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유입 미세먼지를 둘러싼 계산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2.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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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가 이어지면 미세먼지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다. 차가운 북서풍이 한반도를 꽁꽁 얼리기도 하지만 덕분에 한반도 상공의 미세먼지를 밀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북서풍이 계절이 바뀌고 불어온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국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 유입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 축소 추세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미국 예일대학교와 콜롬비아대학교가 매 2년마다 각국 환경오염 현황 등을 평가해 작성하는 EPI (환경성과지수)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기 질 수준은 180개국 중 173등이었다.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질 오염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방증한다.

환경부는 미세먼지가 고농도일때 국외 영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pixabay]
환경부는 미세먼지가 고농도일때 국외 영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pixabay]

환경부는 미세먼지가 고농도일때는 국외 영향이 우세하고 평상시에는 국내 영향이 더 우세하다고 밝혀왔다. 연평균적으로 30~50% 정도, 그리고 고농도 때는 60~80% 정도가 국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이같은 연구결과가 언급되면서 최근까지도 가장 유효하면서, 공식적인 자료로 판단됐다.

하지만 중국 등 국외 영향에 대한 미세먼지 유입을 애써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중국 해안 지역에 공장이 밀집되면서 한국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있는 데, 중국 이야기는 쏙 빼고 국내 기업과 차량에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에 환경개선 부담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기준 환경부는 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수도권에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PM2.5)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57%로 출발한 국외 기여율이 대기 정체 등의 이유로 점차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고농도 미세먼지시 국내 배출원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히고, “외부에서 유입된 경향은 15일 오후부터 급격히 증가 했다가 대기정체가 급격히 일어나면서 국내 영향이 점차 늘어난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일대 미세먼지 측정소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국외 기여도는 15일 57%, 16일 45%, 17~18일 38%로 점차 낮아졌다. 국외 기여도가 낮다는 점은 중국 등 주변국에서 만들어지는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이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이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시 국내 배출원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e-브리핑캡쳐]

지난해 발표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 결과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PM2.5) 기여율은 국내 기여율이 52%, 국외가 48%로 나타났다.

국외의 경우 중국내륙 34%, 북한 9%, 기타 6%로 분석돼 미세먼지 발생에 중국의 영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가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집중기를 일부러 피해 5월에서 6월에 실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영향이 34% 이상일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따라서 일부 산업계에서는 국내 미세먼지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발 미세먼지이기 때문에 마땅히 대책 역시 중국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시민사회의 생각은 다르다. 환경운동연합은 “중국 현지의 미세먼지 성분에 대한 연구결과는 15년의 장기간의 추세까지 국제 학술지에 모두 발표되어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2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있고 좁은 국토에서 세계 10위권의 최고 수준으로 많은 화석연료를 태우고 있다”고 강조하며 “1인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중국보다도 오히려 2배에 달할 정도다. 당연히 국내적으로 미세먼지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많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에는 배출량이 거의 없어졌다고 할 정도로 적어진 황산염과 이산화황의 경우가 외국으로부터 유입이 상당히 많은 오염물질이었지만 최근 고농도 발생시에도 관련 물질들이 증가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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