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시제 화합물 상업화, 반도체 1,000억원 시장 잡아라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1.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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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BASF)가 시장을 주도해온 옥심계 광개시제 시장에서 국산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기업이 시장 판세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바스프는 2002년 원천특허를 출원하고 OXE-01, OXE-02 등의 제품으로 세계시장과 국내시장을 독점해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10% 시장 성장 기대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필수적인 물질인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해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을 위한 협약식이 개최됐다. 광개시제는 일반적으로 도료, 페인트 등이 들어간 생활 용품 및 다양한 산업에 널리 쓰이고 있고, 옥심계 광개시제 개발로 인해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해 삼양사에 기술이전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룰수 있게 됐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은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해 삼양사에 기술이전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룰수 있게 됐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해 삼양사에 기술이전하고, 기술이전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광개시제는 도료, 코팅액, 잉크, 페인트, 접착제 등의 수지에 소량 첨가되어, 빛을 받으면 수지가 화학 반응을 일으키도록 개시해주는 물질이다. 광개시제가 첨가된 수지에 빛을 쏘아주면 광개시제가 자외선을 받아 분자량이 작은 분자가 연속으로 결합해 큰 분자를 만드는 수지의 중합 반응을 시작하게 한다. 수지가 중합반응을 일으키면 단단하게 굳으면서 원하는 형태로 구조를 형성한다.

특히 ‘옥심’ 화학구조를 이용한 옥심계 광개시제는 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의 미세패턴(회로) 공정에 사용되는 감광수지(포토레지스트)의 핵심 소재다.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하고 정밀한 패턴을 그릴 때 주로 사용되는 데, 반도체 제조 시 포토레지스트를 웨이퍼에 바른 후 회로 모양대로 빛을 비추면 회로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외에도 LCD 및 OLED 등 정밀한 회로 기판이 필요한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도 사용되는 데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빛에 대한 감도와 투과율이 우수해야 한다.

화학연 전근 박사팀과 삼양사 정보전자소재연구소는 6년 동안 공동 연구해 새로운 광개시제 화합물을 개발하고 ‘SPI-02’, ‘SPI-03’, ‘SPI-07’ 이란 이름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 현재 이 기술은 국내 4건, 국외 5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국내 9건, 해외 8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물질은 기존 옥심계 광개시제와 비교해 감도 및 투과율이 우수하고 제조원가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 비교 실험 결과 기존 옥심계 광개시제와 비교해 투과도가 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공정의 특성상 1%의 차이가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광개시제 시장은 8,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옥심계 광개시제는 글로벌 시장 1,000억원, 국내 시장 500억원 규모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에 따라 향후 10% 내외의 성장이 기대된다.

삼양사는 2016년 이 제품을 시범 생산해 상업화를 추진했고, 상업화가 본격화되는 올해부터는 국내외의 포토레지스트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실시해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화학연 정순용 원장 직무대행은 “우리나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생산 및 수출액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고부가가치 소재는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번 기술이전된 옥심계 광개시제는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결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기술이전의 의의를 밝혔다.

삼양사 박순철 대표는 “삼양사는 이번에 산학협력으로 개발 성공한 광개시제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라며 “삼양그룹은 외부와의 R&D 협력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스페셜티 (고기능성) 케미컬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미국과 일본, 유럽계 기업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화학연 전근 박사는 “이번 성과를 통해서 국내 수입대체 효과에 기여하고, 디스플레이 관련 산업의 기술 향상 및 제조원가 절감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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