ‘고장 대응 프로토콜 및 이력 공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선택했다.
제도적 기반 마련뿐만 아니라 기술적 향상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태양광발전소의 효율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되는 O&M 기술은?>이라는 질문에 26.3%가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22.9%가 ‘원격 진단/제어 기술’을, 19.4%가 ‘AI 기반 고장 예측’을 선택했다.
이어 16.2%는 ‘드론을 활용한 열화상 진단’을, 10.7%는 ‘모듈 자동 청소 장치’, 4.5%는 ‘모바일 기반 점검 앱’이 효율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될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4년마다 정기점검만으로는 노후 설비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하다”며, “제도적으로 태양광설비 성능점검 등의 기간과 횟수를 구체화시켜 법제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통해 한전 계통 안정과 개인의 발전자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O&M은 병원의 환자와 의사 관계”라며,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냐, 그러지 않았냐에 대한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 O&M이다. 그 작은 최선의 노력 하나가 발전소 중단(Downtime)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