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화재 원인 ‘SK C&C 데이터센터 배터리 화재’… UPS 안전대책 5개월째 제자리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10.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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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산업부의 안일한 대응에 예견된 인재, 전수조사와 함께 점검 계획 조속히 마련해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SK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접속 장애를 겪으며 온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 화재가 처음 시작된 곳은 SK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로 추정되며, UPS(무정전전원장치) 축전지 화재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UPS용 예비 배터리와 같이 사실상 ESS 역할을 하면서도 법규 사각지대에 있는 영역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산업부에서는 2022년 5월 발표한 ESS 안전강화대책을 통해 ESS 운영관리 강화 및 ESS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등 ESS의 안전관리 체계를 보완·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UPS 화재 현황 [자료=김성환의원실]

산업부는 특히,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UPS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올해 4월 업계 의견수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특별 안전점검, 지난 9월 30일 공청회 등을 거쳐 UPS 안전기준(안)을 마련하고, 안전기준 제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산업부는 UPS 사업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UPS 안전기준을 신속하게 제정하는 등 UPS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 대란을 일으킨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이 UPS 배터리 화재로 밝혀지자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안전관리에 대한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UPS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제2의 카카오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마련 중인 대책의 조속한 세부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은 10월 20일 진행된 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박지현) 국정감사에서 “산업부와 전기안전공사가 이번 대란의 원인인 UPS 화재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만큼 카카오 대란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전기안전관리 사각지대 문제를 지적하고 세부 계획 수립에 느긋한 모습을 보인 산업부와 전기안전공사를 질타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은 10월 20일 진행된 한국전기안전공사 국감에서 질의하고 있다. [자료=김성환의원실]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는 무정전전원장치로 전원이 정전됐을 때 부하전력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전원장치이다. 보통 비상 발전기 가동 전까지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SK C&C와 같이 대부분의 IDC(데이터센터)에서 서버가 끊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UPS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 대란의 경우 예비 동력원인 UPS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진화를 위해 주전원을 차단하면서 서버에 전원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UPS와 관련된 화재사건은 꾸준히 발생해왔다. 김 의원은 “UPS 화재 관련 현황을 보면 한국감정원 화재(2018.1.9), 공영홈쇼핑 화재(2019.4.21), 수원시청 화재(2019.8.18), 동인천역 화재(2020.11.25), KT영동지사 화재(2020.12.15), 메가박스 화재(2022.7.9) 등 UPS 문제로 인한 화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최근 5년간 UPS로 인한 화재가 총 57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고 말했다.

카카오 IDC와 같은 데이터센터는 2021년 기준 전국에 159개가 운영 중이며, 2025년에는 188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UPS가 IDC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UPS의 의무 설치 대상인 IDC와 마찬가지로 전자금육감독규정과 의료법에 따라 병원의 중환자실과 은행 서버실이 UPS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

이처럼 전원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대용량 UPS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UPS는 IDC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언제든지 제 2의 카카오 대란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재가 발생한 SK C&C IDC는 센터 구축 이후 전기안전공사가 진행한 수·발전 설비에 대한 안전점검이 총 57회 이뤄졌고 전부 합격을 받았다”며, “합격 처분 받은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유는 검사 대상에 UPS가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UPS가 전기안전공사 안전검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화재의 원인이 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5년간 UPS 화재 발생 현황, 데이터센터 구축 현황 [자료=김성환의원실]

지난 5월 산업부는 UPS는 ESS와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ESS 안전기준을 준용해야한다며 안전관리자의 주기적 점검을 의무화시키겠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UPS는 여러 개의 리튬이온배터리로 이뤄져있고 예비 동력원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산업부 대책에서 언급된 ESS뿐 아니라 비상용발전설비와도 유사하다”며, “시행규칙으로 규정되는 안전관리 대상에 UPS만 포함하지 않는 것은 전기안전공사의 사고예방에 대한 의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산업부에서 발표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 강화대책」은 2020년 이후 발생한 ESS 화재를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3차 전기저장장치 화재 원인 조사단의 조사결과 및 평가를 토대로 마련된 대책이며, 실시간 상태 점검 체제 구축, 운영관리 강화 등 ESS에 대한 안전관리 선진화 도모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대책에는 UPS에 대한 안전관리가 미비하다는 문제의식과 자체 소화 시스템 설치, 폭발 예방을 위한 감압 배출기능 설치를 추진하고 주기적 안전점검을 의무화하겠다는 개선책도 함께 담겨있다.

김성환 의원은 “지난 5월 안전 강화대책이 발표된 이후 5개월이 흘렀지만 세부 계획 수립에 있어서 눈에 띄는 진전이 없었다”며, “카카오 대란은 예견된 인재이자 대책이 신속하게 마련되었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의원은 “계획을 보면 자체 안전관리자가 점검의 주체라는 점에서 현재와 차별점이 없다”며, “UPS의 용량이 다양하고 사용처가 매우 광범위하다는 특성 때문에 전부 일괄적으로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UPS에 대해서는 전기안전공사 차원의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책마련과 더불어 UPS와 같이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설비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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