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카드 대출 부실 사태 여파가 이어졌던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최악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 점수가 낮은 차주들이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단기 카드 대출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경기 부진에 따른 급전으로 인한 연체 등에 의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이 지난 10월과 11월 연이어 3.4%였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3%대 중반을 보인 것은 2005년 7월(3.6%), 8월(3.8%)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월과 5월, 8월에도 연체율이 3.4%까지 뛰었지만 다음 달에는 3%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또한 연체율이 2014년 11월 말 3.4%로 치솟은 적도 있었지만 다음 달에는 바로 2.6%로 낮아졌다.
일반은행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모두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카드 사업이 분사된 곳들은 제외됐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두 달째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연체가 그만큼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는 경기 부진에 의한 장기화로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 2금융 대출보다 비교적 문턱이 낮은 신용카드 대출은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이들이 급전을 위해 찾는 불황형 대출이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일반 은행의 카드 연체율은 2023년 12월 말 2.8%에서 2024년 1월 말 3.0%로 올라선 뒤 계속 3%대에 머물러왔다.
과거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2005년 8월 3.8%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번 카드 연체율에 대해 일각에서는 카드 사태 이후 최고치를 다시 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회사들(KB국민·신한·하나·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카드사 4곳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말 1.53%로 전년(1.34%)보다 0.19%포인트 올랐다. 가장 높은 곳은 1.87%로 하나카드였고, 다음은 신한카드 1.51%, 우리카드는 1.44%, 국민카드는 1.31%순이었다.
2020년 1.03%에서 2021년 0.80%까지 떨어졌던 이들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2022년(1.04%)부터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