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태양광 있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6.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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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미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목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고, 16일 중국은 똑같은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보복을 발표했다.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사실상 시작된 것이다.

중국발 태양광 제품의 가격경쟁 우려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비전을 담고 있는 ‘제조 2025’와 관련된 IT와 산업재를 주요 제재 대상으로 삼았고, 이후 반도체와 철강,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산업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농축산물이 대상이다. 대두와 오렌지주스, 옥수수 등인데,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품목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밀집된 미 중부지역의 수출품이다. 때문에 오는 11월 8일 예정인 미국 중간 선거가 이번 무역전쟁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간 제재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최근 자국 태양광 산업 확대에 크게 기여한 보조금 삭감 조치, 태양광 프로젝트 허가 중단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이는 156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신재생에너지 펀드가 고갈 상황에 직면했고, 또 분산형 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인 요인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후속조치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태양광이 자리하고, 중국의 태양광 제품 가격 인하로 오히려 미국 태양광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dreamstime]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태양광이 자리하고, 중국의 태양광 제품 가격 인하로 오히려 미국 태양광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dreamstime]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우리나라와 함께 중국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이를 통해 태양광 기업의 미국 수출 물량을 임의로 줄이거나 15~30% 관세를 부과하게 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형모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세이프가드로 오히려 미국 내 설치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미국 내 시공기업에게도 피해가 따를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이 자국 수요를 줄이면서 중국 내 모듈과 셀 공급자는 과잉공급인 상황에서 미국 관세를 감안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사업자는 수혜를 입겠지만 당초 예상된 태양광 기업들의 피해는 더욱 확대될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또한 지난 3월 미국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가 국내 태양광 산업에 미칠 영향에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돼 태양광발전소 구조물로 활용되는 대부분의 알루미늄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구조물 업계 관계자는 “실제 미국에 한정한 관세 부과라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미국 시장에 수출되던 물량을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사재기를 한다면 필요 이상으로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최근 루프톱용 태양광에는 대부분 알루미늄을 활용하고 있고, 육상 태양광에서도 알루미늄 구조물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데, 자칫 어설픈 판단으로 국내 태양광 업계 전체가 알루미늄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발 철강 관세에 캐나다 등 국제 사회도 연쇄적으로 관세 부과 방침을 검토하는 등 세계 무역 분쟁의 씨앗은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미‧중 무역협상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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