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재사용 활성화… “이력 관리 시스템 투명성 떨어져”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09.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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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TERY KOREA 2023 컨퍼런스 화두, 배터리 제조 수율 향상 여전히 고민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지난 1일 열린 BATTERY KOREA 2023에 참석한 업계는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에 관한 화두를 제시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안고 있는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은 짚어야 할 부분이다. 폐배터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그중 하나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10만Km 이상을 주행한 10년 된 전기차의 배터리가 초기 대비 50% 이상의 저장용량을 유지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충전효율, 수명 등 잔존가치를 제대로 산정할 수 있다면 충분히 재활용하고 재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양극활물질(리튬이온 함유물)을 전지회사에 판매하거나 공정의 부산물인 블랙 파우더(black powder)를 거래하는 업체는 여럿이다. 새 배터리의 원료로 다시 쓰거나 한번 더 사용하는 개념인 재사용은 순환경제의 대안으로 강조된다.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은 전기차 시대의 과제다. [사진=gettyimages]

배터리 성능 평가의 과정은 특히 중요하다.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이근형 팀장은 이날 BATTERY KOREA 2023 컨퍼런스에서 ‘고객·산업밀착형 BaaS 실증기반 구축 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제품의 안정성 및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3자 검증 방식의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EV배터리가 다른 용도로 쓰였을 때의 안전성 등을 정기적인 테스트나 시험을 통해서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카누스 박성규 연구소장은 ‘폐실리콘 슬러지의 리튬 이차전지 음극재 활용’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배터리로부터 나오는 부산물인 실리콘 슬러지는 크기가 일정치 않기 때문에 회수 과정의 정밀함이 더해져야 한다”며, “실리콘 분말 회수 양산설비 등 인프라를 확대 구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비파괴 진단 및 모니터링 전문기업’ 부명 김철훈 대표는 μ-NDTS, μ-BMS 등 솔루션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배터리 제조사는 제조라인에서 배터리 제조 수율을 높이는 것이 최대 경쟁력”이라면서, “전기차 운행 중 발생하는 진동 및 충격, 차량 사고 등을 고려한 배터리의 물리적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부명은 배터리 완제품이나 내부 전극 등 상태를 비접촉, 비파괴 방식으로 진단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 팩 내부에 있는 각 셀의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지난 9월1일 코엑스에서 열린 'BATTERY KOREA 2023 컨퍼런스'에서 참관객들이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에 관한 전문가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컨퍼런스 참관객들은 정책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폐배터리를 통한 순환경제 구축은 범정부 차원의 영역이다. 성능 평가 기준 마련에 대한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협업은 물론 안전을 고려한 국토교통부의 역할도 요구된다. 화재 발생과는 소방청이 직결된다.      

한국환경연구원 자원순환연구실 조지혜 실장은 △디지털 기반 이력관리 통계시스템 구축 △범부처 거버넌스 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조 실장은 “사용후 배터리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당 배터리가 전기차 등 제품에 장착돼 사용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이슈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터리 이력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터리 입고 단계부터 배터리팩 또는 모듈의 진단 결과, 등급 분류, 안정성 검사, 출고 이력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 문제”라며, “사용후 배터리 전주기 정보를 배터리사업화 센터, 해체업자, 보급업체 등이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수율에 대한 목소리도 컸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은 “배터리 기업의 안정적인 양산을 위해선 90% 이상의 제조 수율을 확보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조 수율을 극대화시켜야 하지만 전문인력의 확보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첨단장비 도입이 오히려 수율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전했다. 설비 고도화를 위해 새 검사장비를 도입한 후 기존엔 검출되지 않던 문제들이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명예회장은 “첨단 설비를 도입할 때 공급기업에 의존해서 구매사양을 결정해선 안 된다”라며, “이럴 경우 도입 후 운영기술 향상을 위해 추가적인 센서를 부착하거나 자동제어 성능을 향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매 당시부터 정확한 요구사항을 구매 사양에 담아 구매하는 것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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