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보조금 삭감 및 엔저쇼크에도 매력도 높은 태양광 빅마켓,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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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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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르게 일본시장에 진출한 국내 태양광기업 활동 보고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일본 태양광시장은 2012년 일본 정부의 FIT 제도 부활로 인해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2015년에도 여전히 ‘핫한’ 태양광시장으로서 기대감 높은 태양광 빅 마켓 중 하나다. 특히, 최근 국내 태양광시장 상황이 한층 악화됨으로써 내수시장에 한계를 느낀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지형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시장 진출을 위해 벌써 몇 년 전부터 기반 쌓기에 돌입해 왔으며, 최근 이들의 영업 활동 결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2014년까지만 해도 마냥 밝을 것으로 전망되던 일본 태양광시장에도 경고의 깜빡임이 울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FIT 제도상에서의 태양광 매입단가가 올해부터는 29~27엔으로 하향 조정될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대일 수출을 위협하는 엔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전히 ‘핫’하지만, 어느 정도의 불안요소를 잠재하고 있는 일본 태양광시장의 최근 시장 상황을 알아보고, 일본 태양광시장에 진출했거나 혹은 진입하고 있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모아봤다.

 

일본 태양광시장의 어제와 오늘

2012년 FIT 제도 부활로 일본 태양광시장이 폭발적으로 늘긴 했지만, 사실 일본시장은 이전에도 기대할 만한 태양광 마켓이긴 했다. 2005년 보조금 폐지로 인해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이전에도 일본은 정부 주도의 R&D 투자와 보조금 지원으로 태양광 설비 규모나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국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적이 있었으며,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정책으로 인해 1997년 일본 전체 태양광 누적 설치 규모가 97MW였던 것이 10년 만에 약 20배 이상 성장해 2008년 2,100MW 규모로 대폭 성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태양광 산업과 기술적으로 유사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당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함으로써 초기 태양광시장을 선점하고 주도하다시피 했다.

 

정부의 보조금 제도 폐지 등으로 안정화되고 잠시 주춤했던 일본 태양광시장이 또 다시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방사능 유출 위험이 높은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일본 정부가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부족해진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12년부터 FIT 제도를 부활시켜 높은 매입단가를 보장했다. 이에 당시 1kW당 400원이라는 높은 매입단가로 높은 수익성을 예감한 전 세계 태양광 관련 업계들이 일본에 몰리면서 일본 태양광시장은 2012년 이후 올해까지도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태양광 빅 마켓으로 도약했다.

 

2015년 일본 태양광시장은 여전히 ‘성장세’

그러나 ‘FIT 가격 하락’ 및 ‘엔저’ 등 불안요소 잠재

최근 발표된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태양광 수요 상위 수요국 중 일본은 총 10GW의 시장이 형성돼 13GW를 기록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 일본 태양광시장의 성장세는 올해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는 2015년 일본 태양광시장은 성장을 계속해 올해 약 10~13GW에 달하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이 설치될 전망이며, 이러한 성장세는 적어도 2016년까지는 지속된다고 전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FIT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등 불안요소가 잠재하고 있지만, 2015년까지는 이미 승인돼 있던 태양광 프로젝트 대부분이 보조금 삭감 전에 건설될 예정이라, 올해 일본 태양광 설치시장 규모는 전년과 거의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더욱이 일본 정부가 올해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이 23.5억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태양광산업에 지원되는 비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당분간 일본 태양광시장은 변함없는 ‘핫 플레이스’로서 국내 태양광업계들의 새로운 도전지로 각광 받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일본 태양광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FIT 제도와 관련한 정부 지원이 삭감될 예정이기에 이에 대비하는 전략은 세워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는 2015년 10kW 이상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발전차액 지원금액은 전년 대비 10% 삭감된 0.24달러/kWh며, 가정용 태양광 설비 발전지원금액은 4% 삭감된 0.3달러/kWh가 지원될 예정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고시에 따라, 올 4월부터는 기존 FIT 단가와 비교해 어느 정도 하향 조정된 단가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10kW 이상의 상업용 태양광발전사업은 32엔에서 4~6월에는 29엔으로, 그리고 7월부터 2016년 3월까지는 27엔으로 하향 조정됐으며, 10kW 미만의 주택용 FIT 매입단가는 기존 37엔에서 도쿄, 추부, 간사이전력 관내에서는 33엔으로, 그 외 전력에서는 35엔으로 조정됐다(표 참조). 한편, FIT 가격 하락 외에도 ‘엔저쇼크’가 일본 태양광시장에 진출 중인 국내 태양광 업체들에 있어 또 다른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후 엔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본 태양광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태양광업계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엔화가치가 떨어진 만큼 수익을 내기 위해 국내 태양광업체들은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가격을 올릴 경우 현지에서 일본산 태양광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지 않고 판매를 할 경우에는 아무리 많이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으므로 국내 태양광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예 일본 태양광시장을 외면하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즉, 팔아도 수익은 나지 않는 장사를 ‘울며 겨자 먹기’로 할 수밖에는 없는 셈이다.

