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4 국내 식음료 자동화 산업의 불황 타개 전략
  • 월간 FA저널
  • 승인 2014.04.0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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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에 총력 기울이다!

유럽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 침체는 수출 주력 산업을 기반으로 한 국내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다. 지난해 정권 교체와 더불어 대기업의 투자 증가와 이에 따른 산업 활성화가 점쳐졌지만, 이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계획된 투자 지연 혹은 중단으로 이어졌다. 필수재이자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추고 있는 식음료 산업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지난해 식음료 산업계는 경기 침체로 악화된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 신사업 개척, 국외시장 진출 등으로 꾸준히 내실을 다지고자 했지만, 그조차도 자금 여력이 있는 일부 기업들에 한한 이야기일 뿐이다. 식음료 산업계가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가운데, 이와 연관된 산업자동화 업계 또한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2014 국내 식음료 자동화 산업의 불황 타개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획특집을 마련함으로써 국내 식음료 자동화 산업계의 현황 및 불황 타개 전략을 파악해봤다.


이 민 선 기자

■들어가는 순서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김 태 형 차장… ………………………………… 42
LS산전 이 재 구 부장…………………………………………………………   44
이플랜 김 현 과장………………………………………………………………  46
지멘스인더스트리 박 용 진 과장… ………………………………………… 48
코그넥스코리아 윤 성 철 지사장… ………………………………………… 50
터크코리아 최 상 천 대리… ………………………………………………… 52
한국훼스토 문 상 우 이사… ………………………………………………… 54


지난해 식음료 업계에는 경기 침체는 물론이고 유업계에서 시작된 ‘갑을 논란·밀어내기 의혹’, ‘대형마트의 의무휴무제도’ 등 큼지막한 사건들이 악재로 작용함으로써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르며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의 여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종합식품회사를 표방하며 사세를 키우는 등의 모습으로 식품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식품업계의 모습이 이러한데, 과연 식음료에 적용되는 자동화 관련 산업인들 다를까. 마찬가지로 식음료 자동화 산업 역시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신규 투자가 눈에 띄게 줄며 시장의 포화 상황을 확인케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번 기획특집을 기획하며, 50여개의 관련 업체들에 섭외를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식음료 자동화 솔루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당수의 업체들은 후공정에 속하는 포장 등의 작업을 위한 장비를 제조하고 있었으며, 인터뷰에 응할 만큼의 솔루션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인터뷰에 응한 업체들 또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식음료 세일즈 담당자를 따로 두지 않고 있었으며, 이 또한 국내 적용사례가 많지 않아 국외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태반이었다.


지멘스인더스트리의 박용진 과장은 “현재 식음료 산업에 적용되는 산업자동화는 기존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나 개조 프로젝트를 통해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S산전의 이재구 부장 역시 “관련 산업에서는 신규 투자가 아닌 라인의 부분 개조 또는 부분적인 설비 도입을 통한 효율 상승, 그리고 인원 감축 및 기존 설비 인원의 효율적 분산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업계는 투자 위축에 따라 원가절감, 경쟁의 심화, 생산성 증대 등의 난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 솔루션 구현,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국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 확대, 설비의 부분적 개조 등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으로 대안을 마련해가고 있다.


내수보다는 수출 전략 주력

시장은 제한적이고, 그 안에서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식음료 자동화 업계가 양적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번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상당수의 업체들은 한목소리로 ‘국외시장 진출’을 꼽았다.


사실, 관련 업계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이 태반이다. 이는 국외시장 진출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업체들이 다수라는 의미이다. 그중에서도 일정의 규모를 가지고 있는 업체들은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국외 진출의 물꼬를 트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영세한 업체들이 국외시장에 진출하기란 그야말로 ‘쉽지 않다’는 말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업체들 또한 ‘국외시장’ 진출을 강조했지만, 이를 위한 방향에 대해서 섣불리 언급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은 존재했다.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국내 업체가 국외 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외시장 판로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식음료 업체, 장비 업체 등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동반 국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곳도 있었다. 국외시장 진출은 시장 선점과 안착만 뒷받침된다면, 분명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식음료 업계의 국외 매출은 지난 2012년 대비 7.57%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월을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월까지 식품업계의 총매출 상위 16곳의 국외 부문 매출은 5조7,203억4,500만원으로 지난 2012년 동기 대비 7.75% 신장한 것이다. 반면, 이들 업체의 국내 부문 매출은 20조115억1,100만원에서 20조6,194억8,900만원으로 3.04%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의 국외 매출 신장에 따라 관련 자동화 솔루션 업체들 또한 향후 국외시장 비율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센서 전문기업인 터크코리아도 국내 식음료 업체, 그리고 장비 업체와 협력해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 비전센서를 판매하며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LS산전은 이미 베트남, 하노이 등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미국, 유럽 등 11개국에 국외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LS산전은 이들 국외 전략 기지에서의 더 적극적인 활동과 더불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에 그들의 네트워크를 공유하며 동반성장을 이뤄나가고 있었다. 바로 지멘스인더스트리의 경우이다. 지멘스의 박용진 과장은 “국내 자동화 기업들의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수준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업체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부족, 네트워크 부재 등을 이유로 국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사는 이들의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국내 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화’ 강조에 따라, 토털 솔루션 공급자 증가

국외시장 진출 못지않게 최근 업계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통합 솔루션’ 구현 움직임이다. LS산전의 이재구 부장은 “최근 자동화 업계는 통합화의 요구에 따라 토털 솔루션 업체들이 부쩍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번 특집에 참여한 상당수의 업체들이 통합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전 분야의 제품을 생산하거나, 혹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타 시스템과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다.


