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명 단축 원인이 충전방식? 국내연구진 상관 관계 밝혀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08.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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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고고도 분석 플랫폼 통한 최신 양극 소재의 용량 저하 메카니즘 규명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충·방전 방식에 따른 전지 수명과 최적 성능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최신 양극 소재의 용량 저하 메카니즘 규명해냈다.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리튬이온전지의 충전 전압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안전한 전지 구동을 위해서는 충전 전압의 ‘안전 상한선’이 존재한다. 상한선을 넘어선 경우, 전극 물질 내에 되돌릴 수 없는 구조적, 화학적 변화가 발생해 전지 수명 단축, 심한 경우에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 발생해 폭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자동차 시장에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충전시 충전 전압의 안전 상한선을 유지하면서 충전 용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주로 정전류-정전압 방식을 활용한다. 먼저 일정한 전류를 흘려주는 방식(정전류, Constant-current)으로 충전을 한 이후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는 구간을 삽입하는 방식(정전압, Constant-voltage)이다. 이러한 방식은 최대한의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고속 충전시 발생하는 전지 소재의 입자 불균일성을 완화해 구조 불안정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교신저자 KIST 김승민 책임연구원, 장원영 책임연구원, 제1저자 박재열 박사, 조민지 학생연구원 [사진=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장원영 박사,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은 투과 전자현미경 정밀 분석을 통해 그간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충전방식으로 통용된 정전류-정전압 방식이 조건에 따라 배터리의 성능저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전기 자동차용 하이-니켈계 양극 소재를 대상으로 충전전압 안전 상한선인 4.3V에서 고속 충·방전 사이클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경우 정전류-정전압 방식이 정전류 충전 방식과 대비해 성능저하가 빠른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투과 전자현미경을 통해 정전류-정전압 충전 과정에서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인 니켈 부반응이 표면 위주로 집중돼 불균일하게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리튬 자리로 이동한 니켈이 방전 시에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해 리튬과 니켈 양이온의 주기적 섞임 현상(Periodic cation-mixing)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심각한 배터리 성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성능 열화현상은 충전전압 안전 상한선에 충분한 여유를 준 4.1V로 고속 충·방전을 진행했을 때는 관찰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정전류-정전압 방식은 하이-니켈계 양극 소재의 경우 충전 전압 안전 상한선 대비 낮은 전압으로 충전될 때 효율적이며, 충전전압 안전 상한선을 최대한 활용해 충전을 진행할 경우 오히려 배터리의 성능저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NCM 양극재를 충전 전압 안전 상한선을 최대한 활용해 고속 충, 방전 싸이클 시, 충전 방식 차이에 따른 전지 용량 감소 변화 및 내부구조 변화와의 상관관계 도식도 [자료=KIST]

KIST 장원영 박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잇따른 전기 자동차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의 안전 상한선을 최대한 활용하는 설계가 사고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배터리를 화재의 위험 없이 긴 주행거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전극 소재의 개발 이외에 배터리 충·방전 방식 설계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KIST 전북분원 김승민 박사는 “충전 전압의 안전 상한선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현재 여러 디바이스 및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고 있는 정전류-정전압 충전 방식이 정전류 충전 방식에 비해 큰 장점이 없다”며, “장기 사이클시 오히려 전지 성능의 열화를 가속시키는 것을 본 연구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안전한 전지 구동 및 성능 최적화를 달성하는데 본 연구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에너지소재 분야의 국제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 최신호에 Back Cover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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