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구소, 유해가스 필요 없는 신개념 박막 태양전지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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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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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기술 대비 비용절감 및 박막 태양전지 성능 높여

김 미 선 기자


재료연구소 김동호 박사팀이 선보인 박막 태양전지 기술은 유해가스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의 경우 p형 반도체층과 n형 반도체층, 광흡수 반도체층이 쌓인 구조로 돼 있는데, 여기서 광흡수 반도체층은 태양으로부터 받은 빛을 전기로 바꾸는 역할을 하며, p형 반도체층과 n형 반도체층으로 각각 수집돼 전류를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로 된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진공 증착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 디보란과 포스핀이라는 가스를 사용한다.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따르면, 작업자가 하루 8시간 작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두 가스 모두 0.3ppm 이상 노출될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포스핀은 발암물질로 호흡기나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동호 박사팀은 제조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필요한 p형 반도체층과 n형 반도체층을 금속산화물층과 전극층으로 각각 대체함으로써 유해가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이 기술은 이미 설치돼 있는 LCD 생산 설비를 통해 제조할 수 있어 초기 수백억원에 달하는 진공증착 설비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빛을 비췄을 때의 광안전성을 살펴본 결과,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훨씬 더 완만한 곡선을 그려 기존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보다 광안정성이 2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팀이 개발한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의 광변환 효율은 10%에 약간 못 미치는 8% 초반대 수준이다.

 

이번 기술 개발의 연구책임자인 정용수 박사는 “이 기술은 기존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며, “새로운 핵심 공정 및 소재 개발을 통해 10% 이상의 광변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막 태양전지는 2011년 0.9GW였던 발전량이 효율 향상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5년에는 8GW 규모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막 태양전지의 시장 점유율도 2011년 13%에서 2015년 3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료연구소 소자기능박막연구실 김 동 호 박사

“실리콘 박막 소재 합성기법 관련 실용화 기반기술 확보할 터!”


이번 기술의 개발 배경은?


태양전지 기술의 경우 산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에너지 변환 효율과 생산 단가라는 두 가지 판단 기준만으로 그 연구 개발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이렇게 경제성만을 고려한다면,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산업화 한계에 부딪히게 되며, 지난 수년간의 태양전지 산업의 어려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기술을 생각해 보면, 원소재나 그 재료 공정 측면에서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낮은 효율과 막대한 초기 설비 투자비로 이에 대한 사업화가 중단된 상태며, 연구개발 투자 역시 거의 끊긴 상황이다.

이에 우리 연구팀은 경제성과 더불어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이 가져야 할 주요 가치로, 친환경 공정과 저가 범용 활용성에 주목했다. 특히, 실리콘 박막의 도핑 공정에서는 매우 유독한 가스가 사용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가스안전시설 투자비 및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이로 인해 만에 하나 사고 발생시 엄청난 인적 및 물적 피해가 우려되기에 원천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돼, 이번 연구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기존 박막 태양전지와 비교해 이번 개발 기술은 생산 비용 측면에서는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나?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도핑프리형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는 p형과 n형 실리콘 반도체층을 제조하는 데 있어 유독가스를 사용하는 플라즈마 화학증착 공정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 대신 고체 원료물질을 스퍼터링 공정과 열증착 공정과 같은 물리증착 공정을 이용해 코팅함으로써 태양전지 소자를 구현한다.

스퍼터링 코팅 기법은 기존 디스플레이 산업 등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공정 기술로, 비교적 설비 투자비가 적게 드는 데다 장비 기술에 대한 국산화 기반도 탄탄하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그 운용에 대한 저변이 잘 확립된 기술이다.

또한, 수직 인라인형의 공정라인을 구성하게 된다면 생산공정의 단순화와 제품 양산의 생산성 또한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기존 LCD 디스플레이 제조라인의 유휴 설비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도핑층 자체는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가 필요하므로 그 공정만을 대체한다고 해서 생산 비용과 양산수율이 대폭 증대될 수 는 없다는 판단이다. 여전히 광흡수층 실리콘 박막은 기존의 화학기상 증착 공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새로운 공정 기술개발도 병행되고 추후 접목돼야 할 것으로 본다.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팀은 향후 어떤 기술을 추가적으로 개발할 예정인가?

아무리 친환경 공정기술을 강조하더라도 태양전지 기술은 본연의 가치가 전기에너지 생산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에너지 변환 효율이 어느 정도는 실현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 연구팀은 고효율 결정질 태양전지나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를 그 비교 대상으로 하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대신 창호에 적용될 수 있는 건물일체형 태양전지(BIPV)나 저가형 유연 태양전지를 이번 기술의 활용처로 판단하고, 이러한 활용 분야에서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나 유기 태양전지가 시장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팀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단일접합형(Single Junction) 소자 구조에서 에너지 변환 효율 10% 달성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두 가지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은 제품의 신뢰성과 대면적 제품 생산에 있어서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으나, 실리콘 재료는 이미 이 두 가지 큰 문제점에서는 검증된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 팀은 친환경 저가 공정기술을 이용해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면, 태양전지 시장 자체의 영역과 그 크기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광흡수층 실리콘 박막 제조공정에 대한 혁신적 공정기법이 개발된다면 도핑프리 소자개념과 접목돼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롤-투-롤 타입의 대면적 연속 생산이 가능해 플라스틱 기판상에서 필름 형태로 태양전지를 제조할 수도 있다.


기술 발표 후 관련 태양광 업계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현재 태양전지 시장이 워낙 위축돼 있는 데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저가격화로 새로운 개념의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태양전지 기술은 반드시 주요 전력원으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며, 도시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 정책과 전력 수급의 안정을 도모한다면 BIPV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산업이 머지않은 시기에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이 개발 기술과 관련해 보완 및 추가할 기술적인 연구 목표가 있다면?

기술적으로 여러 가지 보완하고 추가할 사항이 있다. 이 개발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등록이 완료돼 있긴 하나, 보다 확장된 개념과 세부 기술에 대한 지재권 확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기술 내용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만, 우리 팀의 연구 목표를 개념적으로 설명한다면, ‘창호 형태로 적용될 수 있는 10%대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또한, 최첨단 반도체 회사에서 만들 수 있는 태양전지가 아니라, 유리 공장에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간단하고 저렴한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연구팀에 있어 태양광 산업과 관련해 기억할 만한 그 외 연구 개발 업적 등을 손꼽자면?

재료연구소 소자기능박막연구실이 태양전지 분야 연구를 시작한지 이제 5년째에 접어든다. 그러나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와 유기 태양전지 분야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 이 두 기술 분야가 융합되는 유·무기 하이브리드형 태양전지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에는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와 유기 태양전지를 적층형으로 구성한 탄뎀 유·무기 박막 태양전지를 개발(Advanced Materials지 표지논문)한 바 있으며, 2013년에는 은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을 활용해 세계 최고 효율을 지닌 유연-유기 태양전지를 개발(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표지논문)한 바 있다.


2014년 연구팀의 연구 개발 목표 및 비전이 있다면?

우리 연구팀은 이번 도핑프리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기술과 함께, 새로운 실리콘 박막 소재 합성기법에 대한 실용화 기반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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