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이후 총 17건의 세계유산 보유국
북한의 세계유산은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 유적지구에 이어 3건으로 늘어나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국보인 울산 반구천 암각화와 북한에 위치한 금강산을 세계유산으로 각각 선정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 북한 3건 등 남북한이 모두 20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위는 12일과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반구천 암각화와 금강산을 각각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 15년 만에, 금강산은 신청 후 4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먼저 이번에 한국 17번째로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 유산이다.
암각화는 바위나 동굴 벽면 등에 새기거나 그린 그림으로, 한반도 선사 문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유산위는 반구천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유산위는 또한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며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70년 발견된 천전리 암각화는 높이 약 2.7m, 너비 10m 바위 면을 따라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620여점이 새겨져 있다. 울산 태화강 상류의 지류 하천인 반구천 절벽에 있는 대곡리 암각화는 1971년 발견됐다. 높이 약 4.5m, 너비 8m의 바위 면에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 사냥 그림 등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하류에 있는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물에 잠기는데, 최근 수십년 간 침수와 노출이 반복됐다.
이에 세계유산위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과 반구천 세계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할 것, 그리고 유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개발 계획은 알려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새로 이름을 올리면서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이후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편 백두산과 함께 한반도를 대표하는 명산인 금강산(Mt. Kumgang - Diamond Mountain from the Sea)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위원회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금강산이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의 역사와 전통, 순례 등이 얽혀 있는 문화적 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봤다.
앞서 세계유산위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 5월 세계유산위에 등재 권고를 한 바 있다.
이번 등재로 북한의 세계유산은 2004년 고구려 고분군과 2013년 개성역사 유적지구에 이어 3건으로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