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선, 올해부터 5BB 태양광모듈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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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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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남프로젝트 상업발전 성공

▲ 탑선 윤정택 대표
[솔라투데이 박관희 기자] 시장에서 한 길을 걷기란 쉽지 않다. 여러 변수를 고려해 사업영역의 다각화가 필수라고 여겨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창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태양광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는 탑선을 보면 그런 요즘의 사고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창립 초 대형발전과 소형발전시장을 동시에 주목했다.
지난 2008년 태양광모듈 제조회사로 출발했다. 설립 초 계획은 400W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이 모듈로 미니태양광시장과 대형발전소 시장을 동시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모듈 양산화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소형 태양광시장에 필요한 인버터 개발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로 인해 상용화도 늦어지게 됐다.

대형 태양광시장도 쉽지는 않았다.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대형발전소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수출 및 대형 프로젝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
애초 기술 지향 기업을 목표했기에 기술에 대한 양보는 없었다. 새로운 모듈 개발과 생산을 위해 탭인장비와 라미네이터 장비들을 들여오고, 장비를 배치하기 위해 수백평의 공장을 임대했다. 초기 모델 생산 후 점차 무게를 줄이고 구조적으로 부족했던 점도 개선해 나갔다. 이런 노력 끝에 현재의 모듈이 탄생하게 됐다.

400W 모듈, 시장에 선보인 감회는?
막상 400W 모듈을 생산하려고 보니 기존 생산 라인을 사용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새롭게 구성했다. 양산을 갖추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지게 됐고, 회사가 어려움을 겪은 이유 중 하나가 되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 새로운 모듈은 검증이 필요했고 시간도 필요했다. 라인의 안정화, 모듈에 대한 시장에서의 의구심을 떨쳐내기 위한 필드에서의 검증이 이뤄졌다. 이렇듯 곳곳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태양광분야라는 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임직원 모두가 솔선수범해준 점도 감사할 일이다. 고진감래라고 여러 성장통을 겪은 끝에 400W 모듈이 탄생했고, 탑선을 신뢰해준 분들과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해남프로젝트에 400W급 모듈이 전량 공급됐다. 이제 이 모듈이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감개무량하고, 직원들에게도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당부했다.
최근 업계에서 ‘탑선은 400W 모듈을 생산하는 회사다’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점차 모듈 효율도 높아져 올해부터는 440W 모듈 생산을 시작했다.

해남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기술과 제품을 통한 자심감을 갖게 되면서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렇지만 실제 사업 참여를 검토하게 되면서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선 가중치가 0.7 초반이었기 때문에 사업비가 낮았고, 전용선로를 설치해야 하며, 새로운 변전소 건설도 필요했다.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편으로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는 생각에 몇 달간의 타당성 분석이 이어졌다. 탑선의 방식으로 탑선의 기술력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계속된 검토 끝에 몇년전 완공한 해남 8MW 발전소 경험을 적용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단일 태양광프로젝트 중에서 최대크기이다.
맞는 말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프로젝트라 탑선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앞서 제기된 여러 우려사항들도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PF 유치를 위해 금융권을 방문하면 낮은 가중치와 높은 전용선로 구축비용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면서 PF에 대해 초지일관 부정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해답을 찾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됐고, 상장회사인 톱텍과 함께 보폭을 맞춰나가며 원활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됐다.

후일담이지만 시장에서 해남프로젝트를 탑선이 맡게 되자 미스터리한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후발주자인 탑선이 대기업의 투자나 지분 없이, 내지는 또 다른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채 오랜 시간동안 사업을 이어나간다는 점이 미스터리라는 것이다.

또 있다. 이런 미스터리한 조그마한 회사가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점, 만약 이렇게 수주한 해남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마무리한다면 그것 역시 미스터리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성공적인 마무리를 이뤘으니 이제 미스터리한 회사에서 벗어난 건지 궁금하다.

▲ 탑선은 국내 최초 5BB 태양광모듈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성공으로 귀결된 해남프로젝트가 탑선에게 시사하는 점은?
시장에서의 위상이 달라졌다. 해남프로젝트가 끝난 지 한달이 조금 지난 시점임에도 당장 금융권에서 탑선을 바라보는 신뢰도가 급상승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산지가 많고 대형부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발전소 건설은 드문 사례이기 때문에 유무형의 상당한 경험과 자산이 된다. 경험을 축적한 것은 또 다른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수익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의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말은 곧 건설 원가를 낮추는 여력이 되는 것이다. 또 해남프로젝트를 위해 탄생된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는 다른 회사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대외적인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것도 해남프로젝트로 비롯된 특혜라고 생각한다. 공사기간을 지키고 대형프로젝트를 마무리해서인지 PF회사들에게서 프로젝트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 인지하지 못했던, 생각하지도 못했던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끝으로 해외발전소 건설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변전소 건설, 전용선로 구축 역량은 향후 태양광발전소 건설 분야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런 경험은 해외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올해와 내년 해외 태양광발전소 건설 기회를 잡기도 했다.

올해부터 5BB(5Bus Bar) 태양전지를 이용한 태양광모듈 양산 예정이다.
현재 국내는 4BB 태양전지를 이용한 태양광모듈을 생산하는 추세다. 탑선은 4BB보다는 5BB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5BB 태양광모듈을 국내 최초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5BB 전지를 이용하면 3BB와 4BB 태양전지보다 태양전지 내 전극의 간격을 줄일 수 있다. 전기출력을 높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출력저하가 줄어들어 내구성이 향상된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5BB 태양광모듈의 경우 주력이 4BB이기 때문에 수급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또한 BB 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리본의 폭도 줄어들게 되고 결국 리본과 탭인 장비를 바꾸어야 한다. 투자의 규모가 확대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5BB는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몇 가지 문제만 보완한다면 5BB 방식은 태양전지나 태양광모듈 생산공정 등에서도 많은 이점을 보이게 되고, 실제 최종 소비자인 발전소를 운영하는 측에서도 장기적으로 이득을 얻게 된다.

물론 5BB가 종착역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있다. 기술발전이 빠르게 이루어 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몇몇 고효율 제조 회사에서 활용하고 있는 멀티와이어를 이용한 기술이 버스바를 이용한 태양광모듈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탑선 회사 전경  
 
향후 계획은?
생존조차 어려운 태양광시장에서 나름의 위기들을 슬기롭게 극복해왔지만, 지금도 그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탑선도 기술개발과 미래 프로젝트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주력제품인 400W 모듈은 생산한지 벌써 8년이 되었다. 우리의 모듈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회자될 때 생존전략이 곧 앞서가는 기술이란 목표를 정하고 모듈을 발전시켜 왔다. 지금까지 수백 MW의 모듈이 생산되었고 국내외 현장에서 정상 가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더 높은 모듈개발을 향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달라진 것이라면 시장에서 신뢰를 받으면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개발에 있어서도 국내와 해외 비중을 비슷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문경과 해남프로젝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발전소 건설 기술을 국내외 사이트에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큰 계획 속에 내년쯤 그동안 미뤄뒀던 상장을 추진하고자 한다. 상장이 늦어지긴 했지만 투자자들과의 약속도 지키고 더 큰 도약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라투데이 박관희 기자(editor@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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