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국내 PV 셀&모듈 제조장비 산업현황 및 베스트 장비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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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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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하반기 이후 몰려올 장비 수주에 대비하라!


이 주 야 기자

 

최근 태양광 산업의 침체로 인해 관련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밸류 체인별로 어려움의 경중을 가리기는 쉽지 않지만, 그 중에도 가장 뼈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PV 셀&모듈 제조장비 기업들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번 기획특집 취재를 위해 섭외한 PV 장비 기업들의 반응은 태양광 산업의 호황기였던 지난 2009년 6월, 7월, 8월 3개월에 걸쳐 PV 장비 특집을 취재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했던 상당수의 기업들이 PV 장비사업을 접었거나, 업종 전환이나 일시적으로 후퇴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분야에서 역량을 모으고 있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취재를 고사한 탓에 섭외가 쉽지 않았다.


이번 PV 셀&모듈 제조장비 기획취재에 참여한 마이어 부르거, 슈미드, 리나 등의 기업은 독일의 유명한 장비업체로, 태양광 밸류 체인 전 공정에 걸쳐 거의 모든 장비를 공급할 수있는 세계적인 PV 장비 기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이번 기획특집에서 지난 2009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 장비 메이커의 적극적인 대응이었는데, 일본 PV 장비기업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닛신보와 NPC가 참여해, 일본 장비업계의 근황과 대응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의 PV 장비업체로는 아바코와 아론만이 참여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는데, 이는 한국의 PV 장비기업들이 본지의 기획취재에 참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한국 PV 장비업체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취재를 위해 대략 50여개의 PV 셀&모듈 장비기업들에게 여러 가지 경로로 확인해본 결과는 심히 참담했다. 3년 전만 해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화장비 기업들이 PV 장비로 영역을 넓혀 상당히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 비교해볼 때, 작금의 상황을 두고 혹자는 국내 PV 장비산업의 고사 위기를 우려할 정도였다. 물론 짧은 취재 일정상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반도체 제조강국의 명성을 PV 제조강국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처참하게 무너지는 실태를 접할 수 있었다.


한편 세계 유수의 PV 장비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한 DKSH, 일리스, 보니파 등의 기업을 통해 국내에 지사를 두고 있지 않는 반면, 우수한 외산장비의 국내 공급과 국산장비의 해외수출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3년 하반기, PV 장비 시장의 회복은 시작됐다!

지난해 세계 태양광 시장은 그야말로 최저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유럽지역의 침체와 중국산 모듈로 인한 가격하락에 의해 태양광 제조기업의 설비투자는 ‘암흑’이었다. 그러나 향후 태양광발전 설치가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북미·중남미·동유럽·중동·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태양광협회(EPIA), 포톤컨설팅 등의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슈미드그룹에서 최근의 PV 장비시장 동향을 자체 분석한 바에 의하면, 전 세계적인 업계의 구조조정에 힘입어 2013년에까지는 50GW의 수요 대비 55GW가 공급돼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반면, 2014년에는 57GW의 수요 대비 50GW가 공급되며, 2015년에는 68GW의 수요 대비 57GW의 공급이 예상돼, 공급과잉의 문제는 2014년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슈미드코리아 안병주 대표는 “신규 장비 수요면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올해 5GW, 2014년 12GW, 2015년 16GW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이전과 같이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시장은 공급과잉 문제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시장과 가장 민감한 신규 장비 발주는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일부 노후 장비 교체나 프로젝트 형태의 발주를 제외한 신규 발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다른 글로벌 선도기업에 비해 신규 투자에는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수요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라인증설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대다수였다. 


올해도 국내외적으로 PV 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획취재에 참여한 기업들은 모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NPC의 마사후미 이토 대표는 “PV 장비시장은 올해 상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사는 많은 지역에서 문의나 의뢰를 받고 있으며, 실제로 이미 의뢰가 수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어, 장비 시장의 회복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엠비시스템즈 박정우 대표는 “PV 제조기업의 설비투자는 수요 대비 일반적으로 1년 정도 선행한다고 볼 때, 2013년 말 또는 2014년부터 태양광 시장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 2013년은 비록 제한적이나마 태양광 장비시장에 대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2년은 전 세계적으로 신규 장비 발주량이 2GW 정도에 불과해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안병주 대표는 “올해도 대규모 발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5GW 정도의 신규 장비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일리스엔지니어링의 미카엘 해닝 대표는 “2013년까지는 계속 느린 속도의 회복이 진행되는 가운데, 생산장비들의 효율증가를 위한 장비개조 사업이 주요 이슈가 될 것 같다”면서, 생산장비 증설은 2014년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일본·인도·말레이시아·타이완 및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소량이지만 생산라인 증설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 이상 고효율 태양광의 원가절감 제조장비로 ‘시선집중’

최근 태양광 제조기업들은 셀렉티브 에미터, 후면전극, 양면셀 등의 새로운 기술을 통해 고효율 달성을 위한 장비 및 공정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어느 기술이 우수하고 시장을 지배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들어 부쩍 결정질 태양전지와는 차별화되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박막 태양전지도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실제 납품 실적이나 양산 경험을 가진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다. 