한국훼스토는 세계적인 공압 전문기업에서 나아가 전기·전자, 서보, 제어를 접목함으로써 토털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식음료 산업을 주요 사업군으로 분류해 넓은 활동 영역을 확보해오고 있는 한국훼스토는 세척, 살균, 필터링에 해당하는 식품존에서부터 분배, 보틀링, 실링(Sealing)에 해당하는 스플래시(S plash)존, 그리고 포장, 라벨링, 검사에 해당하는 비식품존에 이르기까지 식음료와 관련한 전 공정의 제품을 보유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LS산전 또한 대표적인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 최근 공격적인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LS산전의 이재구 부장은 “당사는 식음료 산업에서 높은 기술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PLC, HMI, 모션, 인버터 등을 풀 패키지로 공급하며, 더불어 구입 상담, 기술 지원, A/S까지 전천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토털 솔루션 공급자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신뢰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과는 다른, ‘차별화’ 솔루션이 뜬다!

고객들의 입장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받는 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효율적인 일이다. 최근 타 시스템과의 솔루션 구현을 통해 시스템상의 문제가 유발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짐에 따라 고객들은 통합 솔루션 업체들의 제품으로 생산 현장을 구성함으로써 안전과 편의성 모두를 충족하고 있다.


이처럼 통합 솔루션 구현이 업계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하면, 이와 더불어 최근 ‘차별화’ 제품의 출시도 눈에 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경제 위기까지 더해짐에 따라 남과는 다른 ‘솔루션’ 구현을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모색하고 있는 게 업계 동향이다.


지멘스인더스트리는 타사가 구현하기 어려운 고급 및 고부가가치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함으로써 독보적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제품 구현을 위해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제품은 표준화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정형화, 표준화 구현 기술력이 관련 업계에서는 고급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지멘스는 표준화가 가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요구 및 엔지니어링 방식에 따른 시스템 구성이 가능한 강점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플랜 또한 원자재 가공부터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플랜의 김 현 과장은 “식음료 산업의 요구사항은 고객마다 다르며,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당사는 오랜 기간 쌓아온 광범위한 산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생산성 증대 및 비용절감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및 위생 규정 강화 추세

한편,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친환경, 안전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식음료 업계에서는 ‘위생,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최근 변화된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자동화 업계에서 역시 눈에 띄는 점이었다. 이번에 인터뷰를 진행한 대부분의 업체들 또한 안전과 위생 규정에 적합한 장비를 개발하거나 혹은 보조 기구 등을 이용함으로써 변화된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터크코리아는 식음료 산업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자동화 솔루션이 안전 보호 등급 및 인증 획득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식품과의 접촉에도 무해한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

터크코리아의 최상천 대리는 “당사는 다양한 현장조건에 대응 가능한 IP69K 등급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더불어 식음료 산업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제품이 물질저항테스트를 만족하는 ‘ECO LAB’ 인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훼스토의 문상우 이사는 “식음료 산업에서 최근 선진국을 포함한 개도국에서조차 FDA나 보건기구 등에서 요구하는 식품 관련 위생법안을 채택함으로써 안전과 위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훼스토는 최근 변화되는 식음료 시장의 추세에 따라 위생 규정 및 표준에 최적화된 안정적인 솔루션을 개발 및 생산함으로써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2014년,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다

이와 같이 업계는 다양한 방도를 통해 현재 식음료 업계에 직면한 문제에 대응해오고 있다. 대응책은 제각각일지 모르나 결론적으로 업계는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등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까. 이에 대에 업체들의 의견이 갈렸다. 일부는 식음료 업계의 매출 상승 조짐을 언급하며 자동화 업체들 또한 지난해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냐는 의견이었고, 또 다른 쪽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음료 산업은 현재 더욱 많아진 생산 규모와 고객으로부터의 가격 압박, 끊임없는 신규 경쟁자의 진입, 점점 더 복잡해지는 공급망과 제품군, 새로운 프로세스, 규제 및 안전에 대한 의무사항 등을 이유로 계속적인 영업 이익 하락을 겪어내고 있다.

물론, 일부 업체들의 기대처럼 올해 시장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면 좋겠지만, 몇 년 동안 계속되던 열악한 사업 환경이 갑자기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이에 더해 최근 국민들은 ‘가계 불황’을 이유로 건강식품, 간식 등을 줄임으로써 식품 업계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먹는 것조차 줄일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 업계는 더욱 근심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희망을 안고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새로운 제품 출시를 위해 남모르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터크코리아의 최상천 대리는 “올해 일부 식음료 업체는 주력제품에서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뿐만 아니라 유제품 시장 또한 지난해보다는 더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와 연관된 자동화 업계 또한 조금이나마 활기를 띄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훼스토의 문상우 이사 또한 올해 시장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는 수요 부진과 불확실한 경기 전망으로 대분의 산업군에서 투자가 축소됐지만, 올해는 경제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좀 더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지금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통해 내실을 다지며, 경기 회복의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지만 가뭄에 단비를 기다리는 업계에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FA Journal 이 민 선 기자 (fa@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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