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국내 자동화 장비 업계의 태양광 비즈니스 전략
  • 월간 FA저널
  • 승인 2013.10.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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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먹거리 ‘태양광 산업’, 그 가능성에 희망을 건다!



4~5년 전, 태양광 산업의 붐에 따라 자동화 업계는 그 기본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섰다. 반도체, LCD 기술력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도 우위에 서 있는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기술과 유사성이 많은 태양광 장비 생산을 통해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한때 태양광 장비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정도로 호황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전반적인 경기 악화 및 과잉생산 등의 요인에 의해, 태양광 장비 시장도 침체기를 맞고 활동이 주춤하고 있는 모습이다. 매력적인 아이템으로서의 ‘태양광’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게 되자, 상당수의 업체들이 태양광 장비 개발 및 생산을 멈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태양광을 아이템으로 제품을 개발해 온 관련 업체들은 태양광이 ‘사라지는’ 산업이 아닌, ‘살아날’ 산업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원 빈국으로서 원전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 에너지위기의 해답을 태양광에서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자동화 장비 관련 업체들을 만나 그들의 태양광 비즈니스 전략과 향후 전개될 태양광 산업의 방향에 대해서 짚어봤다.


이 민 선 기자


이번 기획 취재에 앞서 자동화 장비 업체 중 태양광 산업에 진출해 있는 업체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해당 업체의 수가 200여곳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200여곳에 가까운 자동화 업체들이 태양광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놀라웠다.


2008~2009년 태양광 산업의 활성화에 따라, 업계는 자동화 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아이템을 개발해내기 시작했다. 미래의 먹거리인 태양광에너지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해 장비 개발을 시작한 업계에 있어 태양광은 한때 꽤 수익성 있는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섭외를 진행해 본 결과 200여곳 중 2/3에 해당하는 업체들은 태양광 장비 생산을 중단했거나, 생산을 하더라도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동화 장비 업계 역시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수익성이 적은 태양광 아이템까지 신경을 쓸 수 없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고사해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현재 태양광 장비 생산을 중단한 많은 업체들은 한결같이 태양광 산업은 언젠간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자동화 업계에서 태양광에너지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음을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취재에 응해준 업체는 넥스젠, 디이엔티, 반석정밀공업, 슈말츠, 태신상사, 파이맥스 총 6개사로 이들 모두가 각기 다른 아이템으로 자동화 혹은 태양광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이중에서 넥스젠, 슈말츠, 태신상사는 국외 유수의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을 국내에 선뵈고 있었으며, 디이엔티, 반석정밀공업, 파이맥스는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무섭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었다.

자동화 업계, ‘변화를 모색하다!’

자동화 시스템은 전 산업 분야에 생산설비를 공급하는 핵심 기반산업으로 각종 제조 공장과 물류단지, 공항, 항만, 발전 등의 산업시설을 자동화하고 궁극적으로 무인화를 실현시키고 있다.


자동화 기술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고 할 만큼 최근 자동화 기술은 우리 삶 속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그만큼 자동화 분야도 많은 변화를 겪어 온 셈이다. 초기 자동화 산업이 선진 국외 기술의 단순 도입 및 유통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자체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창조해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사회변화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환경에서의 공정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자동화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태신상사는 최근 서비스 자회사인 태신T&S를 설립함으로써 제품 판매에 따른 서비스까지 전문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태신상사의 김주한 대표는 “태신T&S의 설립 외에도 당사는 계측장비 대여 서비스를 진행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장비 사용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당사의 수익창출 모델로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슈말츠도 최근 불량률, 생산속도, 다운타임과 운영비용 등을 중시하는 업계의 분위기에 발맞춰 TCO(Total Cost Of Ownership) 테스트를 진행해 고객사에 제품 성능 및 라이프사이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창출 통로로서의 ‘태양광에너지’

지속가능한 청청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몇 해 전부터 태양광에너지의 팽창은 무섭게 진행됐다. 특히, 태양광 모듈의 생산은 이미 자동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인건비가 생산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화 업계는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아이템을 개발해 상당한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업계는 태양광 아이템과 관련해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태양광 산업이 유럽의 고액 반덤핑 관세 부과와 과잉설비 투자 등의 문제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장비 업계에는 그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중국은 매년 태양광 제품 생산 증가율이 100%에 육박하며 심각한 생산 과잉 문제에 직면한 상태로, 하나 둘씩 무너지고 있는 자국 내 태양광 업체들을 구제할 여력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화 업체들도 태양광 장비 생산에 큰 투자를 진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불투명해진 아이템에 투자하기에는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이 너무 불안정하다는 이유였다.


