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율제조(AM) 통한 재고, 인건비 절감 전략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4.07.29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조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장기 전략 수립 방안

[글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대한민국 제조기업들은 수출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비교해 생산 원가 경쟁력에서의 차이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B2B와 B2C 사업 모두에서 나타나지만, 특히 B2C 사업에서 두드러진다. B2B 사업의 경우 기업 간의 신뢰성과 품질의 안정성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B2C 사업에서는 고객들이 비슷한 수준의 품질이라면 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크다. 이처럼 대한민국 제조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제조기업들은 수출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gettyimage]

B2B 사업의 대표적인 산업인 철강, 정유, 석유화학 산업은 생산원가에서 원료비, 인건비, 재고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의 경우 원료비는 전체 비용의 약 50~60%, 인건비는 10~15%, 재고비는 5~10%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은 원료비가 60~70%로 한국과 비슷하지만 원자재 비용이 더 저렴하며, 인건비는 5~10%로 한국 대비 매우 낮다. 이러한 인건비 차이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재고비는 중국 역시 5~10%를 차지한다.

정유 공장의 평균 연봉을 비교해보면, 중국은 2,600만원에서 5,400만원($20,000~$40,000), 한국은 6,570만원에서 9,450만원($50,000~$70,000)으로, 한국이 2.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높은 기술력 유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철강 산업에서도 중국의 근로자 평균 연봉은 1,485만원($11,000), 한국은 4,320만원($32,000)으로, 한국이 3배 이상 높다. 역시 한국의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강조한 결과다.

그럼 B2C의 대표적인 자동차와 가전산업에서 생산원가의 구성요소와 인건비를 한국과 중국을 비교해 보자. 자동차 산업의 경우, 원재료비 55%:60%, 인건비 25%:15%, 재고 비용 20%:25%로 많은 차이가 있다. 여기에 종사하는 평균 연봉은 한국 6,075만원($45,000), 중국은 1,620만원($12,000)으로 한국이 무려 3.75배 높다. 가전 산업의 경우, 원재료비 55%:60%, 인건비 25%:15%, 재고 비용 25%:30%로 많은 차이가 있다. 여기에 종사하는 평균 연봉은 한국 5,400만원($40,000), 중국은 1,350만원($10,000)으로 4배 차이가 있다. 종합적으로 한국이 중국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급여도 한국이 2~4배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제조기업들이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 정유 산업에서 생산원가를 줄여야 한다. 이를 통해 B2C 기업들에게 경제적인 가격으로 원자재를 공급할 수 있다. 둘째, 조립 생산하는 기업들은 자동화 및 스마트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인건비와 재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제조기업 인건비 줄이기 장기 전략

대한민국 제조기업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50% 이상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화, 스마트화, 그리고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경영자들은 이러한 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명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사내 부족 역량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절한 기업과 협업하거나 상용화된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몇 명의 인력을 줄이고, 언제부터 경쟁사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를 계획해야 한다. 또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중장기 KPI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노조와의 민감한 사안으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협업해 지속 성장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성공할 수 있다.

박한구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제조기업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50% 이상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화, 스마트화, 그리고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gettyimage]

연속 장치 산업은 대규모로 일정한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으로, 철강·정유·화학·제지 등이 포함된다. 이 산업에서는 생산 공정 자체는 자동화돼 있으나, 원료투입, 생산공정 모니터링 및 운전, 설비운영, 제품출하, 구매물류, 창고관리 등에서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러 개소에서 운영되는 생산현장의 운전실을 하나로 통합해 자율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람이 PLC, DCS 시스템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분석하고 판단해 신속하게 조치하는 것을 AI가 대신하도록 하며, 사람은 AI가 경고한 내용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생산현장을 자율생산 공장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생산, 설비, 품질, 에너지 및 환경 부서의 전문가들이 협업해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조치하는 단일의 AI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 사일로화된 데이터베이스를 생산 제품과 시간을 동기화해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글로벌시장에서 검증된 AI 솔루션을 도입해 경제적 효과를 빨리 창출해야 한다. 적합한 솔루션이 없을 경우, 기업 특성에 맞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기업과 협업해야 한다. 경영자는 전문기업과 협업해 대체 불가의 OT(Operation Technology)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성공 시 이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솔루션 판매 기업으로 전환하는 투자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AI 솔루션을 도입할 때는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매년 이익 창출한 성과를 기반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는 성과보상제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POC(Proof of Concept) 사업으로 솔루션을 처음 도입 시 투입되는 인건비를 제공하고, 회사에 적용한 후 1~2년간 운영해 경제성이 검증되면 다른 공장으로 확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많은 기업이 AI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으나, 80% 이상이 무용지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와 솔루션 기업 간의 협업 문제 때문이다. 하나의 솔루션을 도입해 인공지능 수준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고 사용자의 전문지식과 공장 환경 변화를 재학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반면, Discrete 산업은 개별 부품을 조립해 최종 제품을 만드는 산업으로, 자동차·가전·전자제품 등이 있다. 이 산업에서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전략은 노동 집약적인 가공 및 조립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사람이 조립하는 작업을 협동 로봇(Cobot), 자율 운반로봇(AMR)으로 대체해 사람과 로봇이 협력 작업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때 필수적으로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 부문에는 협동로봇을, 일반적인 제품 가공 및 조립 부문에는 산업용로봇을 도입해 장기적인 경영 자금을 고려한 점진적 투자가 필요하다.

