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변호인단, 신당 공보방 기자들 무단 초대 논란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5.04.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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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끝난 '윤어게인' 신당...“오해와 억측 난무해 일단 보류”
변호인단, 단체 채팅방 운영 방식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지난 17일 ‘윤어게인(Yoon Again)’ 신당 창당을 예고한지 하루도 안돼 잠정 보류했다. 창당 움직임 과정에서는 변호인단이 공보방에 기자들을 무단으로 초대해 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대리인단에 참여한 배의철 변호사는 이날 오후 ‘윤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단’ 단체 채팅방을 오픈했다. 배 변호사는 공보방 운영 배경에 대해 “내일 대통령 변호인단의 5명 변호사가 신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므로 본 방을 만들게 됐다”며 “자세한 기자회견 시간과 장소는 본 방을 통해 공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단’에는 기자들과 함께 지지자들도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채팅방에는 방장을 맡고 있던 배 변호사가 연락처를 일괄 등록하고 약 5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무단 초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정당 및 대권 후보 주자들의 공보방은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오픈 링크와 설정된 참여코드가 공유된다. 이후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장해 소속과 이름을 밝히게 된다.

그러나 ‘윤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단’은 공보방에서 운영하고 있는 채팅방과는 다른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일부 기자들은 채팅방 초대로 연락처 출처를 묻기도 했다.

특히 ‘연락처를 어떻게 공유 받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배 변호사는 “의원님 통해서 전달 받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재판 과정에서 연락처를 받아 내외신 기자단 방을 만들었고 기자들에게도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가 의혹을 해명하는 사이, 단체 채팅방에 있던 기자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변호인단의 공보 운영을 두고 일각에서는 방장이 여러 루트로 통해 받은 연락처를 일괄 등록하고 무단 초대한 것에 불법적 취득과 개인정보보호법이 언급됐다.

민주당 공보국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개인정보 동의도 받지 않고 번호를 그렇게 이용했으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아니냐”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례에는 개인정보 유출과 무단 위탁, 동의 없는 개인정보 이용 등이 꼽힌다. 이중 ‘동의 없이 개인정보 이용’은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제 3자에게 제공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주어진다.

노희범 변호사는 “기자들 연락처는 일반인과 다르게 좀 공개되어 있지 않나. 통상 기자들은 업무와 관련해 각 기관의 출입처 등에 많이 알려져 있다. 기자도 나름 공적인 업무를 하고 있고 전화번호 정도는 최소한 그 영역에서 완전히 민감한 개인 정보로 보기 좀 어렵다. 일반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를 통해서 얻었다면 위반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노 변호사는 “기자들 연락처라든가, 개인정보를 수집해 어디 다른 곳에 공개한다면 처벌 받는다. 그런데 기자들 연락처는 출입처나 공보관 등을 통해 연락처를 받아 수집했다고 하면 그걸 위법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그게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기자들 항의에 배 변호사는 “기자님들께 사과드린다. 정치부 기자들의 연락처를 여러 루트를 통해 구해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저의 불찰이며 제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 말씀 드린다. 오픈 톡방을 만들어 원하는 기자님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후 배 변호사는 조건을 갖춰 새롭게 ‘윤어게인’ 신당 공보방을 만들고 링크를 공유했으나 기자들뿐만이 아닌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함께 유입되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 돼 결국 공보방은 이날 자정을 넘기지 못하고 폭파됐다.

한편 배 변호사와 김계리 변호사는 공보방 폭파 전 “기자회견을 놓고 너무 많은 오해와 억측들이 난무해 대통령님께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대통령님의 말씀에 따라 기자회견을 일단 유보하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들의 신당 창당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자유와 책임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패기 있게 행동해야 한다.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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