2013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박막 태양광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아바코의 성득기 대표는 “태양광 업황 회복이 2015년 이후로 예상됨에 따라 태양광 장비 발주가 2014년부터 재개되므로, 2013년 세계 태양광 장비 시장은 과거보다 축소된 20% 내외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일부 상위 태양광 업체 중심으로 태양광 경기 회복기에 대비한 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태양광 장비 수주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DKSH코리아의 허태석 부사장은 “2013년 이후의 태양광 시장이 불투명한 가운데, PV 제조기업들이 적자를 안고 생산량을 증설하기보다는 20% 이상의 고효율 태양광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장비기업들은 제조기업들의 활발한 R&D 활동을 통해 저비용으로 고효율 셀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장비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닛신보태양광의 유리타 가즈히사 대표도 “2013년 하반기까지는 태양광 제조기업들의 설비 투자 여력이 없으므로, 당분간 빙하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빙하기 이후 발전효율 향상 및 모듈가격 코스트 다운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세스 설비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의 팀테크닉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보니파엔지니어링의 김유천 대표는 “2012년 모듈 시장은 상당히 침체됐으나, 2013년은 시장을 선점하고 모듈 품질 면에서 우수한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장비 노후화 설비 교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2012년 말을 기점으로 인도·태국·대만·한국을 중심으로 설비 판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면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한국 PV 모듈 제조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사후미 이토 대표는 “태양광 제조기업들은 이미 태양전지의 코스트다운에 착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을 분석해보면 ‘범용화·저가격화 장비에 의한 코스트 다운을 도모하는 방향’과 ‘전자동화나 셀 및 모듈의 고효율화에 대응한 장비로서 코스트다운을 도모하는 방향’에 장비수요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국내 셀&모듈 제조사들의 경험이 축적될수록 장비의 중요성 또한 높게 인식하고 있어, 고효율 태양광을 생산하기 위해, 신뢰성이 입증된 장비에 대한 선호도 또한 강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셀&모듈 제조에서 생산성 및 품질이 우수한 장비들은 지속적으로 발주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장비 품질에 따른 장비 업체의 양극화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장비 제조업체들의 경우 PV 시장이 위축되고 정부지원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설비에 대한 기술개발 및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셀&모듈 제조에 있어서 고가의 핵심장비는 외산 장비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유천 대표는 “어려운 환경일수록 국내 모듈 제조사는 국내 설비업체와의 활발한 기술교류를 통해 경쟁력 있는 고효율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가 절실하다”면서, “관련 전문 기관의 지원 또한 이뤄져야 하고, 이렇게 개발된 기술이야말로 해외 유수의 설비 업체와 경쟁하고, 국내 업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 위한 복합적인 정책지원 절실  

과거 국내 태양광 장비산업의 기반이 취약했던 2000년대 후반까지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도입된 장비들이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주요 양산라인에 턴키 또는 단일 장비로 투자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에 장비를 공급해 본 경험이 있는 국내업체들 위주로 태양광 장비에 대한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 비해 기술적으로 쉽게 여겨졌던 태양광 장비시장이 요구하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또한 양산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가운데 턴키사업 등 공격적인 장비영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외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험이 짧고, 영세한 국내 장비기업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하고, 수익성면에서도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정우 대표는 “좋은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기업은 여전히 소재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작은 국내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고, 장기적인 안정성에 대한 평판(Reputation)을 확보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는 부분이 국내 장비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겠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내 장비업체들은 새로운 장비를 개발해도 다양한 테스트 및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양산현장에 적용해 모듈제작을 진행해야만 가능하다. 아론의 권순창 대표는 “현재 정부지원 과제를 통한 R&D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PV 장비에 대한 양산 검증 지원제도가 수립되면 중소업체의 장비개발과 판로확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에서 세계적인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셀과 모듈업체가 등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태양광 모듈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태양광 정책이 입안 및 실행돼야 한다. 또한, 국내 셀과 모듈업체들이 세계시장에 좀 더 경쟁력을 확보하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지원, 수출 금융 및 세제 지원 등의 복합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과 독일의 PV 장비 시장을 꿰뚫고 있는 안병주 대표는 “한국의 정책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보다는 원전에 많은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미국, 일본, 독일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서는 예측 불확실한 원전보다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 관계자들 모두 국내 전력 수급면에서 원전의 가동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재고해 관련 기업에 대한 혜택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PV 관련 산업 및 기술의 발전이 중국 등 타 경쟁국가에 뒤쳐짐으로써, 향후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OLAR TODAY 이주야 기자(juyalee@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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