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PA, 연합 브랜드 전략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추진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한국자율제조플랫폼협회(KAMPA)는 이제 막 창립 1년을 맞은 신생 단체지만,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AI 기반의 자율제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국내 첫 ‘공급기업 중심 협회’로 출범한 협회는, 단순히 기술을 모으는 것을 넘어 국내 제조 생태계의 연결 구조를 바꾸려는 실질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상호 협회장은 AI 기술이 제조업에 ‘선택이 아닌 생존’이 된 시대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다. 제조 AI 전문기업 임픽스를 창립해 26년간 이끌어온 그는, 현장에서 AI와 데이터를 가장 가까이서 다뤄온 사람 중 하나다. 이 협회장은 현재 협회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가 자율제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현장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자율제조가 뭔지는 이제 인지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각자 만든 솔루션들이 따로 놀고, 연결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자율제조가 현실화되기 어렵죠.”
협회는 설립 1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실무 기반의 분과 조직을 운영하며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7개 분과(교육, 글로벌, 데이터표준, 상호운용성, 탄소중립, 에너지, 전략기획)는 각기 다른 방향에서 국내 제조업체와 공급기업을 잇는 실질적인 프로젝트들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글로벌 분과는 베트남, 페루 등지의 ODA 사업에 참여해 K-스마트공장 기술의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고, 데이터표준 분과는 AAS 기반 플랫폼을 구축해 실용적인 데이터 연계 사례를 확장하고 있다.
교육 분과는 제조사 및 솔루션 공급사에 필요한 인력양성을 위해 가천대를 시작으로 중소기업안산연수원, 경기대, 경기TP 등과 협력해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연수원과 인공지능 및 자율제조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신 기술을 현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하고 해당 교육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이 협회장은 협회의 중요한 전략으로 ‘KAMPA 마크’를 중심으로 한 인증 생태계를 꼽았다. ‘KAMPA 마크’를 중심으로 인증받은 솔루션들이 상호 연결돼, 국내 제조업체가 더 쉽고 저렴하게 AI 기반 자율제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이 협회장은 “KAMPA 마크가 부여된 솔루션들은 별도 연동작업 없이도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중소 제조업체들도 높은 비용 없이 자율제조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도 소개했다. 업종별로 강점을 가진 솔루션 공급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 연합을 구성하고,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대규모 통합 운영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협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개별 기업 단위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는 ‘KAMPA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공동 브랜딩과 공동 인증을 추진해, 국외 진출까지 하나의 전략으로 끌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현재 정책환경에 대한 냉철한 분석도 내놨다. 이 협회장은 “정부는 오랫동안 수요기업, 즉 제조업체 중심의 정책을 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공급기업의 고도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결국 솔루션이 성숙하지 않으면 자율제조는 허상”이라며, “공급기업의 R&D, 인력양성, 보급전략도 중요하며, 결국 전체 생태계를 성장시켜야 진짜 제조 AI 전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조업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AI는 트렌드가 아닙니다.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연합하고 표준화해야 기회가 옵니다. 저희 협회는 그 기회를 함께 만들기 위한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다음은 이상호 협회장과의 일문일답.

협회의 설립 배경 및 목적과 핵심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면?
AI가 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몇년이 지나면 AI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시대가 될 것이다. 역시 제조현장도 AI가 예측·감시·최적운영 능력을 기반으로 개발·제조공정·물류·경영 등을 지시·실행·관리를 수행해야 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제조산업의 지능화 수준은 각 필요업무를 위해 구축한 정보시스템들을 잘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중화돼 있다. 무한 경쟁속에서 지속경영을 위해 많은 기업이 고민하는 가운데 AI의 혁신을 통해 전환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수적인 시대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대전환·변화가 필수적인 시대에 가장 핵심은 역시 데이터다. 인공지능이 최적의 조건으로 훌륭히 그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많은 그러면서도 좋은 데이터(정보)가 필요하다.