 

실제로 2014년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엔저의 우리 수출기업 영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일 수출기업 중 90% 이상이 수익성 악화와 일본의 수입 수요 감소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일 수출의 경우 현지에서 엔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캐나디안솔라 손태규 지사장도 이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사의 경우 이미 올해 물량까지는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이지만, 엔화가치 하락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 이러한 환율이 향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태양광시장에 진출한 국내 태양광기업 활동 보고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일본 보조금 삭감 및 환율 등의 위험요소는 존재하지만, 일본 태양광시장은 전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태양광업계에 있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임은 확실해 보인다. 더욱이 최근에는 3~4년 전부터 발 빠르게 일본 태양광시장에 진입한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영업 활동에 대한 성과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성공사례를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기업으로는 LS산전 및 LG전자, 에스에너지, 신성솔라에너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LS산전의 경우 이미 2009년도부터 일본 태양광발전시스템 사업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사닉스와 연간 최소 15MW 이상의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그 후에도 상업용 시장에서 크고 작은 실적들을 거둬왔다. 특히, 당시 일반적인 수출 형태였던 셀&모듈 판매에서 벗어나 태양광발전 솔루션 사업에 집중했다는 것이 LS산전의 차별화된 전략이었으며, 이 전략을 통해 지난해에는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와의 연계 솔루션을 앞세워 또 다시 일본 태양광시장 공략에 불을 붙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2월 25일에 개최된 ‘국제 스마트그리드 엑스포(Int’l Smart Grid Expo) 2015’에 참가해 현지 주력사업인 태양광 솔루션은 물론 이와 연계 가능한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을 소개했다는 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회를 통해 LS산전은 친환경에너지의 생산에서부터 저장 및 효율적 사용에 적용되는 ‘그린비즈 솔루션 풀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혁신적인 현지화 솔루션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으며, 또한 국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 태양광시장을 동반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의 경우 일본 태양광시장 지역 특성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며 현지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일본에서 개최된 ‘PV EXPO’에 참가해 ‘고효율’과 ‘현지화’를 키워드로 한 태양광 모듈을 선보이며, 일본 태양광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LG전자가 일본 태양광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키워드 중 ‘고효율’에 주력한 제품은 기존 ‘네온’ 제품보다 효율을 높인 ‘네온2’를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N타입 태양광 모듈로, 60셀에 출력은 320W, 효율은 19.5%에 달하는 고효율 모듈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일본은 지형적 특성상 좁은 지역에 많은 인구가 모여 있어 작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기에너지를 변환하고자 하는 고객 선호도가 있었기에 네온2와 같은 고효율 모듈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현지화’를 위한 LG전자의 또 다른 공략 제품은 ‘모노엑스 플러스’다. 이 제품은 태풍과 지진이 잦은 일본 기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모듈 강도를 향상시킨 태양광 모듈로, LG전자는 이처럼 일본 기후에 최적화된 제품을 통해 일본 태양광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에스에너지도 일본시장 진입에 성공해 많은 실적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2012년 일본 야마다전기에 2M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 것은 물론 2013년에는 일본 현지에서 일본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CEF사와 일본 내 태양광발전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달성한 바 있다. 이후로도 일본시장에서 크고 작은 실적들을 달성해 에스에너지가 일본시장에 공급한 태양광 모듈의 총 물량이 2014년 말에는 약 100MW 규모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중소규모의 국내 태양광 업체들도 일본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하거나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태양광 O&M 전문기업인 하이레벤의 경우 2012년부터 일본시장에 진출해 2013년부터는 매출 실적을 올렸으며, 최근에는 BOS 임대사업도 계획 중이다. 또한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JSPV도 올해를 기점으로 일본 태양광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SPV 관계자는 “3kW의 소형 태양광 모듈을 비롯해 80kW 휴대용 태양광 모듈, 그리고 발전용 태양광 모듈에 이르기까지 발전 사이트만이 아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면서, “또한, 앞으로는 발전용 시장보다는 가정용 시장의 수요가치를 고려해 10kW 미만의 스펙 키트를 구성해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OLAR TODAY 김 미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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