독일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면 차체를 한 공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혼류 생산하며 차체 제작, 열처리, 도금 등 상공정은 95% 자동화돼 있고, 조립 공정은 35% 이상 자동화돼 있다. 2027년까지 조립 분야의 자동화율을 75%까지 높임으로써 인건비를 줄이고, 독일 내에서 생산한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3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엔진 자동차를 3D프린팅 장비를 도입해 부품수를 줄이고 생산공정을 단순화해 비용절감과 경량화를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제조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차량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제조기업이 장기적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화, 스마트화, 효율적인 자율운영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관련 부서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경제적 효과를 고려한 성과 보상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제조기업에서 재고 비용을 줄이는 장기 전략

자동차와 가전 등 Discrete 산업에서 각 Tier 간의 재고 보유기간은 하위 단계로 내려갈수록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하위 공급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더 많이 지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재고보유일수는 일반적으로 Tier1은 15~30일 정도, Tier2는 30~60일 정도, Tier 3은 60~90일 이상이다. 특히 Tier3 공급업체들은 원자재나 기본적인 부품을 공급하며, 공급망의 가장 하위에 위치해 재고를 오래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로 수요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원자재 공급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재고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은 공급망 가시성 향상이다. 기업 간 데이터 통합 및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각 Tier 간의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재고수준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ERP와 SCM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급망 전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각 단계에서의 재고 보유 부담을 줄이고, 최적의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전략은 JIT(Just-In-Time) 도입이다. OEM과 Tier 1~3까지 생산 계획과 실적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필요 시점에 필요한 양만큼만 생산 및 공급하는 JIT 방식을 도입하면 재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방식은 생산과 공급의 유연성을 높이며, 불필요한 재고를 최소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세 번째 전략은 공급망 협력 강화다. 공급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기적인 정보공유와 협력을 증대함으로써 각 Tier 간 재고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급망 전반의 재고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모든 참여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네 번째 전략은 예측 분석 도입이다.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수요예측을 통해 재고관리의 정확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재고를 줄일 수 있다. 정확한 수요예측은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공급망 전반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리드타임 단축을 통해 물류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재고 보유기간을 줄이고, 공급망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빠르고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은 재고 보유 부담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전체 공급망의 반응 속도를 높인다.

이러한 전략들을 통해 제조업체는 각 Tier 간의 재고보유기간을 줄이고, 전체 공급망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앞으로 EU의 디지털 제품 여권(SDPP)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을 사용해 기업간 데이터를 공유 및 협업해야 한다. 결국 기업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 내 효율적인 운영으로 재고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재고비용을 줄이기 위한 장기전략은 데이터 통합, JIT 도입, 협력강화, 예측분석, 리드타임 단축 등 다양한 접근방법을 포함해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공급망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br>(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
(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친환경, 친인간적인 자율생산과 서비스 체계 구축 전략

EU를 비롯한 각국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가치사슬 기업 간 탄소배출량과 원산지 추적 등 필수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도록 데이터스페이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이 성공하려면 소재와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부터 부품을 제공하고 완제품을 생산, 운송하는 모든 기업이 탄소배출량 등의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6년부터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다.

탄소규제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 간 규제 정보 외에도 생산계획과 실시간데이터를 공유해 재고를 최소화하고, 품질 정보를 제공해 안전한 식약품과 높은 실수율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스페이스 공유 플랫폼을 사용하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초기 부담이 적고, 사용한 만큼만 지불하면 되며,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우리의 제품이 재사용 및 재활용성을 높이는 친환경 제품이 되도록 개발해야 한다. 사람이 어렵게 작업하는 대신, 기계가 자동으로 만드는 자율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이 사용 후 폐기할 때 수거해 재사용 및 재활용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친인간적인 자율 생산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핵심전략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스페이스를 활용하고 재사용 및 재활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며, 자동화된 생산체계와 폐기물 관리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