현재 제조업 상황에서는 각 시스템별로 데이터가 존재하며, 최근에는 품질불량 원인분석을 위한 시계열데이터도 수집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데이터들이 연계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인공지능에 적합한 좋은 정보를 구하기 어렵다. 이유는 데이터의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았고, 필요에 따라 각 시스템을 구축하며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다.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의 댓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인공지능이 제조업에 적용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협회는 각 제조 솔루션 기업들이 자신들의 솔루션들을 표준에 맞춰 서로 상호운용성을 갖추고 각 시스템을 흐르는 데이터가 좋은 정보로 구성될 수 있도록 연결화를 추구하자는 목적에서 설립됐다. 궁극적으로 ‘KAMPA’ 마크를 가진 솔루션들끼리는 서로의 연결성을 보장해 다른 여타의 작업없이 손쉽게 연결되도록 하자는 거다. 그래서 제조현장에 이러한 솔루션들이 연결성을 가지게 되면 정말 적은 비용으로 좋은 데이터(정보)를 얻어 최적의 AI 자율제조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년 추진한 주요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교육, 글로벌, 데이터표준, 상호운용성, 탄소중립, 예너지, 전략기획(R&D) 총 7개 분과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교육분과는 제조사 및 솔루션 공급사 필요한 인력양성을 위해 가천대를 시작으로 중소기업안산연수원, 경기대, 경기TP 등과 협력해 교육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글로벌 분과는 베트남과 페루의 ODA 사업에 참여해 우리의 우수한 스마트공장 구축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베트남과는 컨설팅과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데이터 분과는 AAS 구축을 넘어 활용을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중기부에 제안해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 있다. 전략기획(R&D) 분과는 스마트제조 및 AI에 필요한 기술제품개발을 건의해 향후 R&D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제조업 자율제조 도입 수준과 주요 도전과제는?
지금 우리나라의 자율제조 도입수준은 자율제조가 무엇인지를 인지하는 초기단계라고 본다. 중기부의 자율형 공장과 산업부의 AI 자율제조 시범사업을 통해 제조업체와 솔루션 공급기업 모두 새로운 기회를 얻고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자율제조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양질의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데이터의 수집, 관리, 연계성 확보가 어려우므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AI 분야 전문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솔루션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을 통해 그나마 인력을 공급받지만 솔루션 중소기업들은 인력을 양성해 활용보다는 시장에 빼앗기는 상황을 계속적으로 접하며 인력양성의 의지가 꺾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 전문지식을 가진 제조 특화 AI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솔루션 중소기업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표준화 및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데이터표준화와 상호운용성을 갖추기 위한 연계표준화에 대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행돼 관련 표준모델 및 유스케이스와 적용사례들이 많이 갖추어져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협회가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사업이 있다면?
협회사들과 협업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해 세부 업종별 데이터표준 및 상호운용성을 갖춘 솔루션들의 통합운영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KAMPA’라는 원브랜드파워를 형성해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보시스템 분야를 세분화하고 업종별 특화 솔루션사들의 적극적인 협회 가입 및 통합운영체계 구축 참여를 유도하도록 하겠다.
자율제조 기술 보급을 위한 정책 제안 등이 있다면?
결국 자율제조를 위해서는 현장에 적합한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 말은 제조 솔루션사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과거 정부에서는 제조 솔루션 관련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최근에 중기부에서 공급기업(솔루션사)육성책을 발표하며 관심과 지원책을 준비하고 계셔서 감사를 드린다. 하나의 제조공장을 스마트화·지능화는 것보다 제조 솔루션들의 고도화 및 지능화를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이며 가성비가 높은 것인지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현장 중심적이고, 가성비 높은 솔루션들이 많이 개발될 수 있도록 R&D 등의 솔루션개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향후 1~2년 내 주목해야 할 자율제조 관련 기술이나 트렌드를 꼽는다면?
제조업 뿐만 아니라 IT 영역에서도 인력 부족 현상은 계속돼 왔고, 심화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기술적으로는 이제는 시스템 운용 및 관리체계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돼야 한다. 또 ‘Physical AI’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리적인 환경과 연계돼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나 가상 환경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로봇, 센서, 기계 등 실제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된 AI로 향후 자율제조의 핵심이 될 것이다.
제조업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I는 트렌드가 아닌 생존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처절히 준비해 나가는 것이지,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다. 연합하고 표준화해야 기회가 온다고 본다. 저희 협회는 그 기회를 함께 만들기 위한 플랫폼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