이번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업체들 상당수도 태양광은 극히 일부 아이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그중에서도 몇 업체는 태양광이라는 아이템으로 독보적인 장비를 개발함으로써 시장 선점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어플라이드스펙트라다. 어플라이드스펙트라는 화성탐사에 사용되는 장비를 개발한 기업으로 사실상 그 기술력으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시피 한, 독보적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플라이드스펙트라의 기술력은 아직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몇 해 전부터는 이 기술력의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역할을 한국에서는 넥스젠이 담당하고 있는데, 넥스젠의 장보성 과장은 “지난해부터 당사는 솔라 분야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본격적으로 태양광 장비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서 전 세계 최초로 LIBS(Laser Indu ced Breakdown Spectroscopy)와 LA(Laser Ablation) System의 장점을 결합한 Tandem LA-LIBS Sys tem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반석정밀공업 또한 새로운 태양광 장비를 개발함으로써 올해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었다. 반석정밀공업의 홍준석 과장은 “당사에서 개발한 잉곳 글루 설비는 웨이퍼 공정에서 사용되던 설비를 국산화한 케이스로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이라며, “이러한 차별화된 태양광 장비 생산을 통해 올해 매출 신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올 하반기 ‘희망을 노래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시장 경기가 얼어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산업자동화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소폭 성장을 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수익률로는 적자를 겨우 면한 정도로 성장했다고 할 만큼 시장 상황은 좋지 않았다.

신정부가 들어섰지만 올해 상황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대선의 영향으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는 기대에 그칠 뿐 자동화 업계의 불황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 전문업체인 디이엔티의 박창현 대표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투자 위축과 심각한 출혈 경쟁을 겪었으며, 당사 역시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LCD 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나아가 신시장으로서 OLED 시장의 확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언급했다.


파이맥스의 석범규 부장 역시 지난해는 부침을 겪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광계측 분야와 관련해 최근 LED 조명 시장이 활성화됨으로써 대기업은 물론 국외 시장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에는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현재의 상황은 어렵지만, 올 하반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안고 업체들은 더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처럼 희망찬 내년을 기약하는 업체도 있는 반면, 올해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오히려 매출 증가 성과를 거둔 곳도 있다. 태신상사의 경우 한국형 계측장비의 출시 및 수익 다변화를 통해 전년 대비 약 11%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반석정밀공업 또한 독보적인 아이템을 공급함으로써 오히려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석정밀공업의 홍준석 과장은 “신제품 개발은 기본이고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 단가를 맞추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제고 필요

한국은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가로 손꼽히지만, 그에 반해 자원 부족으로 원천자원을 국외에 의존하는 수입의존국에 속한다. 그동안 화학에너지 고갈 문제와 탄소배출권 규제 등으로 전 세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붐을 이루는 과정에서 2011년에 발발한 일본 원전사태는 원전의 안전문제를 다시 생각케 했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에너지 정책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전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향후 신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현재 그 성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에는 모두 ‘희망’적인 의견을 보인다. 태양광 장비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태양광’이라는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자동화 장비 업계 관계자들의 속내도 이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는 신정부가 들어선 첫 해다. 아직은 뚜렷한 경기 활성화가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신정부의 경기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대기업의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의 수혜자로 자동화 업체들이 꼽히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자동화 업체들 또한 이러한 상황에 기대를 걸고 차근차근 향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파이맥스의 석범규 부장은 “당사는 내년에 새로운 사업부인 생명과학부를 신설해 의료용 장비를 생산할 예정이며, 나아가 새롭게 공장을 준설함에 따라 더 적극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반석정밀공업의 홍준석 과장도 “올해 당사는 도약을 넘어 성공궤도를 달릴 수 있는 단계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영업망 확대를 통해 전 세계 대표브랜드로서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FA Journal 이 민 선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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